일본의 지진과 영업사원의 커피, 그리고 언어가 만들어내는 뇌의 빠가 현상
술을 거하게 먹고 자는데, 침대가 기분드릅게 막 흔들린다.
지진이다.
솔직히 많이 겁난다.
지금 머물고 있는 호텔은 오래됐고. 나는 6층이고.
여긴 7년전 경악의 쓰나미가 닥친 동네들 중 하나다.
내일이면 연수가 끝나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하필 또 오늘 지진이 이렇게 나는지 불안하게 ㅋㅋ
술도 많이 마셔서 속도안좋은데
거기다 오늘은 커피를 세잔이나 마셨다
지금까지 내인생에서 유래없는 기록이다.
나는 술은 빨리깨는데, 커피는 한번마시면 잠을 못잔다 그래서 자제하는데
영업연수다보니 사무실 따라다니면서 영업하니까 거기서 대접받는 커피를 마시는게 좋다해서 마시다보니 세잔..
덕분에 술취해 잠든지 세시간만에 눈을 뜨게되고 정신이 말똥하다
그리고 잠결에 침대가 많이 흔들린게 기억이나서 지진을 검색해보니 결과가 미쳤다
미쳐 알지못한 결과가 ..
약 5일간 일본전역에서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지진들..
이정도면 한국은 한달이면 다뿌사질듯..
이렇게 매일같이 지진이 일어나는데 어찌보면 높은 빌딩 고가도로등 지어서 잘사는 일본인들이 대단한거 같기도하고 겁이 없는거같기도하고
그나저나 생각을 해보니 일본 술집은 진짜 드릅게 비싸다 오늘도 조금 과하게 마시긴했는데 15만원이 나왔다 세명에서.
한국이라면 팔만원도 안나왔을건데..
유독 이자까야는 좀 무서울정도로 비싸다 식사 안하고 가면 십이십은 훌쩍 뛰어넘는다
여기선 2만원이상 내본적이 없을 정도로 다들 많이 사주신다.
한국에서 일본에 오기전, 육개월간 교환학생 한게 전부라 일본의 중장년층과 술을 마셔본적도 같이 일을 한적도 얘기를 나눠본적도 거의없기에 엄청 긴장을 햇었다.
일을 잘 해나갈 수 있을까.
의사소통은 잘될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나를 대할까.
근데 막상 살아보니 여기도 사람 사는곳이고 의외로 한국이 상하관계가 더 심하기에 내 몸에 배인 윗사람을 대한 습관에 대해 칭찬을 많이 했다.
일본은 형식적으로 말만 존나 높이거나, 전화 한번 하면 고생많으십니다부터 시작해서 계속 인삿말을 처음에 붙이는게 적응이 안됏다
일분전에 사무실에서 보다가 잠깐 밖에나와서 전화걸어도 인삿말이 개길다.
물론 영업사원으로써 손님에게 하는( 팔기위한 행위)에선 철저한 매너등이 있지만, 사무실에서의 상하관계는 그렇게 심하진 않다.
오히려 중장년층이 약간이라도 능력이없으면 무시받는 쪽이 더 많은거같아서, 윗사람에게 엄청 예의바를거라 생각했던 일본은 의외로 그렇진 않았다.
그래서 고개를 돌리고 술을 마시거나, 두손으로 물건을 받거나 등등 내가 어릴때 당연시 되는 윗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우리 사무실의 아저씨들을 기쁘게 했는지, 여러모로 칭찬을 해주셔서 의아했다.
그래도 영업사원들이라 예전부터 술을 마시던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자주 마시는데 거기서 내가 또 소주4병의 주량으로 아저씨들이 권유하면 오히려 친해질수있는 기회다, 좀더 배울수있는 기회다, 맛있는거 먹을수있는 기회다. 등 여러가지 이유에서 한번의 거절도 없이 한달간 계속 술자리를 다녔다 30일중 17일정도는 술을 마신거같다.
다들 엄청 친절하시고 엄청 내게 잘해줬다. 물론 그렇지않은 분 딱 한분 계셨지만 그 이외엔 전부 엄청 좋았다.
여기서 연수 받으면서 이런곳 저런곳 다니면서 회사의 정보라던지, 지금까지 그들이 쌓아온 노하우등을 들으면서 지역특산품도 먹으면서 매일같이 마시면서 .. 물론 이게 평생계속된다면 나는 삼년안에 간암으로 쓰러지겠지만, 딱 한달이기에 더 열심히 마셨다.
오늘이 마지막 날로 가장 나랑 마신 빈도가 높은 두분이 마지막을 기념하며 술자리를 가졌는데, 이런저런 충고들이 그들의 마음속에서 내가 잘되라고 해주는 멘트라서, (일본은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는게 좀 있어서 기분나쁠 꼰대의 발언은 잘 없다, 그리고 좀 참된 어른들이 많아서 그런지 꼰대라고 부를만한 사람들이 잘없다) 너무 감사했다.
마지막 인사를 할땐 나도 모르게 고개를 깊숙히 숙이며 인사을 했다. 너무 감사해서..
그도 그럴것이 내가 일본애도 아니고 타국에서 왔는데 자기들의 바쁜 시간들 할애해서 나에게 이렇게 잘해준다는건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다른 이야기로 좀 넘어가서,
한달간 있으면서 불효자식인 나는 엄마에게 전화몇번 안하고, 친구들한테도 전화를 잘안했다.
한국말로 말할 기회가 거의없다보니 일본말과 한국말이 혼동이 생긴다
일본말로 지진은 지신이라고 한다
아까도 그랬지만, 지진인지 지신인지 한국말로 말할때 드릅게 헷갈린다. 닮아있는 발음이 처음엔 공부하기 편하지만, 이렇게 나중에는 헷갈리기 편한거..
계속 한국말을 까먹는구나. ㅠㅠ
여튼 또 자야하는데 잠이안온다..
ㅋㅋㅋㅋ
음..
잘 하고 있구나. 장하다.
아니야 형 잘 마시고 있을뿐 ㅎㅎ
그래도 일본에서 잘하고 있네 형!!
지진은 좀 두렵겠다. 한국이어서 크게 실감이 안 나는데, 막상 겪으면 난 패닉 올 듯
특히 낡은 빌딩에 있는데 크게흔들리면 그냥 돌아버릴거같더라 ㅠㅠㅠ형 여행하면서 지진 만난적없어?
그럼 스팀잇 하면서 한국말쓰고~~ 한번 읽어봐`~ 그럼 되지 않을까 ㅎㅎ
그러저나 일본 술값도 비싸니 ㅋㅋ 아껴먹어~~ 거덜 나..ㅋ
ㅋㅋㅋㅋㅋ 오늘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한통햇어 한국말 연습좀 할려고 ㅋㅋ 오늘부턴 딱 술끊음.. 이제 사주는 사람이음슴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