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보다 흉악한 가챠 아이템, 이제는 제발 그만...

in #kr-game6 years ago

Designed By @CarrotCake

언젠가부터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 가챠라는 BMBusiness Model, 사업 모델이 '당연한 것'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일본의 '가챠폰'류 아이템에서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온라인 게임에 이 캡슐형 아이템이 적용된 것은 2007년 하반기 경, N사M게임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캡슐 아이템, 가챠 아이템, 가챠폰, 캐시박스를 모두 캡슐 아이템이란 표현으로 통일하겠습니다.

이런 캡슐 아이템의 문제는 D모 게임K 아이템에서 엄청나게 큰 파장을 일으킵니다. 사실 문제는 그 아이템이 아니라 함께 나온 캡슐 아이템이었죠. 당시 해당 게임 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무기 강화와 방어구 능력치 부여 뿐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해당 캐시 아이템과 함께 출시된 캐시박스에서 나온 방어구 능력치 부여 아이템은 충분히 게임 내 파워 밸런스를 해칠 수 있는 과금 유도 아이템이었습니다.

'싫으면 하지 마라'라며 그런 아이템을 옹호하는 사람이 있긴 했었습니다만, 경쟁이 엄연히 존재하는 MO, MMORPG 게임 내에서 일반적으로 얻기 힘든 재화들을 캐시박스에 담아서 내는 이런 BM은 Pay-to-win이라는 개념이 희박했던 당시 유저들 사이에 극심한 박탈감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게임위를 출입하면서 얻은 관련 자료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게임물 등급위원회 역시 이런 현상을 잘 알고 있었죠. 엄청난 항의성 민원이 쏟아졌으니까요. 옆 나라 일본에서 이런 캡슐 아이템을 더 독하게 개조한 '컴플리트 가챠'라는 것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캡슐 아이템은 더 이상 게임사 자율에 맡기기 힘든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컴플리트 가챠란, 캡슐 아이템의 보상 테이블에 있는 모든 보상을 다 모으면 특별 보상을 주는 구조입니다. 뽑기만 해서 되는게 아니라 그걸 다시 종류별로 모아야 하는거죠. 일본 내에서는 특히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와 「그랑 블루 판타지」에서 사용자들이 수십에서 수백만엔의 돈을 때려박아도 원하는 보상을 얻지 못해 가정 파괴(...)와 같은 몇몇 사건 사고들이 나왔고, 결국 일본 소비자청은 '부당 경품류 및 부당 표시 방지법'이라는 법률을 개정하여 캡슐 아이템에 철권을 먹이게 됩니다.

한국에선 어땠을까요. 게임물 등급위는 먼저 각 게임사들에 자료 제출을 요청합니다. 일본에서 2014년에 개정된 법안에 비해 4년 빠른 2010년 7월에 ‘확률형 아이템 관련 등급분류 기준 연구를 위한 현황조사 간담회’를 개최하고 NHN,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CJ E&M 등 주요 10개 게임사를 초청하였습니다.


<인기의 '컴플리트 가챠' 주의 환기>라는 말입니다

네. 아무도 안 왔습니다.

8월에는 캡슐 아이템의 종류와 당첨 아이템의 기능과 금액 가치, 확률, 유저 이용수 등에 관한 자료 제출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정작 게임사들은 종류와 이미지에 대해서만 기재하고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 자료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담합한거죠. 그 때 게임협회 측에서 발표한 변명이 가관이었습니다. 게임협회는 “아이템이 나올 확률과 1인당 최대 이용 건수는 로그 기록과 연계되어 있어 회사 고유의 영업 비밀을 침해할 수 있다”며, “자율준수 규약을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자체적 해결방안인 자율규제안을 내놓았습니다.

네. 아무도 안 지켰습니다.

캡슐형 아이템의 결과값에 현금, 현물, 유가증권, 캐시 아이템을 포함시키지 않으며, 게임의 진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특정 아이템을 넣지 않고, 결과적으로 0이나 판매가에 비해 현저히 가치가 낮은 아이템을 넣지 않겠다는 자율규제안... 게임 해보신 분들은 이게 얼마나 입에 발린 허황한 개소리라는지 잘 아실겁니다.


당시 몇몇 기자들을 초청해 컨퍼런스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 게임사들의 악용은 정말 극에 달했는데, 이벤트 내용수정신고 후 등급 재분류 결정 기간이 2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을 악용해 이벤트 기간을 의도적으로 짧게 잡거나 내용을 계속 변경하는 등 제재를 피하고, 가치가 0에 가깝지만 0은 아닌 아이템을 결과물로 설정하거나, 게임 진행에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필수에 가깝게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저들의 지갑을 쪽쪽 빨아먹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게임위에 대한 악의적 민원 제기, 루머 살포, 캡슐형 아이템에 비판적인 언론사에 대한 광고 수주 거부 등을 통해 입을 막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로비를 제대로 안해서 핍박받는다고 하는데, 이런거 보면 그냥 말도 안되는 소리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유저 보호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뿐이에요.

수사 권한이 없던 게임위는 2009년 ‘내용수정 심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재분류 대상과 문제 대상에 대해 제정하려 하였으나, 업계측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과도한 행정 규제라는 점을 이유로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실패하고 맙니다. 이런 문제는 2014~2015년까지 꾸준히 제기되다 최근에서야 확률 표기가 의무화되었죠.


참 먼 길을 돌아 왔습니다...

OGN에서 최근에 방송하는 「트러블 메이커」에서 캡슐 아이템이 뭐가 문제냐, 안사면 그만이지 않냐라고 패널들이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아직까지 개발사건 개발자건 이해 당사자들이건 생각은 똑같구나 하는 갑갑함이 가득 몰려왔습니다.

네. 수집욕이 강한 일본 소비자층과 (Steam 등장 이전에는) 라이센스에 대한 구매 유인이 매우 저조했던 한국 게임 소비자층에게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할 수 있겠습니다만... 아닌 건 아닌거죠. 아직도 많은 게임에서는 캡슐 아이템 몇번 팔아먹고 더 강한 캡슐 아이템을 내고... 그러다 어느날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는 짓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스캠 ICO보다 더욱 악랄한 짓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은 게임 업계를 벗어나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습니다만... 캡슐 아이템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냥 갑갑해지네요. 10년 전의 싸움을, 그것도 법제화까지 되어 결론지어진 싸움을 다시 또 반복해야 한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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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사행성으로도 보이는 저런 아이템들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뜨겁군요!

10년간이나 꾸준히 게임사들의 담합아래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니 안타깝습니다.

저도 저런 아이템들이 판을 치는 K , N사 게임들은 요즘 피하고 인디게임에

빠지게 되더라구요 ㅎㅎ 좋은글 정말 잘 읽고 갑니다!!

한 때 저 확률때문에 난리가 났었던 게임이 몇 있던걸로 아는데 여전하겠지요 뭐. 돈이 제일 많이 되는 곳중 하나니까요. 하하

최근 주요 게임사들 벌금 맞았다는 기사를 본 것 같네요. 그래봐야 이미 번 돈에 비하면 푼돈이겠지만요.

진짜 심의등급 변경제도 악용해서 치고빠지기는 역대급 양아치짓이었죠.

나뿐 가챠~~ 스캠덜...

현금 천원내고 깐 키트에서 이딴거 나오면 허파 뒤집어집니다-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고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템부터캐릭터모션에 닉까지 ㅋㅋㅋㅋㅋ삼위일체

사용하기는 ㅠ.ㅠ

이딴것도 나왔습니다-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일 수 있을 법한?? 이게 말이 돼요?
어처구니 상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한국 온라인 가챠ㅋㅋㅋㅋㅋㅋ

해당게임사들이 욕먹어도 결국 대기업수준으로 성장한거보면 과연 한국게이머들의 구매수준이 낮았는지도 의문입니다. 인구의 한계로 시장이 작아서 그렇지.....

그냥 맘 편하게 스타 투 히오스 오버워치 롤만 하는데...생각해보니 오버워치도 상자 가지고 장난쳐서 욕먹고 망했군요.

에이 그래도 걔는 양반이죠... 진짜 이놈의 컴프가챠나 컴프가챠 변종형 가챠들은 -_-

게임 업계를 벗어나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습니다만...

게임업계에서 일하셨군요..
지금 처음 알았네요..

과연
이러한 행보의 끝은 어디일까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그럼 하지마~~~ 이게 역대급이었죠. 아니 이 무슨 당당함...

(절래절래)

앗, 저도 게임업계 계셨다는 부분에서 반가움이 ㅎㅎ

정말 게임을 하다보면 대놓고 스캠이라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그렇게 이리저리 상처 받다가 이제는 steam의 패키지 게임만 하게 되었습니다

그 스팀 안에서도 수많은 스캠들이...ㅂㄷㅂㄷ

저게 진짜 하다보면 열도 받고 오기도 생기고 이상한 자극을 줍니다.
그러다 하나 나오면 앞에 질렀던거 다까먹고 또하고
진짜 망하기 딱 좋은 아이템입니다.
저런거야말로 실제 가치 하나없이 사람들 현혹시켜서 망하게 하는 진정한 스캠입니다. 암호화폐서 당한건 저거에 비하면 양반이네요.(스캠 두번 당함 ㅠㅠ)

하루빨리 이런 것들이 시정되면 좋겠습니다. 자율규제좀 그만하고.

그렇죠 -________________- 암호화폐 스캠은 규모가 크다 뿐이지 비슷한 사기입니다.

스팀도 심각하다고 생각하면 그냥 콘솔로 갑시다. 여러분 물론 서드파티에 DLC를 양심없게 내놓는 EA같은 놈들만 조심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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