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게임악] 홍보기사 - 독점편

in #kr-game7 years ago

독점

  • 특정 자본이 생산과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태.

모든 독점과 배타적인 특권은 대중을 희생하여 허용되고 있다. -A.잭슨-

한국의 게임웹진에서 배틀그라운드 기사가 발생한 시점이 언제일까요? 17년 1월 20일입니다. 놀랍게도 모든 기사가 20일날 발생했고 더 놀랍게도 그후로 3월(스팀 인기 1위게임달성)까지 단한개의 추가 기사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i13415523863.jpg
2등하면 기사도 안내줍니다.

그러면 언제쯤 배틀그라운드 기사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할까요? 8월이 되어 카카오와 계약이 되며 국내 공식서비스(??)일정이 잡히다 다시금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해외에서 수백만개의 판매고를 올린다는 기사 한두개씩 이어지긴 합니다만 .8월 14일 카카오와 계약하기로 결정되면서 부터 이제 거의 매일 기사가 올라옵니다. 이때부터 배그는 매일 동접기록을 갱신하고 수천만장 판매까지 단숨에 달려나가게 됩니다.

사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3월에 이미 스팀게임 판매순위 1위를 달성합니다. 동시접속자수 3위와 트위치 시청자수 1위와 함께 말이죠. 바로 그 기사또한 3월 29~31일사이 인벤/게임플/디스이즈게임/게임톡에서 발생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흔히 말하는 '보도자료'와 '기획인터뷰'를 통해 발생하는 기사들입니다. 게임회사가 신규 게임런칭에 대한 정보를 올리면 (게임업 등록이나 구인구직, 심의자료등록) 이를 언론사와 연결해주는 브로커들을 통해, 혹은 이미 담당홍보팀이 있을 경우 그 인력을 통해 언론에 보도자료를 전달할 기회를 탐색하게 됩니다. 한국에 영향력 있는 웹진은 1강 2~3중 다약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플랫폼에 따라 가장 영향력있는 커뮤니티의 종류가 조금씩 다른것을 여러분들도 알고 계실것 같습니다.

보도자료 자체도 언론의 뿌리에 오래도록 데미지를 주는 악습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보도자료 전달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할 순 없을 것입니다. 개발사/퍼블리셔에선 보도자료를 통해 보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정보를 전달할 기회를 가지는것이 사실 당연합니다. 언론에서 단순 보도자료 받아쓰기가 아닌 취재를 통한 독점 정보전달에 욕심을 내는것이 자연스럽지만 언론의 영향력이 불확정적이고 개발사/퍼블리셔를 통해 광고하는 입장에선 이 보도자료는 지침에 가깝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는것이 문제긴 하나 그점은 이번 글에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C-fIiTmV0AAfmdW.jpg
사실 이쯤 되면 보도자료가 아니라 보도지침같기도 합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홍보기사의 문제점은 이런 점입니다.

2017년 6월 8일 한개의 게임에 대해 총 46개의 기사가 올라옵니다.앞으로 이 게임을 D게임이라고하겠습니다. 보도한 매체는 평소 게임기사를 그다지 싣지 않는, 여성경제신문과 컨슈머타임스, 연합뉴스, 한국일보등의 매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의 스팀 1위 달성 기사는? 총 3개의 언론사에서 다뤄졌을 뿐입니다.

유저들이 보지 못한 이 D게임의 게임성과 성공가능성을 웹진은 날카로운 감각으로 파악한 것일까요?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가능성을 파악하지 못해 구겨진 자존심을 D게임의 가능성을 점치는데 사용하여 명예를 회복하려 한것일까요?

최근 인디게임 패스티벌이나 인디게임 기획기사등이 등장하며 인디게임들에 대한 소개도 가끔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웹진을 통해 소개된 인디게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근 게임개발자를 포함한 IT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포괄임금제에 대한 비판이 한때 거세게 일며 이에 대한 분석 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가장 최근에 이에 대한 추가보도를 냈던 웹진은 어디고 어떤 내용의 기사를 올렸었을까요?


게임회사복지5.png
사람이 죽었지만 관심은 몇주 가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대형 웹진에서 생산하는 기사의 수량은 몇개쯤 될까요? 그중에 저런 보도자료를 통해 생산되는 기사의 비중과 유저들에게 정말 필요할걸로 생각하여 생산한 기사의 비중, 그리고 더 많은 유저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생산한 기사의 비중은 각각 어떻게 될까요?

네이버 메인에 게임뉴스를 올리는 웹진은 게임메카와 인벤 두개가 있습니다. 게임메카는 특집란에 일주일에 두개의 기사가 올라오며 보도자료와 관련게임기사를 제외하면 칼럼은 올라오지 않습니다. 인벤은 조금 상황이 낫지만 보도자료와 관련기사, 해외 및 업계동향을 제외하면 칼럼은 일주일에 한건 정도로 오히려 게임메카보다 더 분석기사는 찾기 어렵습니다. 이런 웹진에 특종은 있나요?

기초적인 사실관계의 전달 및 보도/홍보자료의 공개가 불필요하다거나 사회악이라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기사의 독점 및 현실에 대한 안주와 그로인한 언론의 능력/자질 미숙, 그리고 이로 인한 게임계 전체의 문화적 역량 하락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임언론은 경제지적 입장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역할도 해야겠지만 문화소개지로서의 역할도 해야하는데 이부분에 대한 역량이 전무해 보입니다.

비평의 항목은 언론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도구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게임언론은 게임 비평을 시도하거나 실패를 극복하여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습니다. 오해말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평은 Criticism으로 비난이 아닌 게임을 기반한 문화창작 활동을 일컫습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단순 공감이나 소개 수준을 넘어서는 게임비평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언론/언론인/비평가는 매우 극소수인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한국 문학계 자체가 대중과 매우 괴리되어 공감이상의 심상을 독자에게 새로이 심어주는 비평을 일반대중이 접할기회도 매우 적습니다. 그러나 그러니 더더욱 문화에 책임을 지는 언론/언론인은 비평자의 역할을 소화하고 비평자를 수색하여야 합니다.


스타워즈.png
사실 비평이 정신나간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긴 합니다.

게임이 가지는 상업성에 올라타 나팔수가 되는것을 당연히 여기다 보니 이젠 위의 46개 언론이 동시에 특정 게임 홍보를 기사처럼 다루는 것이 일상이 되어 이젠 유저들도 이런 독점 상황을 당연히 받아들입니다. 이게 당연한 일인가요? 삼성이 신규 스마트폰을 발표하면 주요 언론사에서는 각자 역할에 따른 분석기사들을 내놓습니다. 경제지에선 경제적 효과에 대해 이야기 하고 디지털 디바이스 전문지에선 이번 디바이스의 기술적 특징과 장/단점 스펙등을 자세히 비교합니다. 신규 기술의 적용에 의한 문화/생활적 변화를 다루는 기사도 있는데, 신규 게임의 보도자료가 배포되면 46개나 되는 기사 모두 별차이 없는 보도자료만 이야기 하고 각자 역할에 따른 이야기는 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한가지 게임을 몇십개의 매체에서 다루느라 배틀그라운드를 몇개월이나 늦게 알게된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셀리의 법칙이 게임 판매 수익금으로는 이익이 안나게 되었을 것입니다. 레플리카는 게이머들 사이에선 매우 알려진 명작이나 대중 게이머들은 그런게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죠. 마녀의 샘이라고 안드로이드 유료마켓에서 몇 시리즈째 내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런 게임들 모두 저위에 예로든 게임이 하루에 46개의 매체에서 똑같은 내용으로 동시에 다뤄질때 평생 한꼭지 언론에 실리는 게임들입니다. 게임성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유저들은 과연 이런게임들보다 D게임을 46배나 높게 쳐줄까요?

현실적판단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경제적 이익의 추구를 우습게 보지도 않습니다. 죄는 그 자체가 선천적 악이기 때문에 죄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기적, 사회적으로 죄가 가져오는 이익이 선이 가져오는 이익보다 적기에 죄라 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게임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그러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은 경제적 의존관계에 대한 공식을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대중 게이머들은 아직 시급히 느끼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영향력을 끼치는 이른바 감염원 게이머들은 이미 언론이 선전하는 게임을 믿고 거르고 있습니다. 이 영향력이 아무 의미 없을까요?

현재 46개 웹진에 소개된 게임의 매출 순위는 소규모 개발사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게임의 25계단 아래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규모 개발사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 매출 30위권의 게임은 아직까지 단 하나의 언론에서도 다룬적이 없습니다.

스스로 언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언론의 수명이 얼마나 남았을지 아마 금방 그 끝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발자였습니다.

Sort:  

게임웹진의 뉴스는 게임사의 홍보창구라고 생각한지 오래되었군요. 오히려 유용한 정보는 유저들이 알아서 게시판에 올리는 상황이죠. 유저들이 공짜로 일해주니 자기들이 일할 필요성을 못느끼는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인벤등 커뮤니티 베이스 웹진의 경우 그런 방식을 어느정도 도입하고 있긴 합니다. 다만 유저들의 정제되지 않은 정보이다 보니 퀄리티나 신뢰도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정리/정돈되어 서비스의 형태로 유저들에게 제공되지도 않는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심지어 레딧등에 올라오는 인기게시글 같은걸 해외유저 정보따위의 이름을 붙여 번역해서 서비스하기도 하니 양심은 있는건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그러면서 정작 언론이 해야할 게임비평은 이제 시도하는 이 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구요....
누가 무엇을 위해 돈을 버는 건지 참 모르겠습니다. ㅠㅠ

자본주의 하에서 정보전달 사업이 고도화 되면 결국 거대자본에 종속된 광고플랫폼으로 변화하는게 필연인가봅니다.

게임언론만 그런것이 아니라 방송, 페이스북 모두 거대한 광고판에 불과합니다.

사실 광고판의 기능을 부정하거나 악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저 존재하는 현상으로 인정해야겠죠. 다만 그 기능밖에 남지 않는다면 언론의 생산적 컨텐츠인 비평을 다른 누군가는 가져갈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미
완전 하진 않지만 대형 스트리머와 퍼포머들이 일부 가져왔을것인데, 마지막 남은 전문 비평은 그 존재자체가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느낌이라 안타까울 뿐입니다.

초심은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듯한 느낌을 받은 포스트네요

언론이라는 정의를 스스로 바꾸려고 하는 기존의 언론들이
과연 언제까지나 언론을 달고 살아갈지 잘 모르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언론의 기능은 상실했으면서 언론의 특권과 위상은 내려놓지 않네요. 그 기능과 역할을 이양 받은 새로운 집단의 출현을 기대합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완전 이런 사실과 접근은 처음이네요. 전혀 인지하지 못했어요.
샐리의 법칙은 정말 따뜻하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게임사가 이익을 못봐 차기작을 못 만들게 되면 안타깝네요...ㅠㅠ

그러게 말입니다 ㅠㅠ 다행히 각종 대회에서 얻은 상금이 수익보다 많아서(?!) 차기작개발에 돌입하셨다고는 하세요 부디 그 열정이 꺼지지 않고 모두에게 전해질 기회가 반드시 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5
JST 0.029
BTC 62702.02
ETH 2572.25
USDT 1.00
SBD 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