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8. 독립

in #kr-funfun7 years ago

buttons-1688111_640.jpg

취업을 하고 제일 먼저 한 것이 독립이었다. 지방으로 취업을 했던 이유도 있었으나 떠나고 싶은 역마살 때문에 집을 떠나 혼자 산다는 사실이 참으로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의 정신은 온전히 그것이 아니었나 보다. 그날부터 나는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 바쁜 일정과 늦은 밤까지 업무는 계속됐지만 이상하게 잠들기 위해 잠자리에 들 때면 어김없이 눈물이 났다. 그렇게 나는 매주 주말마다 무궁화호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잊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지금의 습관이 된 것 같다.

서울로 다시 직장을 옮기고, 출퇴근이 힘들어 회사 근처에 집을 얻어 또다시 독립을 하게 됐다. 그때와 다를 것 없이, 여전히 주말에는 부모님의 집으로 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집에 가고 싶을 때가 많다.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랄까. 봄을 타는 것인지, 생각이 많아서인지, 우울해서인지. 가끔 가만히 있어도 감정이 슬퍼진다. 정신세계의 나도 모르는 연결 고리가 있는 걸까.

동료가 다가와 나에게 왜 이렇게 우울해 하냐고 물어본다. 내 표정을 보지 못했으나 우울한 감정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대답한다. “우울하지는 않아요. 단지 기분이 좋지 않을 뿐입니다”라고.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정신적인 독립일지도 모르겠다.

young.JPG

Sort: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늘 감사드려요~^-^

3월의 시작을 아름답게 보내세요^^
그리고 진정한 스팀KR 에어드롭!
[골든티켓x짱짱맨x워니프레임] 9차 옴팡이 이모티콘 증정 천명 이벤트! 그 첫번째 250명 !
https://steemkr.com/kr/@goldenticket/x-x-9-250

우와우와! 갑니다갑니다~>ㅁ<

전 20대 후반까지 언니와 동생이랑 살다가 독립을 하게 되었는데요. 같이 살땐 그렇게 혼자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ㅎㅎㅎ 좋았던 것은 잠시, 한동안은 좀 많이 외롭더라구요. 불 꺼진 방에 혼자 들어가는 거, 그냥 조용한 게 싫어서 보지도 않는 TV를 켜놓고 다른 일을 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ㅋㅋㅋ 그렇게 무언가에 의지하려고 했던 시간이었어요~ 그러고 혼자임에 익숙해지는 시기가 올 때쯤, 그 자유가 그렇게 편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 느낄 때쯤~모든 것에서 자유로와졌던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자유의 편안함과 외로움의 경계에 있나봐요~이 시기가 지나면 또 배우는 게 하나 생기겠죠~?^-^

저도 자취생활을 오래했었는데 주말은 가족과 친구가 있는 진짜 내 집으로 향하게 되더라구요.
직장이외의 새로운도시에 내것이 있다면 조금 나아질것같네요 ㅎㅎㅎ

다들 비슷비슷한 경험들이 있으신가봐요~^-^
새로운 도시의 내것이란 표현 참 좋네요~다른 무언가를 찾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해봐야 할 것 같아요!:)

하....혼자라는 외로움을 잘 압니다....지금은 한 가족의 가장이 되었지만...
가족이란 참 중요합니다....저도 결혼 하기전에는 잘 몰랐는데....결혼을 하니 아 집에 돌아왔을때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게 행복하구나 하는걸 많이 느낌니다. 화이팅 하셔요^^

이런게 외로움인건지~우울한건지~저도 저를 잘 모를 때가 많네요:)ㅋㅋ
힘힘~~~!^-^

저도 오랜시간동안 혼자 나와살았더니..
퇴근하고 적막한 집이 너무 힘들때가 많더라구요!
힘내세요!

그래서 그런지 늘 습관처럼 텔레비전을 켜놓고 다른 업무를 보는 것 같아요~이게 그런 이유에서 나오는 행동일수도 있다니 다시한번 놀랍네요~!+ㅁ+

저도 직업군인 하던 시절에는 강제독립이라
처음으로 집 밖에서 생활했는데
휴가때면 초기에 밖에서 놀다가도
나중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더군요
후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것도 같습니다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생각이 많나봐요~^-^
아님 한살 더 먹어서 그런건가~(눈물눈물)

결혼 전에 7년 동안 독립해서 혼자 원룸 살았어요. 저도 그 마음 알아요... 마음이 허하죠. 그런데 5년째인가요.. 이제는 주말에 가족들과 있어도 내 집이 그립더라구요. 온전히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토요일은 가족들과 지내고 일요일 오전에 지방으로 돌아와서 혼자 있는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니까 발란스가 맞더라구요.

나 혼자 있어도 행복해지는게 진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일지도 :)

나 혼자 있어도 행복해지는게 진짜 어른이라는게 참 와닿네요~
저는 아직 어른이 되고 싶지 않나봐요~^-^

공감합니다.
정신적인 독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사회죠.

정신적인 독립은 개인으로부터 가능한 것일까요. 아니면 사회적인 교육과 제도가 필요한 부분일까요~
유럽쪽은 20세가 되면 무조건적인 독립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득 문화의 영향도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5
JST 0.029
BTC 63968.82
ETH 2633.99
USDT 1.00
SBD 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