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떡은 없는.

저와 결혼 해 준 아내는 요리를 꽤나 잘 합니다. 진심, 레알, 정말루요!!!
퇴근해서 집에오면 항상 식탁 다리가 휠 정도로 푸짐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준비 해 주던 오래전 그날들이 생각나네요.. ㅜㅜ
요즘은 애들 챙기느라 힘들어 하니 절대 요리 해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회사 식당 밥이 더 맛있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에요.
이런 상황에서 가끔 아내가 먹고 싶은게 있으면 직접 요리를 하게 되는데,
운세가 매우 좋은 날이면 접시 하나 더 꺼내어 같이 겸상 할 수 있습니다.
두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메뉴 중,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요리는 바로 이것이죠!!!

떡.볶.이 - 떡은 없는.

정말 맛있게 보이쥬??
떡은 없거나,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 몇일간 냉장실에 숙성(?)시킨 부산 기장 멸치/다시마로 우려낸 육수
• 다이아몬드로 긁어도 스크래치가 나지 않을 것 같이 꽁꽁 얼은, 부산에서 직접 공수한 XX어묵
• 투하 시점이 절묘하여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냉동 보관한 지 얼마 된지 알 수 없는 잘라 보관한 대파
• 분명 집안 어딘가 있을텐데 도저히 어딨는지 찾기 힘든 고추장
• 냉동실이 너무 추웠는지 서로를 껴안으며 똘똘 뭉쳐 있던, 몇년 산인지 알 수 없는 고춧가루
• 설탕?(도 들어가나???)

저는 사실 저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모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아내에게 레시피를 구전으로 듣고 공유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egal Disclaimer 를 꼭 붙여서요..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네요..
수년 전, 가진거라곤 우쭐거림밖에 없던 총각시절...
사진의 떡볶이를 만들어 주신분께 어떻게든 멋진 남자로 보이려고 호기롭게 인터넷 레시피를 30초만에 학습하여, 떡볶이를 요리하여 대접 하였고,

**정말 눈물나게 맛있어 **

하며 먹는 얼굴을 보면서 다시는 떡볶이를 만들지 않겠노라 다짐 하였지요... OTL
갑자기 울컥 합니다. 나이 들수록 눈물만 많아 지네요.
오늘의 잡담은 여기서 끝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