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m] 나는 이런 대화도 했었다. #1

in #kr-feminism6 years ago
  1. "왜 모든 남자를 혐오해?"
    "혐오가 뭔지는 정확히 인지하고 있니?"
    "... 네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뭔데?"
    "뭐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1차적 목표는 여성 인권 신장이지?"
    "남성 인권은?"
    "00아 너 말이야. 사실 다 알고 있잖아. 네가 기득권층 이라는 거.
    나는 진짜 몰라서 그러는 애들보다 너 처럼 아는데도 현실부정 하는 애들이 더 싫더라고."
    "남자도 남자라서 힘들 때 많다고."
    "뭐, 데이트 할 때 돈 더 내는거? 무거운 물건 드는거?
    그거 그렇게 사회적 관례로 고착화 시킨 거 누구야? 여자가 그랬니? 남성 사회가 그랬지."
    "여자들도 남자가 데이트비용 더 내야한다고 생각하잖아."
    "그거 그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다?"
    "... 그런 식이면 다 남자가 잘못한 거잖아."
    "응 맞아. 다 남자가 잘못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남자가 남자라서 손해 보는 것들? 그거 역차별 아니고 차별비용이야. 가부장제가 만들어 낸 거라고.
    페미니즘은 그 가부장제를 없애기 위한 운동인데 너는 지금 남성 권력 잃기 싫어서 여자들도 잘못하고 있다, 이런 말 하는 거잖아."

  2. "나도 외국생활 오래 한 입장으로서 한국이 진짜 존나 이상한 거 인정 해. 일반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법에서 조차도 남성 중심적이고 남성한테 훨씬 유리해. 그래 인정해. 근데 한국에서 페미니즘을 외치기엔, 여자들은 의무를 다 안하고 있단 말이야."
    "오, 의무라면 설마 군대?"
    "그래. 여자들은 군대 안 가잖아."
    "오- 그렇단 말은, 여자들은 군대를 안 가니까 동일 노동을 해도 남성보다 임금이 36% 낮아도 입 다물고 있고, 데이트 폭력으로 여성이 죽어 나가도 아무 소리 하면 안되고, 김치녀 된장녀 맘충 김여사 피싸개 자박꼼 보전깨 같은 여혐 단어 들어도 가만 있어야 하고, 강간 당해도 신고 하면 안되고 신고 하면 꽃뱀으로 몰리고, 묻지마 폭행 당해도 얌전히 있어야 한다는 거지?"
    "아니...야,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
    "그럼 어떤 소리지? 페미니즘은 여성 인권을 남성 인권과 동등하게 만들자는 운동이잖아. 오빠 말은, 여성은 그 군대를 안갔기 때문에 현재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혐오, 폭행을 견뎌야 한다는 거잖아."
    "휴... 됐다. 어쨌든, 나는 여성 단체가 나서서 여자들 의견을 통일 시켜야 한다고 봐. 군대 가겠단 여자들도 요즘은 꽤 많고, 그렇잖아."
    "역대급으로 빻은 소리 하네."
    "뭐?(당황) 너 태도가 왜 그래? 왜 이렇게 사나워?"
    "이거 봐. 또 얌전한거 요구한다. 하여튼 얌전한 여자 못 잃어.
    오빠, 왜 남성 사회 잘못을 또 여성 단체가 해결해야 하는 건데? 그리고 생각해 봐. 여자들이 군대에 가면 정말로 성차별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
    "이스라엘 여군을 봐."
    "이스라엘이라고 했어 방금? 이스라엘 군대 내 성차별 심각한거 알기는 해? 하긴 모르겠지, 알 리가 있나. 있잖아, 하던 얘기 마저 하자면, 여성들이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군대를 간다고 해도, 한국 남성들이 과연 이거를 인정 할까? 절대 아니야. 걔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남성이 더 힘듦을 강조 할거야."
    "..."
    "뻔하잖아. 여성이 남성보다 힘이 더 없기 때문에 남성이 더 힘든 일들을 도맡아 했습니다. 남성이 더 힘들었으니까 남성에게 가산점을 줘야 합니다, 웅앵웅."
    "안 가는 것보단 낫잖아."
    "군대 내 성폭력 끊이지 않는다에 한 표."
    "그건 사람이 많아지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야? 나쁜 사람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지금 성범죄 옹호하는거야?"

  3. "페미니즘은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나 하는 거 아니었어? 남자한테 사랑 못 받으니까 그런거 같은데."
    "진짜 그렇게 생각해?"
    "그렇게 생각했는데, 요즘은 좀 달라졌어. 예쁜 애들도 그런 생각을 한다니."
    "여자들이 점점 페미니즘에 눈을 뜨는 이유는 너처럼 생각하는 남자들 때문인걸.
    생각해 봐. 너는 지금도 여성으로서의 최고의 가치를 예쁜 외모와 남성에게 사랑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잖아."
    "음. 너무 나간거 아냐?"
    "나가긴, 뭘 나가. 나는 늘 생각해 온 게 있는데, 봐봐.
    흔히 '메갈'이라고 불리는 뚱뚱한 페미니스트들한테 남성들은 말 해.
    '너는 못생겨서 어차피 줘도 안 먹는다. 뚱뚱해서 너는 그런 걱정 안해도 된다.'
    이 대목 말이야. 참 이상하지 않아? 저 말은, 그렇다면 예쁜 여성들은 남성들한테 강간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남혐'을 할 근거가 생긴다는 말이잖아. 애시당초에 예쁜 페미니스트들한테 '예쁘신데 왜 페미니즘 하세요?' 같은 건 물어볼 필요도 없는거 아냐?"
    "듣고 보니 그렇네."

  4. "한국 페미니즘은 변질됐어."
    "어떤 의미에서?"
    "페미니즘이라는 명목 하에 남성을 혐오하고, 여성우월주의를 내세우잖아."
    "오, 그럼 외국 페미니즘은 괜찮다는건가?"
    "외국은 좀 이성적이지 않아?"
    "너 외국 페미니스트가 쓴 저서, 논문 1도 안 읽어봤다에 너의 500원을 걸겠어."
    "-... 읽어 본 적 없는건 맞긴 한데, 왜 내 500원을 걸어?"
    "내 돈 걸긴 싫거든. -_-"

  5. "그럼 넌 결혼 안 할거야?"
    "흠, 결혼을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아. 다만 눈이 많이 높아졌다고 해야 하나?"
    "어떤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은데?"
    "일단 페미니즘 배우는 사람. 단, 맨스플레인 하면 안 됨. 남성 기득권 다 내려 놓은 남자여야 하고. 그리고 실은 내가 엄청난 얼빠거든-"
    "그건 전부터 알고 잇었어."
    "그치? 아무튼 난 엄청난 얼빠라서 일단 잘생겨야 해. 그리고 좀 관리도 해야 하고."
    "흠, 그렇구나. 애는 안 낳을거고?"
    "아 응. 안 낳을거야. 임신하면 생기는 몸의 변화 같은거 학교에서 한 번도 알려준 적 없었어. 진짜 끔찍해."
    "그건 내가 봐도 그렇더라. 그 변화들을 모두 안알려주는 이유가, 여성들이 알면 절대로 애를 안 낳으려고 할 걸 알기 때문인 것 같아. 페미니즘 잘 모르는 나도 그건 알겠더라."


한국 남성과 한 이야기들 입니다.
아무래도 대화를 재현해 낸 거라서 문장을 좀 다듬어서 올리긴 했습니다.
대화 내용을 그대로 다 기억해 낼 수는 없잖아요. XD

나는 이런 대화도 했었다. #2

에서는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남성들과의 편안한 대화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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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관련내용 잘봤네요. 행복은 내가 찾는 것이란 것이 기억에 남네요. 이렇게 또 하나 찾아갑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례들로 생각(?), 관점(?), 개념(?) 등등의 차이를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글 읽고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이 드네요. ^^

항상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성주의적 시각은 기존의 남성 중심적 사회에 반하는 것이라 불편하겠지요.
불편한 만큼 우리는 성장할 것입니다. :)

네, 제가 마초주의도 아니고 같은 남자로서 남성들의 어떤 모습들에서 실망을 금치 못하는 사람이라 나름 그래도 페미니즘을 아주 쬐끔, 장말 쬐쬐쬐끔은 이해하고 있지 않나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불편하다고 제가 말하면... 저는 거짓말쟁이일겁니다.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지만 다소 불편하다고 계속 안볼 수는 없으니깐요. ^^

저는 누나한테 많이 맞고 자랐기 때문에 이상하게 여자들이 주장하면 그냥 맞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생겨서.. ㅠㅠ 아무튼 저런 대화는 나눠 본 적 없어서 조금 놀랍네요. 새로운 세계를 보는 것 같은. 특히 1번 같은 경우는.. 데이트 비용을 제가 낸 적도 드물어서. 뭔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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