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m] 촛불집회

in #kr-feminism5 years ago (edited)

앞서 <여성들만의 공간은 왜 남성들의 성적 욕구의 대상이 되는가?> 글을 올렸는데 현재 내가 동덕여대 학생이라 첨언할 내용이 있어서 마저 적는 글이다.

학교 알몸남 사건으로 학우들끼리 1주일동안 시위를 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몇가지 문제점들이 보여서 쓰는 글.

시위참여는 개인의 역량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된다고 생각한다. 5일 내내 매일 필리버스터를 열고 촛불시위를 하는데 이에 전부 참여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당장 다음주가 시험인 이유도 있겠지만 꼭 그게 아니고도 각자 일정들이 있을 테니까.

시위 참여를 하지 않고 집에 가는 학우나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학우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네 인권은 네가 안챙긴거니까 넌 할 말 없는거다, 어디가서 동덕여대생이라고 하지 마라, 아무리 흉자라도 학교 일에는 참여해야하는거 아니냐 등등, 다소 수위가 높은 욕설은 따로 적지 않겠다만.

나는 이들이 개인의 사정을 대의를 위해서란 명목으로 지워버리는 게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학우들 중에 누군가는 집이 찢어지게 가난해서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당장 집안에 큰일이 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순전히 내 뇌피셜이지만😑 7000 동덕인중에서 이런 사람이 없진 않을거 아녀. 꼭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뭐 각자 사정이 있을테고.

이번 사태에서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사람을 패는 것도 구조보다 개인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느낌도 분명 받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개인 역량 만큼만 참여하면 되는건데 시위에 오지 않은 사람을 무작정 패고 있으니, 하루라도 안나온 학우들은 죄책감에 시달려서 커뮤니티에 "오늘은 ~~한 사정때문에 참여 못했어요 죄송합니다 ㅠㅠ" 이런 글 쓰면서 눈치나 보고 있고.
시위 비참여 자체를 두고 비난하는게 아니라 아예 관심이 없는 학우를 욕하는거라고들 말하겠지만, 글쎄? 전혀 그렇게 안보인다. 의도가 정말 그랬다고 할지라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무작정 패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아 어쨌든 나 포함해서 시위 참여한 사람들은 다들 고생했고 멋있었는데 좀 생각해 보자고. 공부하는 사람들을 두고 '백주년 2층 붙박이들'이라고 비하하고 집 가고 있는 학우들한테 '집에 가냐?'라고 소리치면서 광기 어린 눈빛을 보내는게 잘 하고 있는 짓인지.


윗 내용은 10월 21일에 개인 SNS에 올린 내용이고, 좀 더 말을 이어서 하자면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학우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라는 말은 합리적 보수들의 주장과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군무새들이 주구장창 주장하던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와 아주 맥락을 같이 한다는 소리다. 인권에 조건이랄게 뭐가 있냐.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접하면서 외치는 '여성인권'은 여성도 사람이기에 그 권리를 누리는게 마땅하다는거 아니었냐. 왜 당신들은 자신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다시 같은 여성에게 책임을 묻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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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지만 꼰대는 나이가 많고 적음에 따라서 구분되는게 아닌듯요. 젊은 꼰대도 많고 늙은 꼰대도 많고, 특히 대학 선배 꼰대들이 많지요.

거 뭐 몇살 차이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동권 극혐한다면서 지들이 제일 꿘 같이 행동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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