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1

in #kr-feminism3 years ago

<섹스> #1.

오래 전부터 섹스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성관계를 야한 것, 부끄러운 것, 어른(?)들의 영역이라고 터부시하는 것은 성에 대한 부적절한 이해를 낳는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는 현 한국사회가 잘 보여주고 있기에 (…)
저는 야한 이야기를 부끄러운 것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총 두개의 글을 올릴 생각을 하고 있고, 이 글이 그 첫번째가 될 것이며 문답형식으로 기록하겠습니다.

Q1:
가장 기억에 남는 섹스는? / 가장 짜릿했던, 자극적인 섹스요. 첫섹스때 어땠는지, 어떻게 시작한건지

A1: 질문이 비슷해서 하나로 묶었어요.
음,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가장 짜릿했던, 가장 자극적인 섹스는 모두 첫섹스.
제 첫경험 상대는 작년에 사귀었던 첫 애인이었어요.
제가 하고싶다고 말해서 섹스를 하게 됐었죠. XD
운이 좋게도 제 첫 애인은 섹스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었고, 단순히 스킬(?)만 좋았던 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섹스, 첫경험 상대를 배려하는 섹스를 하는 사람이었어서 제게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죠.
그런데 사실 제 취향은 로맨틱 섹스라, 자극적이라고 하기엔 너무 티피컬하지만 어쨌든 제가 했던 섹스를 기준으로 하는 거니까, 첫섹스가 저한테는 굉장히 자극적이었어요.
서로의 몸을 탐하고 원한다는 걸 처음 느껴본 때였으니까요. 굉장했죠.


Q2: 여성분들은 뭘 통해서 섹스를 배우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A2: 음, 우선 저는 성에 대해 빨리 눈을 떴던 것 같습니다.
7~8살 때에 과학 만화로 정자와 난자의 수정 과정을 알게 됐었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때 당시에 저 만화를 교육용이 아닌, 좀 야한 걸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주 어렸을 때였고 저 만화를 접하기 전에는 성 관련된 그 무엇도 접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D
어쨌든,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성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좀 자연스럽게 성과 관련된 것들에 접했고,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습득력(?)이 빨랐던 것 같습니다. ㅎㅎㅋㅎㅎ

그런데 저는 섹스를 음란 사이트에 일반적으로 올라오는 야동으로 배우지는 않았어요. 야동에 나오는 남성들에게 전혀 흥미가 가지 않았고, 당시에 왠지 모르게 야동이 끌리지가 않았었는데 그 이유를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1. 제목이 여성 혐오적이다 2. 강간을 컨셉으로 잡는다 인 것 같네요.
저는 주로 romantic sex를 검색해서 섹스를 알게 됐었는데, 섹스를 알게 되는 과정이 여성들마다 다른 것 같아요. 누구는 야동으로 알게 되고, 누구는 야한 애니/만화를 보고, 또 누구는 소설을 보고.. ㅎㅎ


Q3: 오선생을 뵈신 적이 있나요? 저는 섹스로는 단 한 번도 못 뵀습니다

A3: 아주 멋진 질문이에요.
저는 안타깝게도! 오선생을 아직 뵌 적이 없습니다.
오르가즘을 느끼기 위해서는 클리토리스 자극이 필요한데, 저는 사실 클리토리스 자극에 약간 두려움이 있거든요. 자위를 할 때에도 클리토리스 자극은 거의 안 하는 편이고, 제 전 애인들도 제가 클리토리스 자극을 무서워하는 것을 알고 거의 하지 않았어요.
저는 삽입 섹스로도 흥분을 느끼고 섹스의 분위기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오선생님을 못 뵀어도 만족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뵙고싶긴 합니다. ㅎㅎ


Q4:
사랑 없는 섹스 vs 섹스 없는 사랑 /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도 마음껏 섹스할 수 있나요? 개인적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경험이 있는데 별로 즐겁지 않고 공허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섹스만을 위한 섹스는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데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A4: 이번 질문도 비슷해서 묶었어요.
일단 저는 사랑 없이는 섹스를 할 수 없어서, 후자입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분위기에 취하고 흥분하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는 섹스를 해 본 적이 없어요.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 ㅎㅎ


Q5: 가장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당신만의 섹스 판타지

A5: 1번에서도 언급했지만, 제 취향은 로맨틱 섹스라서 질문에 해당하는 답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가졌던 성관계는 모두 티피컬했어요. 또 앞으로 하고 싶은 섹스도 로맨틱이기에 매우 전형적(...)


Q6: “남자들아 최소한 이것만큼은 지키자구!”라고 전달하고 싶으신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일지 궁금합니당

A6: 진짜진짜 아주 매우 완전 좋은 질문입니다.
친구들 섹스 상담을 해 줄 때마다 아 이새끼들은 왜 기본 상식도 안지키냐 생각하는 게 5조5억번. 이번 기회에 잘 들으세요. (?)

  1. 관계 전에 샤워 필수
    씻었어도 냄새가 날 수 있는 거고, 혹시 모르니 확인 좀 하고 합시다.
    뭐 상대방이 바로 하고싶다고 한다면, 알아서 하쇼.
  2. 본인 성기 사이즈에 맞는 콘돔은 알아서 준비
    본인 성기 사이즈가 유별나게 작다면(…), 혹은 유별나게 크다면 알아서 본인한테 맞는 콘돔을 준비하세요.
    그리고 사실 위생이나 건강을 위해서라면 모텔에서 제공하는 콘돔 이외에 따로 성분 좋은 콘돔을 구비하는게 좋겠죠?
  3. 섹스를 할 때 꼭 상대방의 표정을 살펴가면서. / 상대방 의사 표현을 확실히 인지.
    어디를 애무하는건 싫다, ~하는건 아프다, 기타 등등 상대방이 꺼리는 의사 표현을 요따만큼이라도 하면 멈춰야 하는 겁니다. 싫다는데 억지로 한다는 놈들 너무 많아요.
  4. 섹스는 둘이서 같이 기분 좋자고 하는 것
    여성 착취적인 섹스는 그만 즐기고 서로가 좋은 섹스를 합시다.

Q7: 저는 태생이 기독교인이고 목사로 살려고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혼전순결’ 이라는 개념이 익숙한 편인데요.
기독교인이 아닌 경우에도 ‘혼전순결’이나 조선시대로 치면 정조(?) 라는 개념이 있나요?
비기독교인은 첫 성경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독교인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A7: 음, 진짜 개 빻은거라고 생각하는데, 고등학생때에도 그렇고 대학교에 와서도 그렇고 선생님/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어요. 자신은 혼전순결주의자인지 아닌지. 손을 들게 하더라고요? 그리고 혼전순결주의자라고 한 학생에겐 집요하게 질문도 하고요. -_-

우선 결론은, 기독교인이 아닌 경우에도 혼후관계주의자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일단은 혼후관계를 지향한다는 친구들이 꽤 있어요.
아, 저는 고등학교를 남녀분반인 학교를 나오고 여대에 진학해서 여학우들의 경우만 알고 남학우들의 경우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왠지 답을 알 것 같은 이 기분은?🤭

저는 첫경험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요. 첫경험이 어땠는지에 따라 섹스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달라지고 섹스란 단어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느낌도 다를 것 같아서요.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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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지누킹님 ^,^

익명이 아닌 공간에서 특히 여성이 자유롭게 섹스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자위 기구, 여성도 만족하는 섹스 등 점점 성에 대한 여성들의 이해도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런 이야기는 오가지 않던 것 같더라고요.

여성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여성주의 측면에 부합하다고 생각해서 페미니즘 태그도 달아 봅니다 :D

드물죠.
기억나는 건 이거 정도밖에 없네요.
http://h21.hani.co.kr/arti/COLUMN/86/
당시엔 정말 획기적인 칼럼이라 생각했는데,
그동안 별로 많이 달라진 것 같진 않네요...

A6에 대한건데, 콘돔 사이즈 말인데요.
사실 성기 사이즈가 아무리 커도 다 들어가잖아요.
30대 지인이 하신 말씀인데, 과거 2000년대~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자기 성기사이즈가 커서 콘돔이 안들어간다고 말하는 남성들이 꽤 있었다는군요. 상상하니까 너무 끔찍하고 찌질...

아니무슨 개미가 쓰는 콘돔을 훔쳐오셨나...ㅋㅋ적어도 저런 핑계는 대지 말아야죠 ㅎㅎ

큼큼,, >> 40cm면 인정합니다 <<

스팀잇을 넘어 다른 SNS에서도 보기 힘든 내용이네요~ 어떤 말을 하기보다는 위니님의 행보를 응원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재밌게 잘 읽었네요~

감사합니다 :D 2편은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쓸거라서 더욱 재미있을거예요! ㅎㅎㅎ

질문주는 분이 따로있었나요?? 아니면 자체질문???

질문 주시는 분들이 따로 있었어요~ ㅎㅎㅎ

용기에 박수를... 잘읽고 명심할께요.. ^^

감사합니다 @gomy16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