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2

in #kr-feminism3 years ago (edited)

섹스 #2

1. 삽입 섹스

나는 삽입 섹스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삽입이 없는 섹스를 단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또 지난번에서 언급했듯이 클리토리스 자극은 내게 무언가 이상한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나는 그것으로 평균적인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지금까지 클리토리스 자극을 한 경험이 없는 편이고 늘 삽입에 의존한 흥분을 느껴왔다.
그런데 최근 나한테 꽤 센세이션한 일이 벌어졌는데, 이번에 사귀게 된 애인 이야기다. 그는 처음 관계를 가질 때 내게 “저는 꼭 삽입 섹스를 하지 않아도 돼요.”라고 말했다. 티는 안 냈지만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 스스로도 “섹스->삽입” 매커니즘이 머릿속에서 확립이 되어 있고 이건 사람들 사이의 암묵적인 룰이니까.
물론 나는 삽입 섹스를 정말 좋아하기에 그와 삽입 섹스를 했지만, 그는 정말 내 의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일반적인 헤테로 연인 사이에서 (그것도 한국에서) 이런 일은 정말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2. 애무 – 성감대

성감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지금껏 가슴을 애무 당했을 때 느껴본 적이 없었다. 상대가 가슴을 애무하는 것엔 별 관심이 없었고 그 순간에 상대방의 얼굴이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좋아했을 뿐이다. 귀엽잖아.
그런데 이번 애인과의 섹스에서는 가슴을 애무 당하는 것으로도 흥분을 느꼈다. 아마 내가 섹스 그 자체로 흥분을 느끼는 것보다 섹스의 분위기에 취하는 사람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은데. 안타깝고 미안하지만, 그 전 애인들은 내가 그만큼 좋아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고-멘.
그리고 최근에 새로 알게 된 사실인데, 나는 내 몸에서 굉장히 특이한 성감대를 알아냈다. 그 왜, 귀나 목, 가슴, 성기 등의 티피컬한 것들 말고.
정말 특이한 곳인데 이건 비밀. 애인과의 섹스에서 알아냈다. 정말 신기해.

3. 섹스의 위계 – “역대급으로 못났던 와랄랄라 망한 사례가 궁금해요.”

#1 에서 “섹스할 때 제발 이것만은 지켜줘”란 질문을 하셨던 분이 또 재밌는 질문을 주셨다. 나는 섹스를 한 상대는 적지만 경험은 상대 대비로 많기에(???) ‘헉, 시발!’ 할 만한 썰은 없다. 하지만 여성들이 꽤 공감할 만한 이야기는 하나 가지고 있다.
전 애인들 중 한명이, 좀 배려가 없는 섹스를 했었다. 나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는데, 본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계속 했던 사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데, 심지어 나는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까 봐 “안 힘들어? 힘들면 그만 해도 돼.” 라고 그를 어르려고 했다. 눈치 없고 배려가 없던 그가 그걸 눈치 채지는 못했고, 나는 힘든 섹스를 계속 했다. ^^; 그 때 삽입 섹스를 5번 했는데 정말 아랫배가 아팠다. 5번 자체로 힘들었다기 보다는, 애무도 부족했고 스킬도 부족했어서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폭력적인 관계였다. 나는 이 관계에서 위계가 없었다고 말할 수 없다. 왜냐면, 나는 상대방의 kibun이 나쁠까 봐 돌려서 말하기도 하고, 힘든 티를 잘 못 냈거든. 내가 정말 확신해서 말할 수 있는데, 한국의 꽤 많은 헤테로 연인 사이에서 이런 일이 정말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내가 이번 애인과의 관계가 센세이션하다고 표현하는 거고. 뭐, 내가 이런 말 해봤자 어떤 남성은 또 말하겠지.
“시발 남녀사이에서 위계가 있다고?”

저런말 하는 사람 특: 상사가 룸싸롱 데려가는 건 “나도 가기 싫은데 사회생활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라고 말하면서 성접대 문화(!!) 합리화 하는 반면에 여성들이 상사한테 성폭행 당했다고 고발하면 카톡 내용 들먹이면서 “너도 좋았다고 말했잖아?” 라면서 꽃뱀몰이 함.

4. 콘돔

콘돔 말인데, 거두절미하고 나는 이브랑 바른생활 콘돔 좋아한다. 기업 마인드도 좋지만 사용감도 좋다. (^^)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다들 본인이 알아서 콘돔을 준비해서 왔는데,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렇지 않은 남자들도 많은 것 같았다. 제발 콘돔은 콘돔을 써야 하는 사람이 준비하세요!
여담으로, 콘돔을 입으로 뜯는 행위는 정말 섹시하다.
조건: 섹시한 남자가 해야 함.

5. 후희

연인과의 섹스 자체도 즐겁지만, 역시 가장 즐거운 건 섹스를 하고 난 후다. 섹스 후에 애인과 뽀뽀를 하고, 애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되면 배달음식을 시켜서 침대 위에서 먹는데, 나는 이 순간을 진짜 사랑한다. 침대 위에서 나른한 상태로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걸 먹는게 너무 좋다.

섹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전희도, 실전(?)도 아닌 후희라고 확신하는데, 이와 관련해서 씁쓸한 게 있다.

얼마 전에 “섹스 후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식의 글을 읽었는데, 거기 수많은 댓글들 중에서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들이 어떤 내용이었냐면, “남자친구가 섹스 후에 바로 뒤돌아서 자요”, “섹스 후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아요.” 등이었다. 이런 댓글들이 수백개가 있었다. 마음 아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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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굳.

그리고 다시 읽어보면, 3번은 "헉, 시발!" 할 만한 사례가 맞는 것 같다.

"헉, 시발!!!"

끄덕끄덕'ㅅ')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시간은 없고, 머릿속으로만 이야기를 한다.

+콘돔을 입으로 뜯는 행위는 섹시하지만 손상의 우려가 있으니 하면 안 될 것 같다. 생각해 본 적 없는 부분인데, 주변 분들이 글을 읽고 위험하지 않냐고 해주셨다 ㅋㅋ 귀여운 새럼들

1편도 읽고왔어요! 파격적인 소재라 당황했는데, 잡지를 읽는것 같아서 재밌게 읽었어용 :)

히히 고마워용 3편도 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