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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Feminism] 남녀임금격차

in #kr-feminism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늘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서 블로그에 글 쓰시느라 수고하십니다. 원래 페미니즘 관련 글들은 읽어만 보고 댓글을 달지 않습니다만, 이번 글은 남녀 문제를 떠나서 경제와도 관련이 되어있기에 이렇게 댓글 달아봅니다.

일단 동일노동 동일임금 이라는 말을, 근대 경제학에선 최대한 피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노동의 양이 임금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1800년대 한계 효용 혁명이 일어나면서 정설로 밝혀진 것이거든요. 노동의 양과 상관없이, 해당 노동이 시장에서 많이 제공되는 것이라면, 당연히 임금을 적게 받을 수 있고, 투입되는 노동의 양이 적더라도, 시장에서 많이 제공되는 노동의 아니라면 임금을 높게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이건 남 녀 격차라기 보단, 개개인간의 격차라고 봐야 맞습니다.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받는 건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마르크스가 이것을 설명하지 못해서 한계효용학파에게 박살난 것이고요. 이건 남 녀로 나누지 않고 다른 기준으로 노동자들을 나눠봐도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그런 이유로 모델이라는 직종의 경우 여성 모델들이 남성 모델들 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습니다.)

사실 마르크스의 주장을 그대로 가져오더라도 의문이 생깁니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고용주들은 굉장히 탐욕스러워서 최대한의 이득이 남는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만약 여성들이 어떤 노동을 하든간에 남성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면, 마르크스가 지적한 그 탐욕스러운 고용주들은 누구보다도 여성들을 고용하는데 노력했을 겁니다. 즉,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마르크스 경제학을 남녀 임금격차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여러가지 그래프와 통계들을 가져오셨는데요. 사실 이도 애매한 것이 통계들과 그래프들은 결과를 이미 정해놓고 끼워맞추기가 가능한 툴입니다. 저 또한 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끼워맞춰진 통계들을 들고왔던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좌, 우 상관없이 이들의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계 자료들이 싱크탱크들마다 존재하는 것이죠. 실제로 많은 경제학적 이슈들에 대해서 진보 싱크탱크인 부루킹스 연구소와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자기들의 주장을 뒷받침 해줄 수 있도록 데이터를 만들어서 주장하기도 합니다.

사실 통계라는 것은 그 통계를 변화시키는 변수들(Variables)이 존재합니다. 그 변수들을 몇 가지 포함하느냐, 빼느냐에 따라서 통계의 수치들은 많이 변동합니다. 정규직 비정규직의 기준을 어떻게 두는지, 여태까지 쌓아왔던 경험대비 차별이 존재하는지, 대학교 배경에 따른 임금 격차는 포함했는지, 등의 요소들도 포함을 해보면 남녀 임금격차는 또 다른 결과를 낼 겁니다.

또한, 이런 임금 격차가 모든 직종에 해당되는 것이냐는 질문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예컨데, 포보스에서 2011년도에 미국 노동부 통계를 바탕으로 조사한 통계를 보면, 제방사, 교육조교, 영양사, 치료사, 인터뷰어, 유치원 교사, 등의 직종에서 여자가 많게는 100%이상의 임금을 받고 일한다고 조사를 했는데요. 그러면 이들을 고용하는 고용주들은 성차별주의자가 아니어서 그런 임금을 주는 것일까요?

여성 경제학자인 워렌 파렐(Warren Farrell)은 통계청 통계를 참고해서 봐보니, 여성 남성이 40시간 이하를 일했을 때,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는 결과가 나왔더랬죠. 25시간과 34시간 사이의 일을 하면 134%의 갭이, 35시간과 39시간 사이의 일을 하면 107%의 갭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에서 Anita U. Hattiangadi and Amy M. Kahn라는 경제학자가 “Gender Differences in Pay,”에서 조사한 결과를 또 봐보면, 대학교를 졸업한 싱글녀와 싱글남의 수입을 조사해봤을 때, 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과들도 있고요.

가사 노동에 대한 위니님의 주장에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가사노동은 여성들의 것이 아니라는 말씀에도 동의하고, 여자가 집안일을 해야한다는 가부장적인 생각들은 지양해야 합니다. 그런데 임금격차에 대한 문제는 사실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이 한 두개가 아님을 말씀 드립니다. 이렇게 말하면 자신의 권력을 인지하지 못한 기득권자의 주장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경제학은 애초에 가치중립적인 학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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