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끄적임] 내 그림자 살펴보기 (feat. 고속도로) [2018.03.28]

@spaceyguy님의 글을 읽다보니 내 안의 그림자를 의식하게되고,
내 행동의 모순을 설명해보고 싶어졌다.
그 중 하나는 출퇴근시 이용하는 고속도로에서의 과속.

[재활용: https://steemit.com/sevendaybnwchallenge/@dj-on-steem/seven-days-black-and-white-challenge-day-2]

내 출퇴근 차량은 2003년 아내가 유학오자마자 구입한 T사의 유명한 소형차다.
결혼 전엔 아내가 운전했고, 이후엔 내가 주로 운전한다.
이제 만 15년을 향해 가고 있으며 현재 마일리지는 대략 165,000 mi.

[재활용: https://steemit.com/sevendaybnwchallenge/@dj-on-steem/seven-days-black-and-white-challenge-day-5]
(km 환산은 1.6을 곱해주세요)

내가 장부 적어가며 관리해주고 있어서 차는 쌩쌩 잘나간다.
고속도로에서 80 mph (= 약 130 kmph)도 문제 없다. (내리막 길에서)
이 차를 가지고 다른 차들을 앞질러간다.

아큐라를 앞지른다.
아우디를 앞지른다.
베엠베를 앞지른다.
인피닡를 앞지른다.
베엔츠를 앞지른다.
머스탱... 에 비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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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아내가 새로 산 중형차 (S사 아웃백)이 부담스럽다 하여 내가 출퇴근에 이용했던 적이 있다. 그 차에 조금 익숙해졌을 무렵 아내가 용기를 내어 새 차를 가져가고 다시 이 소형차를 운전했을 때, 그 때 알았다. 이 소형차의 진동과 소음은 60mph로 달려도 아웃백의 80mph 효과가 난다는 것을. 그런데 그것도 잠시. 적응이 되니 또 이 차로 80mph를 내고 있다.

나는 과속을 즐기는가?
확실한 것은 속도가 올라갈 수록 심장은 벌렁벌렁해진다.
내 의식이 숨길 수 없는 내 몸의 반응이다.
나는 속도내는 걸 즐기는 것이 아니라
남들을 앞서가는 걸 즐기는게 아닐까.

천천히 생각해본다.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저렇게 좋은 차를 타면서 이렇게 굼벵이라니'
라고 다른 이들을 무시하는 마음을 본다.
그리고 아마 그 무시하는 마음의 한 층 밑에는

아큐라를 타고싶다.
아우디를 가지고싶다.
베엠베를 몰고싶다.
인피닡를 밟아보고싶다.
베엔츠를 운전하고싶다...

그 밑엔?
거기까진 잘 모르겠다. 내 능력 밖이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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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yguy님의 글은 자신을 들여다 보는 부분만 나왔지 그림자를 마주한 다음엔 뭘 어떻게 해야 하는 지는 아직 안나왔다. 그 얘기가 나오길 기다릴 걸 그랬다. 내 그림자 얘기를 하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며 눈물이 핑 돌 것 같은데, 이제 뭘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