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 30만원 = 3000만원

in #kr-diary6 years ago (edited)

Asian summit 주최 바자회날 아침, 5시에 일어났지만, 몸 컨디션은 여전히 메롱이라, 누운 채로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고, 미안한데... 난 오늘 도저히...못... 까지를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사이 잠이 홀딱 깨고는 제정신이 들었다. 미친거 아냐? 갑작스레 결정하고 일주일 넘게 머리 맞대고, 거기다 나의 베프는 본인의 남편 회사 차고까지 내놓으며 준비한 행사에 마지막에 판을 엎을 생각을 하다니...

한시간을 그렇게 허비하고 아이들 먹이고 나 준비하고 챙겨 나오니 이미 8시... 7시에 도착해서 세팅을 하기로 해놓고 내가 제일 늦게 가니 내자리는 비좁고, 심지어 물건의 일부는 저렇게 밖에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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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자리 왜저래~~ 라고 베프에게 속닥이니, 이 바보같은.. 그러니까 빨리 오라고 그렇게 문자했잖아. 내가 울먹이며.. 속닥.. 내 꼴을 좀 봐... 나혼자 쌔빠지게 온거 안보여? 그러게 아몰랑... 쟤들이 물건이 넘 많아서 뭐라할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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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대박이었다. 연락을 받고 온 적극적 구매자들은 안에까지 들어가서 구경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지나가던 소극적 구매자들은 거의 내가 내놓은 값싼 물건들을 사가지고 갔다. 우리 둘째가 가지고 온 장난감은 거의 완판ㅋ. 첫째도 둘째도 지가 직접 팔고 봉지에 담아주고... 특히 둘째는 핸드폰 게임이 아니라, 장사놀이로 하루종일 즐거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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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제법 많이 왔다. 작년에 한 바자회는 펑션룸 전체를 빌리면서, 거의 30명 정도가 참여한 바자회라, 그만큼 수요가 따르지 않아, 골고루 판매고를 올리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장소도 생소하고 유동인구도 적은 곳이었지만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돌아 우리 모두는 만족스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워낙에 싸게 팔아서, 우리의 목적이 친목도모 였으니,

거의 300만원에 달하는 옷, 신발, 장난감, 인형 등등을 팔아 30만원 정도를 벌었지만, 3000만원어치의 즐거움과 행복을 선물 받은 날이었다.

팔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나도 이만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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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수익의 반은 지출로 쓴 듯하다. 이만큼 외부에서 살려고 했으면 아마 100만원은 들었을 것을 10만원도 안되게 주고 샀다. 이렇게 기쁠 수가...

오후 2시...그렇게 왁자지껄 행사가 끝나고, 거의 온몸이, 비틀어 짜면 소금물이 줄줄 흐를만큼 땀을 흘려, 우리 서로 각자 집에 가서 씻고 휴식을 취한 후, 2차회담을 근처 와인 바에서 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주차장에서 돈을 세고 있는데 나의 베프가..
You look so rich 하며 찍어준 사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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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샤워하고 간식을 챙겨먹으니 급 체력이 돌아와서 기쁜 마음으로 화장하고 머리 손질하고, 예쁜 옷 입고 구두닦고 있는데, 갑작스런 중국측 입장표명이 왔다.

얘들아, 나 죽을거 같아.. 2차회담은 다음에 하자.

곧바로 일본측 입장표명.

나둥... 무지하게 고민 중이었는데 오늘 넘 피곤해... 다음에 하자.

거의 동시에 호주측(원래 멤버는 아닌에 중국측과 우방이라 최근에 끼워줌ㅋ)과 필리핀측 입장.

맞아... 다음에 하자...

갑자기 체력이 너무 좋은 내가 챙피해져서 나도 입장표명을 했다.

Agree...

ㅠㅠ 딴 건 모르겠고, 반짝반짝 내 구두가 너무 아까워서 애들만 데리고 근처 좋은 식당가서 오랜만에 맛있는 밥도 먹고, 우리 둘째 장난감도 사고, 몰에서 열리는 바자회 가서 우리 딸 먹고싶다는 겁나 비싼ㅠ 수제녹차 쵸컬릿도 사고, 수퍼 가서 장도 보고 들어왔다. 내일 아침에 교회 가야 해서 맥주는 딱 세 캔만 사들고. @energizer000 님이 두캔만 하랬는데 ㅋ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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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금전적으로는 남는게 없지만 아이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셨네요~^^
바자회에서 장만하신 물건들도 너무 잘 어울리세요~ 반짝반짝 구두 신고 와인바를 못가서 좀 아쉽지만 덕분에 아이들은 더 즐거웠겠어요^^

네 맞아요. 돈이 벌리면 좋겠지만 안쓰는 물건들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서 더 잘쓰면 좋은일이니 쌓여있는 필요없은 옷들, 신발들, 생활용품들을 보내고 나니 군살을 뺀 기분입니다 ㅎㅎ

고생했으니 풀봇합니다. 거기 쩌어기 어디선가 맥주캔 들고 있는 그대에게 건배! ㅎㅎㅎ 이쁘네요. 날씬하고 ㅎ 반짝반짝한건 구두만이 아니여~~ㅎㅎㅎㅎㅎ

고마워여 제시카님. 폭삭 늙은 내 얼굴이 흐리게 나오니 예뻐 보이는군요 ㅎㅎ

애들에게 참 좋은 시간이 되었겠습니다. 컨디션도 돌아오셨다니 너무 다행이구요.^^

저도 그부분에서 방점을 찍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예상외로 너무 좋아하더군요. 특히 우리 첫째... 요새 사춘기라 여간 힘든게 아닌데, 제가 신랑도 없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힘들었는데, 그 아이에게 책임을 주니 그렇게 책임감있게 하더라구요. 우리 딸에게 필요한건 저의 믿음이었던거 같아요. 그걸 모르고 그저 다그치던 저늘 책망하고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ㅎㅎ

애들은 다 능력들이 있습니다. 믿어만 주면 잘 해낼겁니다.

우와~ 너무 멋진 물건들을 사셨나봐요. 장착하신 모습이 마치 본인이 취향껏 쇼핑하신 것 같아요.
이렇게 패션어블하신 분을 남자분인 줄 알았다니.. 내가 참 감각 없었네요..^^

근데 저녁식사에 쇼핑까지 치면 바자회해서 번 돈을 다 쓰셨을 것 같은데요.^^

ㅋㅋ 맞아요 다 쓰고 하나도 없어요 ㅎㅎ

ㅋㅋㅋ아침보다 저녁에 활기차시군요~ㅋㅋ성공적인 바자회 축하드려요!!

고마워여 ~ 저는 전형적인 저녁형 인간이랍니다 ㅎㅎ

ㅋㅋㅋ저도라고 하기엔...아침 저녁은 다 자버려서 낮형 인간이라고 해야할까요?ㅋㅋ

뜻깊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셨네요. ㅎㅎㅎ
저도 2주에 한번씩 열리는 동네 프리마켓에서 물건도 사고팔고 하며 재밌게 주말을 보내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물건을 재활용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던지요~ ^^

우리는 너무 많은 ‘안쓰는’ 것들을 쟁여놓고 살아요. 설령 그것이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라두요. 너무 좋은거 같아여. 내년에도 또 할거에요^^

아, 대댓글에서 큰 울림을 주시네요. 마음을 안쓰고 쟁여놓는다... ㅠㅠ 저도 안쓰는 마음이 있는지 확인 좀 해봐야겠는걸요?

누님 당일 구매한 가방과 모자를 착용하셔도 전~혀 어색함이 없이 아름다우십니다. (요즘 왜자꾸 '늙었다'는 표현을 쓰시는겁니까 대체 ㅋㅋㅋㅋㅋㅋ) 저랑 서시면 두 세 살 차이 밖에 안 나 보이실 듯 합니다. (진심입니다)

ㅋㅋ 왜 자꾸 프로필 사진을 이랬다 저랬다 바꾸는거야 우리 오다짱님 어디갔어

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오다기리 조에서 다시 원래대로 바꾸셨네요? ;)

ㅋㅋㅋㅋㅋㅋ

부자 아가씨 같네요. ㅎㅎ
그래서 맥주는 세 캔 따셨나요?

ㅋ 세캔 먹고 편의점 갈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잤어여 ㅎㅎ

큰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 되셨다니 참 좋습니다. ;)

내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행사에서는 오히려 내부보다 외부가 더 좋은 효과를 보이기도 하지요^^ 저도 한 번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3층짜리 커피숍을 통째로 이용해서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하루 동안 연 적이 있었어요. 그 날 카페 입구쪽에 설치된 부스 3군데 중 한 곳의 디자이너 분이 자리가 마음에 안든다며 컴플레인을 강하게 거셨었으나... 결과는 그 디자이너 분의 수익이 상위 탑 3 안에 들었던게 기억이 나네요. 오셔서는 무척 뾰루퉁해 계시다가, 가실 때는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가셨던 그 분ㅎㅎㅎ 그런데 솔직히 그 분 옷이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예뻐서 저도 장모님 선물로 한 벌 샀더랬죠!!:-)

고생 많으셨습니다. 푹~쉬시고 재충전 하셔요!!:-)

아 그렇군요. 오히려 늦게 간 것이 운이 좋았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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