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초우의와 stan

in #kr-diary20 days ago

비가 쏟아지는 날, 오전 일찍 지하철에 평소보다 사람이 더 많은 듯 싶다. 연착도 좀 되는 것 같고. 예비군 훈련장 까지 가는 길이 오늘 따라 더 험난한 것 같다. 3번의 지하철을 환승하고 버스까지 타고 겨우 도착한 훈련장에서 갑작스런 분대장 당첨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조교로부터 판초 우의를 입고 이동할 것이란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예전 훈련소 때 판초우의 사건이 기억속에서 살아났다. 훈련소 온 첫 날 비가 많이 와서 그 낡아빠진 판초우의를 입고 이동했고 대부분 감기에 걸려 엄청난 고생을 했었지.....

어제의 예비군은 평가제였지만 오늘은 우천시라 평가제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서울의 과학화 예비군은 훈련이 좀 빡세긴 한 듯 싶다. 포항에서의 예비군은 상당히 수월했었는데 여기서는 k2 총도 계속 쏘고 모의로 총도 계속 쏘고 비가 오든 안 오든 실제 사격과 모의 사격은 프로그램에 계속 들어가 있다. 더욱이 무서운 것은 평가제를 도입하여 각 분대의 평균으로 점수를 매기고 그럴로 퇴근 순서를 정한다는 거....

3년 짜리 군생활을 했지만 나 같은 특례 친구들은 k2를 이번에 처음 만져봤고 총 드는것도 힘든 사람인데 ㅋㅋㅋㅋ 예비군 훈련소에서는 어짜피 나이를 모르니 얼굴 생김새로 나이를 추정하는데 작은 체격에 내가 어려보였나?

힘든 예비군 일정이 이제 절반 쯤 왔고 또 절반이 남았다. 그래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고 영상 틀어주고 대기만 하면서 야외 훈련 하면서 실제로는 얼마 하지도 않는 이전 예비군 훈련보다는 훨씬 효율적이고 빡센 제대로 된 훈련이 아닌가 싶다.

또다시 2시간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했다. 왕복만 4시간이라니 정말 끔찍하다. 하필 배정 된 곳이 예전 한참 학창시절을 보냈던 곳이었기에 익숙한 역에서 내렸을 때 한 때 꿈과 희망이 많았던 내 과거의 모습이 떠올라 나를 참 힘들게 했다. 그래서인지 몸이 힘든 와중에도 잠을 계속 잘 못 들고 있는 걸까? 돌아오는 길에 다시 또 하늘에 구멍이 뚤렸는지 비가 내린다.

비오는 와중 유투브 알고리즘으로 인해 에미넴의 stan 노래가 추천영상으로 떴다. 노래에 욕이 좀 많아서 그렇지 진짜 정말 대단한 아티스트가 아닌가 싶다. 한 분야의 최전선의 그를 보면서 정말 그의 끊임없는 노력과 재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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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여러 해 남으셨나 봅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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