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회사 이야기] 드디어 첫 직장에 출근하다!

in #kr-dev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게임 개발자 @redkain 입니다.


지난 번에 이어서 저의 첫 직장에서의 일들을 써 볼게요 ^^


2005년 4월 중순 드디어 부푼 꿈을 안고 첫 회사에 출근을 했습니다.

지난 번에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제 친형과 함께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 같은 회사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들어간 팀은 PC 온라인 MMORPG 팀이었고 쿼터뷰(대각선에서 45도 정도로 비스듬하게 내려다 보는) 방식의 3D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이미 서비스 되고 있은지 한참이나 되는 게임이었고 당시에 아는 사람은 아는 정도의 고만 고만한 게임이었습니다.

저희는 배정 된 자리에 앉았고 그날의 대부분의 시간은 컴퓨터 셋팅을 하느라 정신 없이 보냈습니다.

처음에 윈도우 설치부터 그래픽 드라이버 설치, 네트웍 드라이버, 사운드 드라이버 등 각종 프로그램들을 설치해야 하고 네트웍 ip, 게이트웨이 등 회사에서 알려주는 정보를 셋팅하고 수첩에 잘 적어 놓고 해야 합니다.

여사원이었으면 다들 때로 몰려 들어서 알아서 척척 해주겠지만(다들 경험들 있으시죠? ㅎㅎ)

남자 사원에게는 그런거 없습니다~ 이 사회는 냉정해요! 기억하세요!


슬슬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누군가가 와서 스타크래프트를 미리 설치해 놓으라고 하더군요 ㅡ.ㅡ

감이 오시나요?

이게 바로 게임회사의 참다운 모습입니다요!

점심은 회사원들과 함께 우르르 한곳으로 몰려 가기도 하고요 각 파트별(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머)들끼리 따로 몰려서 가기도 해요

아니면 각 팀 별로 같이 가거나요


첫날인데 사람들이 모두 좋으신 분들이라서 불편하고 그런거는 없더라구요

분위기도 좀 자유로워서 좋았고요

이것 저것 얘기도 나누고 간단하게 인사도 나누면서 다들 잽싸게 점심 식사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부랴부랴 회사로 들어갔죠


자리에 앉은 저희들 앞에 드디어 피튀기는 전쟁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스타크래프트 4 대 4 게임을 해야 하는데 서로 자신의 팀에 유리한 직원을 넣을려고 신경전부터 치루더라구요 ㅎㅎ

저희는 이날 처음 게임에 참가한거라서 아직 실력을 모르는 상태라서 저와 저의 형은 같은 팀이 되었고 나머지 둘은 보통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을 붙여 줬어요

게임에서 이기겠다는 꼼수가 눈에 보이더군요 ㅡ.ㅡ+

그리고... 전쟁의 시작!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당당히 말씀드리지만 게임 폐인 중에 폐인이었습니다. 하하하;;

군대 전역 후 게임방 죽돌이로 살았던 나의 2년의 시간!

하루 12 시간을 2년의 시간 동안 스타크래프트로 불태웠었고

이후 5년의 시간을 리니지에 빠져 방구석 폐인으로 살았단 말입니다! 게임이여 영원하라!


저와 저의 형은 게임이 시작되자 마자 눈에 보이지 않는 손놀림으로 유닛을 생산을하고

강력한 초반 러쉬와 함께 전략 전술을 병행 하면서 상대편에게 압박감을 주었습니다.

뭐 이정도만 얘기해도 결과야 뻔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저희 팀은 게임에서 승리를 하였고, 회사 내에 신입들의 강력한 힘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죠

이거 이거.. 회사 동료들에게 프로그램 실력을 뽐내야 하는데 겜 실력을 먼저 알리게 되었네요 ㅋㅋㅋ

게임에 승리한 저희는 진 팀에게 커피 한잔을 얻어 먹으며 강자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오후 일과가 시작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프로그램 설치가 끝나고 프로그램 작업을 위한 각종 툴의 설치를 완료해 나갔죠

그리고 게임 소스를 다운받고 오픈 중인 이 프로젝트의 게임 설치도 마무리를 했습니다.

모든 프로그램 설치가 완료 되고 나니까 첫번째 일거리가 주어지더군요


"지금 바로 게임에 접속해서 캐릭터 레벨을 30까지 만들어 봐라"

...

이야~ 첫 업무가 게임 레벨 올리기라니 ㅠㅠ 부럽죠? ㅎㅎ

게임 소스를 파악 하려면 우선 게임 시스템이 어떤지 먼저 알아야 한다면서 게임 레벨 올리면서 시스템 파악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안그래도 제가 왕년에 MMORPG 를 즐겼던 유저라 즐겁운 마음으로 게임에 접속을 했습니다.

저와 저희 형은 열심히 전사 캐릭터를 만들고 닉네임도 나름 멋지게 지어서 실 서버(유저들이 게임을 하고 있는)에 접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첫번째 시작 마을의 광장을 향해 신나게 뛰어갔죠 (물론 캐릭터가..)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반응을 한번 살펴 볼까? 하는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달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광장에 들어선 순간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 하게 됩니다...

분명 그곳을 가득 메우고 있어야 할 백만 유저 군단은 온데 간데 없고...

딸랑 십 여명 밖에 안되는 유저들이 자동 장사 기능을 열어 놓고 덩그러니 서있는 겁니다 ㅡ,.ㅡ

뭐야? 이 게임 왜이래? 망했나? 서비스 중인데???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험난한 게임 이야기는... 아니 게임 회사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크흠!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좌충우돌 나의 첫 출근 이야기였습니다.

다음에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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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같이 일하다니 신기합니다.. ㅎㅎㅎ
회사에서 스타 하는 장면은 많이 익숙하네요.

가족이 함께 일하면 서로 의지가 되서 마음이 편하답니다. ^^
점심시간에 게임 한판 즐기는 모습은 it 쪽이라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같아요

정말 그럴것 같아요. 만에 하나라도 부당한 대우도 쉽게 안당할것 같고... (같은 고등학교에 형이 다니고있는 그런 느낌?) ㅋㅋㅋㅋ

그런 부분에 있어서 확실히~ 든든합니다 ㅋㅋㅋ

"스르륵 쾅, 야 내동생 때린 놈 나와." 이런건가요? ㅎㅎ

점심에 스타라니 참 꿀이구나 생각했는데...오후 일과 부터는 헬이겠죠?...ㅋㅋㅋㅋ
다음 이야기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ㅎㅎ

그래도 첫날은 수월했어요 ㅎㅎ
오후에 그 회사에서 만들어서 오픈했던 게임에 접속해서 캐릭 새로 만들고 레벨 올렸거든요 ㅋㅋㅋ
물론 이것도 엄연히 업무의 일부입니다~ ㅋㅋ

오오.. 형제 플머 좋네요.ㅎㅎ 예전엔 진짜 다 같이 스타 하는 맛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게 많이 사라져서 아쉬워요.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요즘은 동료들이 오버워치를 하는데 저는 이제 아재컬이라서 못따라 가네요 ㅎㅎ
그래서 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한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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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야기까진 오~게임회사 재밌겠다ㅠ 였는데 막판에 자동장사십여명에서 걱정이 퐉오네요 ㄷㄷ

흔들흔들 거리는 it 업계의 현실입니다 ㅋㅋㅋ
그래도 이 당시만해도 게임 업계의 발전이 한참 이뤄지던 시기였었죠

요즘은사실상 pc 온라인게임시장이 탑게임들빼곤 거의 생존하기힘들어져서 더욱힘들겠네요 대신모바일게임강세긴한데 게이머입장에선 그게임이그게임같아서 결국 플스하게되네요 ㅠㅋ

모바일 시장도 대기업 빼고는 다 망했어요 ㅋㅋ
이제는 돈있는 회사 아니면 대작 만들기도 힘들어요
그리고 돈 있는 회사는 맨날 같은 소스로 그래픽만 바꿔서 게임을 찍어내니
유저들은 그 게임이 그게임이라고 지쳐만 가고요
그런데 리니지 레볼루션 같은 게임이 하루에 몇백억이나 벌어 들인다는 기사를 보면
그냥 우리나라 게임업계 전체가 답이 없는거 같아요 ㅎㅎ

맞아요 ㅎㅎ 소스돌려먹기같더라구요 언젠가부턴이런말이들리더라구요 우리나라는 게임강국이아니라 게이머강국이다 ㅠ 즐기는이는많은데 게임의질이 따라가질못하네요 ..그래도 배틀그라운드만든회사가 한국회사라고하니 희망은있겠지요 ㅎㅎ 리니지레볼루션같은 게임이 우리나라의 미래라면 안습인듯해요 ㅠ

저도 이제 모바일은 버리고 싶어요
이미 몇년 전부터 Steam 에 대해서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간단한 게임이라도 아이디어가 살아있는 게임을 만들어서 Steam 에 올리고 싶네요

게임좀한다고하는사람들은 역시 steam인듯해요 ㅎㅎ 도전해보셔요!!

아 에피소드가 너무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게임 업계에 여직원도 많나요?
이후로 스타할때마다 직원들이 전부 레드카인님 편만 하려했을 것 같아요 ㅋㅋㅋ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ㅁ+ㅎㅎㅎ
잘 읽었습니다.

모두들 꽃밭을 꿈꾸지만 현실은.. 매콤한~ 그 밭 아시죠? ㅎㅎ
저희 형제 둘다 겜을 잘해서 이 이후에는 저희 둘을 갈라 버렸어요
너무 유리하다면서요 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첫날의 동분서주 하는 모습이 그려 지네요.

첫날은 항상 정신이 없어요
it 쪽은 어느 회사를 가던 제일 먼저 컴퓨터 셋팅부터 새로 싹 해야하거든요
그리고 자신이 평소에 즐겨 쓰던 각종 프로그램까지 설치 해야해서 하루가 그냥 날아가 버려요 ㅎㅎ

게임회사는 일반회사랑 진짜 다르군요^^
게임하는게 업무라니!!!
너무 신기해요☺
친형님과 일하시면 갈등은 없으신가요?ㅋㅋ

확실히 게임회사 만의 톡특함이 있어요
그게 좋아서 이 업계에 계속 붙어 있게 되는거 같아요 ㅎㅎ
형제끼리 성격이 비슷해서 충돌은 없어요
어릴적에만 좀 싸웠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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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힘든 직종에 몸담아 계시는군요.팔로우 합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it 분야가 힘든것으로 유명하죠 만이 개선 되었다고는 말들을 하지만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 후퇴 한거 같아요 ㅎㅎㅎ

음 저도 컴퓨터를 전공하는데 마지막 한학기만 남았습니다.
환경이 it쪽은 여전히..그런가요

여전해요 매일매일 지긋지긋한 야근에 툭하면 자금 없어서 무너지는 회사
그리고 대기업들의 독점 때문에 과거보다 더 힘들어 진거 같아요
그리고 투자 심리도 위축되서 거의 완성형을 가져와야 투자를 해줘요
프로토 타입을 만들 때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기간이 필요한데 자금이 없으니 프로토 타입을 아예 만들 수 없고요
결국 투자를 따내는 회사는 자금이 뒷받침 되는 돈있는 회사들이라서 그런 회사들끼리 서로 나눠 먹고 하고 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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