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다]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통해 본 현대 불평등 양상과 극복 방향

in #kr-contest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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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ighyoonzi 입니다. @oldstone 님이 주최하신 독서경연대회에 참가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읽은 책은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에요. 저는 지금 대학생이고요, 이번학기 '고전읽기와 글쓰기'라는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데 그 수업을 들으며 읽고 써봤던 글입니다!!

루소의 불평등 이론에 대해 생각하고 이러한 불평등이 어떻게 현대사회에서도 유지되고 있는지, 그럼에도 현대사회의 불평등은 루소 시대와 어떻게 다른지에 주목해 보았어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때 비트코인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어 예시로 들어보았습니다. 글의 구조에 주목하며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이 길어서 좀 재미 없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머리를 싸매며 썼던 글을 이번 기회에 공유하고 블록체인 기반 스팀잇에 남겨두면 좋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통해 본 현대 불평등 양상과 극복 방향>

‘불평등은 자연 법칙에 위배된다.‘라는 대주제로 전개되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루소의 주장은 언뜻 보면 비현실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주장들은 현대 자유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고전도서로서 우리에게 고찰할 과제를 던져준다. 이 주제를 깊이 논의하기 위해서는 고전이 탄생한 시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나아가 우리가 사는 시기를 비추어 생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불평등의 기원과 과정을 이해한 뒤 궁극적으로 현대 사회의 불평등을 분석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불평등’은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가?

자연상태의 원시 인간은 그 무엇도 부족하지 않았기에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은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으며 본인 안에 존재하는 독립 개체였다. 그러나 인간은 타인과 더불어 살게 되면서 다양한 사회 관계를 맺게 되었고 더 이상 혼자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누구의 것도 아니던 것'들이 자신의 것임을 자처하는 사람에 의해 '주인 있는 것'으로 변모했다. 그 결과 ‘가진 자’ 와 ‘갖지 못한 자’가 이분법적으로 나뉘게 되었으며 이러한 구조는 법과 제도 등에 의해 '강자와 약자', '주인과 노예' 등으로 구체화 되었다. 따라서 '불평등'이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위계가 생기고 뚜렷한 경계선이 생기는 것이다. 루소가 풀어낸 이러한 불평등 과정은 현대 사회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 사회 역시 수많은 위계들이 생겨나 사람들을 구분 짓고 있다. 다만, 불평등의 원인이 되는 요소가 과거보다 좀 더 다양화되고 복잡 해졌을 뿐이다.

원시 상태에서 처음으로 불평등을 촉발했던 것이 야금술과 농업의 발명이었다면 현대에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달, 정보의 격차 등이 새로운 원인으로 등장했다. 이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이 생겨나고 동시에 기존에 존재하던 부, 권력 등의 불평등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는 근거로 두 가지 사례를 들고자 한다. 다음에 제시될 두 가지 사례 역시 주인이 없던 무언가에 누군가 나타나 자신의 것임을 주장하고 나머지가 그를 인정하는 과정을 거쳐 통해 소유한 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생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대 불평등은 기존에 제시된 루소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첫 번째 예시는 ‘도메인 사업’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터넷과 모바일은 더 이상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 개의 인터넷 페이지를 드나들고 서로 다른 웹 페이지들은 다른 도메인 주소로 구분된다. 그런데 도메인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있다. 말은 ‘판매’라고 하지만 사실은 일반적인 다수의 사람들이 몇몇 사람들의 소유가 되어버린 도메인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빌려 쓰는 것이다. (Herbert I. Schiller, 2001년, 『정보 불평등』, 민음사) 도메인을 빠르게 선점한 사람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이는 나름의 권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정보의 부족 등으로 이에 대응하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은 갖지 못한 자들이 되었다.

근 몇 년 간 화두로 떠오른 ‘블록체인과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이다. 분산 테이터를 저장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푸는 기술인 ‘블록체인’과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주목되고 있고 이 기술로부터 탄생한 수많은 가상화폐들이 실제로 거래되고 있다. (전명산, 2017년, 『블록체인 거버넌트』, 알마) 이 역시 과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기존에 없던 것이 만들어진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누군가 자신의 소유를 주장한 뒤 사람들은 그것을 사고, 팔고, 채굴하고 있다. 필자는 비트코인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정보를 접하고 미리 이를 선점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가 2017년 현재에도 존재하며 10년 사이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감히 확신한다. 이는 새로운 부를 낳을 것이고, 새로운 부는 곧 새로운 불평등을 뜻한다. 루소의 주장대로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불평등으로 인해 사회 균형은 깨져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불평등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가? 아니다. 우리는 불평등 해결의 실마리를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루소의 주장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완벽한 자연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설사 가능하다 해도 더 큰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핵심은 자연상태를 ‘지향’하며 불평등의 격차를 조금씩 줄여 나가는 방향성이다. 현대 사회에서 격차를 줄여 나가기 위해서는 이미 갖고 있는 자들이 그들의 소유를 조금씩 공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물론, 이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보와 과학기술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copy left 진영을 예시로 들고 싶다. Copy left 진영은 창작 기술과 결과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자 한다. 과학 기술과 정보가 곧 권력이고 부인 시대에서 이를 타인과 나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소프트웨어 코드 등을 비롯한 고급 정보와 기술들을 소수에 귀속시키지 않고 나누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추세이다. 구글의 텐서플로우, 게티이미지의 CCL, 안랩의 백신 프로그램 등이 이에 해당된다. 선한 기업가와 기득권이 Copy left를 시도할 때, Copyright는 점차 그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기술과 정보는 다수에게 공개됨으로써 접근성이 올라갈 것이고 더 많은 인원이 이를 발전시키게 되어 궁극적으로 인류의 역사도 진보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도 점차 완화되어 ‘자연상태’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을 몇 문장으로 요약하고 단정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단편적인 이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고전을 읽는 핵심은 그 사상의 핵심을 이해하고 그로 인해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있다. 루소의 주장을 재해석하고 우리 사회에 적용하는 일은 독자들의 몫이다. 현대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불평등에 시달리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불평등을 그대로 둬서는 안되며 그 누구도 몇몇 기준에 따라 약자가 되어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현대 사회는 기득권의 ‘내려놓기’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불평등의 정도를 축소시켜야 한다. 자연상태 이후로부터 심화되어 온 불평등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인간의 ‘완성가능성’을 믿고 고쳐 나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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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어려운책 읽으시네요... 대단bb 시험끝나고 정독해볼게용ㅎㅎ

ㅋㅋ ㅠㅠ 감사합니당!!

Its very nice and wonder post i like it your post i upvotes for you please upvote me
https://steemit.com/bitcoin/@keerthi12345/bitcoin-emerges-as-crisis-currency

아 저도 대학교 때 '고전읽기와 글쓰기' 이런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ㅠㅠ
들었던 교양 과목이 '기업가 정신' '데이터 베이스' 이런류의 수업이었죠 ㅠㅠ

ㅋㅋㅋ헉 전 경영주전에 기업가정신 복전생이에요!ㅋㅋㅋ 신기하당. 이 수업은 졸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필수교양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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