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최종 이론은 없다.

in #kr-book2 years ago

지난달은 꽤 오래된 과학 고전들을 읽었다. 그 중 나의 사고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책 한권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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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마르셀로 글레이서"의 최종이론은 없다라는 책으로 에세이와 과학 내용을 다루고 있는 꽤나 잘 쓰여진 책으로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었다.

사실 저자는 학생부터 연구원 시절 "최종이론"에 대해 연구하던 학자였다. 저자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기에 무엇이 그의 사고를 바꾸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었고, 무엇보다도 나 또한 최종이론의 신봉자로써, 책 제목의 어그로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작가가 최종이론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얼추 나와 비슷하다. 어둠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시작하여 종교와 과학의 힘에 빠졌고 이를 통해 영원한 "진리"를 찾겠다는 과학자가 된 것

선대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추구했던 영원한 진리가 무엇이었으며, 지금도 많은 학자들이 꿈꾸는 "최종 이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사람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최종이론은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는 초끈이론도 아니고, 리 스몰린이나 카를로 로벨리와 같이 요즘 많은 저작 활동을 하고 있는 quantum loop gravity 도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어떠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최종 이론" 이다.

물론 저자가 활동했을 당시 그 최종이론의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가 초끈이론이었고 저자는 끈이론 우주론과 관련된 일들을 연구했었던 경력이 있긴 하나 이 책 속에서 저자는 우리의 환원주의적 사고 방식으로 인해 학자들이 너무나 "최종이론"에 집착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반문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직 우리가 멍청하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책 부제에서 서술하는 것 처럼, 저자는 "현대 물리학"을 이야기 하기 위해 초반부에는 우주론(빅뱅, 인플레이션 이론 등)과 대칭성 그리고 비대칭성을 이야기하며, "대칭성"도 중요하지만 "비대칭성"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수학과 물리학에서 수학적 아름다움을 위해 대칭성을 도입하여 자연현상을 기술하지만, 결국 그 "현실 세계" 에서는 그 대칭성들이 다 깨진 비 대칭성이 우리 눈 앞에 등장한다며 생각보다 완벽한 것이 아닌 불완전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여 통일이론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서술한다.

저자가 말했듯이 결국 물리는 근사의 학문이고, 근사의 학문이기에 결코 "완벽"할 수 없다. 보다 냉혹하게 표현한 저자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이해는 언제까지나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 (아마 세계 보다 우주가 더 적절한 번역 표현이 아닐까 싶다. World 라고 해서 그냥 세계로 번역한 것일까?)

대칭성 보다는 비대칭성 중심의 이야기를 하며 저자는 시간에서 물질로, 물질에서 생명으로 생명에서 존재까지 "비대칭성"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물리학은 대칭성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기술한다. 그러나 현실은 대칭적이지 않다. 물리학에서 기술하는 방정식들은 해는 t-> -t 즉 시간의 방향을 반대로 해도 만족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 우리는 이것을 기술하기 위해 이런저런 법칙들을 만들어 설명한다. [ 대표적으로 엔트로피 법칙이 있다]. 아인슈타인이 시공간의 개념을 만들어 시간과 공간을 같은 위치선상에 올려놓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시간은 흥미로운 개념이고 공간과 구분되어야 한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것들이 많지만 책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많이 다루지는 않는다.

슈뢰딩거가 그랬듯이 많은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기원 연구를 거쳐 생명의 기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됬고 환원주의적 가치관이 잘 먹히는 생물학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 장회익 교수님은 온생명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생명을 이해하려고 했던 물리학자이다. 관련 글 [책] 생명을 어떻게 이해할까?
] 저자 역시 생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책 속에서 자세히 들어난다. [책의 나머지 절반은 생명과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 특히 후반부에는 존재와 불완정성에 대해 상당히 재미있는 의견들을 서술한다. 인류원리(책에서는 인본원리로 번역되었다), 외계인, 외계 행성 등등 이야기도 등장하며 저자와 여러 학자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하고 싶은 말은 더 많긴 한데 머릿속에 두서 없이 정리가 잘 안된다. 키워드를 따로 적어놓은 노트가 분실되서 아쉬울 뿐이다.

책상 위에 올려둬 올해 심심할 때마다 이 책을 여러번 돌려 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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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읽기에는 좀 무리가 있겠죠?
호기심이 생기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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