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공립특수학교 설치 반대 뉴스를 접한 엄마의 단상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baby7 years ago

2013년 첫째가 때어났습니다. 그 힘든 산통을 겪은 직후였음에도 제일 먼저 귀 기울인건 아이의 울음소리였습니다. 아이가 크게 울음을 터트린다는 건 건강하게 태어난 걸 의미한다는 것을 어디서 본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다섯개의 손가락, 발가락 다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아이가 건강하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는 조금 안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노산인 탓에 혹시나 싶은 엄마 마음에 청각검사니, 선천성이상검사니, 시각검사니 신생아때 할 수 있는 기형아 선별검사를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신청을 했고, 모두 정상이라는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을 했었지요.

첫 아이가 태어난 한 해 10가지가 넘는 아이의 예방접종을 하면서 1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에야 국가필수접종이 많이 늘었지만 불과 5년전만해도 선택접종이 많아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겠다 싶었지요. 그때 제가 신랑한테 한 얘기가 있습니다.

자기야. 그래도 우리는 아이 접종비를 걱정안해도 되지만 진짜 돈이 없어서 아이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는 부모 마음은 어떨까? 게다가 돈이 없어 예방 접종을 못했는데 하필 그 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그 부모는 진짜 평생 한스럽겠다. 정부가저소득층한테라도 접종비를 지원해줘야하는 거 아냐?

엄마는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엄마 탓인가 싶어 뜨끔할 때가 많습니다. 유난히 면역력이 약한 첫째가 감기에 걸려 꽤 오랜동안 항생제를 복용하기만 해도 유아기 때 모유를 짧게 먹여 그런가 싶어 마음이 아픈데 아픈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요? 모든게 엄마탓인것 같을겁니다.

그런데 어제 뉴스를 보면서 무릎꿇은 엄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강서 공립특수학교 건립을 위한 주민 토론회에서 특수학교가 들어서게 되면 떨어질 집값이나, 혹시 모를 사고를 이유로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장애우를 둔 엄마가 무릎을 꿇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본 주민들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 끔직했습니다.

쇼 좀 그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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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엄마가 아이를 위해 무릎을 꿇었는데 쇼라니요.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으면 죄인인건가요? 아무리 돈이 좋고 나의 이해관계가 중요하다지만 참 씀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님비현상이 계속 되는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껍데기는 세계 대국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아직 갈길이 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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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저도 뉴스를 보며..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nimby 현상이 심한것 같아요.
남의 크나큰 부상은 건성으로 보고
본인의 자그마한 상처는 난리가 나는거죠...

정말 다른나라도 그러는지 너무 궁금해요. 어디 돈이 된다 싶으면 투자열은 엄청 높으면서 왜 이렇게 시민 의식이나 노블리스 오블리쥬는 기대할 수 없는 건지 너무 안타깝기만 하네요.

정말 가진 사람들이 더 한다는 말이 딱이네요.
집값이 뭐가 그리 중요한지..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 무릎까지 꿇은 엄마들 앞에서 한 말은 아닌 것 같네요..감사합니다.

저도 이 뉴스 봤어요 워킹맘님~~~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ㅠㅠ
쇼좀 그만하라니 그게 할소리인지!!!
장애아를 낳은게 죄도 아니고...
에효~ 한숨만 나옵니다.

네... 제가 장애우를 키우는 엄마는 아니지만,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정말 마음아프더라구요.

아.. 저도 이 영상 봤습니다. 특수 학교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중에 허준박물관이 있고 하니 병원이 드러서는것이 더 낫다 라는 의견이 있더라구요. 물론 이 의견도 어느정도 이해는 되지만,
"같은 부모이지 않느냐," "아이들의 교육을 포기 할수 없다"라는 특수학교를 찬성하는 어머니들의 목소리와 부탁의 모습을 '쇼'라고 표현하는 장면에 정말 화가...
조금더 이해하고 같이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ㅜ
팔로우 하고 갑니다!

저도 이 기사보고 정말 너무나 속상하더라구요.
쇼라는 말을 한게 진짜인지 의심할정도로 믿기지도 않구요. 장애를 가진 건 죄도 아니고 어느순간 누구에게 올 지 모르는일인데 다들 어쩜 저러는지ㅠㅠ 할 말이 없네요..

저 또한 저 기사 접하면서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쇼하지 말라.

다소 충격적인 발언이었죠.
물론, 대한민국에서 땅값이 오르고 떨어지고 하는 현상은 주민들에게 상당히 민감할 수는 있습니다.
전 재산을 걸어 투자하고 1-2%에 예민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사람들이 살아가고, 아이들이 살아가는게 단지 한 부모 밑에서만 교육받고 삶을 배우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분명 한 개인이 살아가는데에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죠.
반대하시는 분들도, 그리고 그 분들의 자녀들도 아마 자신들의 가족 뿐만 아니라 사회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왔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저 또한 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땅값에 있어서도, 종로의 경인학교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종로 땅값하면 말 다한 거 아닐까요.

이런 기사를 접할때마다 사회가 점점 이상해지는것 같아 두려움이 듭니다.
과학과 문명은 나날히 발전하는데 왜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떨어지는지...ㅠㅠ

그러게 말입니다. 혹자는 너무 빠른 경제성장으로 사람들의 의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하겠지만, 그건 너무 오랫동안 울거 먹은 이유가 아닌가 싶네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된게 그렇게 오래 전 일이 아닌데, 서로 돕고 배려하는 문화가 필요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참 저도 저 기사를 받는데 열받더라구요 같은 엄마고 아빠인데 이해를 못하는지.....

혼나님.. 애 키우는 입장에서 kr-baby를 이끄시던 혼나님의 복귀를 다시 한번 환영해요...^^

정작 피해자인 엄마들이 무릎꿇은 상황과, 그걸보며 '쇼 좀 그만해라'의 상황이 참으로 참담하네요. 문득 세월호의 상황과 뭔가 오버랩되는건 착각일까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혹시모를 악용을 감수하고라도 사회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우선시 해야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아직 갈길이 정말 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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