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소에서 온 택배

in #kr-baby6 years ago

5세 이하의 자녀를 두신 엄마라면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이해하실.....

복순이가 매달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호비.

이번달 부록은 붕어빵가게 놀이.
특히나 애타게 기다렸던 붕어빵놀이라서
오늘 아침 8시 반부터 저녁 8시 반까지
한 5백개정도는 먹는시늉을 한것같다

우리집에 정말 아무데나 굴러다니고 있는 이 호비!!!

이것은 영유아용 정기구독 월간 학습지 같은 것인데
책, 영상DVD, 장난감이 한 세트로 매달 배달되는 시스템이다.

복순이는 만1세때부터 구독.

아따 브루클린 김가네 며느리 교육열 끝장나부러

....가 아니라

이것은 정미소 외할머니의 강제 권유.

심지어 교재값도 친정엄마가 내주고,
교재값보다 몇배는 더 드는 국제 택배비도 내주고(!!!)
이걸 매달 정미소 주소로 받아서 미국으로 부쳐주기를 어언 2년 반.

택배비만 모았어도 집을 샀.....

...지는 못하고

하여간 수억 썼다 수억.

그렇게까지 우리 친정엄마가 복순이의 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딴건 몰라도 우리 복순이 한국말 잘해야 한다고

우리 시엄니의 경우엔 영어를 (어쩌면 나보다 훨씬) 잘하시는 편이라서
복순이가 장차 학교 교육이 시작되어 영어를 위주로 사용하게 된다 해도 아쉬울것이 없으심....

그러나 우리 정미소 친정엄마......

영어는 무슨 말라비틀어진....
복순이 한국말 똑바로 가르쳐라 애미야!
돈은 얼마든지 뒷바라지 해줄테니

아따 누가 들으면 정미소가 무슨 재벌인줄 알아요.

하여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우리 금쪽같은 복순이가 한국말을 할줄 알아야 하므로....
호비를 2년 반동안 EMS로 받아서 같이 영상도 보고 책도 보고 하며 한국말은 정말 기똥차게 잘하게 되었는데

영어를 전혀 못....

그리고 매달 택배가 정말 저 교재들만 오느냐 하면
손바닥이 오백평인 우리엄마는 그럴수가 없기에

볶은깨, 고춧가루, 고구마말랭이 (이거 내가 만삭때 먹다가 설사 심하게 해서 병원가서 수액맞고 300불 청구당함;; 교포2세 한국인 의사는 고구마말랭이가 뭔지 이해를 못함;;;)
등등 여러가지가 바리바리 오는데

일전에 소개한 찜질방 옷 같은것도 오고
30몇년전 추억에 한껏 취한 엄마가
읍내 [보물마트]에서 이것저것 귀여운 악세사리같은것을 사서 보내준다.

예를들면

이런것

30몇년전에 내가 했었던거랑 똑같은거라며
친정엄마는 추억에 잠겨 깔깔깔깔 넘어가고~
나는 이런 촌스러운걸 뭐라고 여기까지 보냈냐고 구박을 있는대로 들이붓고 있는데

이걸 머리에 달아야 하는 장본인인 복순은

너~~~무 맘에 든다며

김복순,
만으로 3살 반인데
태어나기를 머리숱이 적게 태어나
약 3년을 민들레 홀씨같은 헤어스타일로 지내다가
올봄에 겨우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해 겨우겨우 끌어모아 삐삐머리를 하고 다니는데
그나마도 숱과 길이가 부족해 옹색하기가 이루 말할수 없는 지경

(복순애비 머리가 훨씬 길고 풍성함;;;)

하지만 머리숱이 너무 많아 보통 고무줄로는 포니테일 하다가 끊어지기 일쑤인데다 어깨 결림이 생길 정도인 나 역시 어릴땐 민들레머리였다고 하니
복순!
걱정말어~~~

하며 키웠건만
정작 본인은 머리 긴 애들이 그렇게나 부러웠는지
저 가발을 달고 빼려고 하지 않는다.

거기에 엄마가 읍내 장날에 가서 득템해온 풍기인견 원피스까지 입으니

황제의딸이 따로 없다

(본인 모습에 심하게 반한 복순)

복순이 본인은
애미가 심혈을 다해 고른 북유럽 감성 럭셔리 고급진 한국보세 아동복을 다 제치고
이 풍기인견이 최고로 예쁘다고 함

이쯤되면 정미소 외함미랑 복순이랑 짰네 짰어

어쨌거나
돈도 돈이고, 매달 우체국에 가서 택배를 부쳐주는 엄마의 수고에, 이것저것 챙겨 보내주시는 정성에...

한달에 한번 [우체국 택배] 상자가 오는 날은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울컥 울컥 하기도 하고
지난번에 보내줘서 맛있게 먹었던 쥐포 이번에도 보내랬더니 왜 안 보냈냐고 또 막 울컥 화가 치밀기도 하고
저놈의 붕어빵 오늘 500개 먹은 생각을 하면 토가 치밀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조금 센치해지곤 하는 것이다.

+덧+

한국에선 흔한데 미국에 잘 없는것 중 하나. 밤.

밤을 본적이 없는 복순이의 생각,

“양파!”

그림책만 보고 배운 “배”는 한국 배라서 동그란 모양.
슈퍼에서 파는 배는 서양배라서 조롱박 모양.

슈퍼에 울려버리는 깔깔깔 웃음소리

“엄마! 이 배에 혹났어!!!! 깔깔”

Sort:  

진짜 붕어빵인 줄 알았습니다 아하하...

미국에는 밤이 잘 없군요 모양만 보면 양파같기도 하네요ㅎㅎ 이제 영어 한국어 다 능통해질거예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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