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을찾는여행#12]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잘못된 이름이다?!

in #kr-art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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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유럽여행기의 캣팜 입니다.

제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흔히 우리에게 알려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정확한 명칭이 아니랍니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에 그려진 작품을 천지창조라고 부르는 나라는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 뿐이며, 이 작품의 정식명칭은 미켈란젤로의 천정화 입니다.

미켈란젤로가 천정화를 2개, 3개 이상 그렸으면 좀 더 정확한 명칭을 부여해야하지만 미켈란젤로 살아생전에 단 하나의 천정화만을 그렸기에 고유명사로 자리잡아 작품명이 되었다고 하네요.

참고로 가장 정확한 명칭은,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 라고 합니다.

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기에 앞서 르네상스시대의 3대 거장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설명해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라파엘로
    일찍이 천재라 불렸던 라파엘로는 18세의 나이로 마에스트로 칭호를 얻고 제자를 거느리고 다녔습니다. 좋은 집안과 수려한 외모로 좋은 성품까지 갖춘 탓에, 라파엘로가 지나가면 새가 어깨에 앉고, 고양이가 다가와서 몸을 부빈다고 할 정도로 만인의 사랑을 받는 이였습니다.

  2. 미켈란젤로
    누구나 다 알법한 미켈란젤로의 작품과 이름과는 다르게 실제 성격은 굉장히 소심하고 괴팍하였다고 하네요.
    라파엘로를 싫어하는 유일한 사람 혹은 율리우스2세와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예술가 라고 평해지는 것만 봐도 그의 성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3.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는 형이 해줬던 말이 생각나네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아니라 레오나드로 다- 빈치 라고... ㅎㅎ
    직업을 33개나 가졌던 천재. 였지만 이미 이곳에는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라는 두 명의 천재가 자리잡고 있어 이 구역(?)에서는 내가 나설 자리가 없겠구나~ 라고 하며 떠나갔다고 합니다.
    오늘 제가 포스팅할 바티칸의 작품들도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이므로 다 빈치에 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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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라파엘로의 작품 앞에는 사람들로 꽉 차 있어서 사진을 찍을수가 없는데 운이 좋아서 한컷 성공!!! 가이드분도 이런날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

라파엘로의 대표작으로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학자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중앙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나와있으며 왼쪽에는 녹색옷을 입은 소크라테스, 왼쪽 구석에서는 열심히 무언가를 쓰고있는 피타고라스가 있습니다. 계단 중앙에 누워있는 이는 디오게네스이며 가운데 탁자에 기대어 가죽장화를 신고있는 자는 미켈란젤로입니다. 총 54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대작..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자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는 서로 라이벌의식이 있었으며 미켈란젤로를 달갑게보지않아 아테네학당의 스케치본에는 미켈란젤로를 그리지않았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라파엘로가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를 보고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이 사람과 라이벌이라 생각했던것이 부끄럽다.

30대에 미켈란젤로의 실력에 탄복한 라파엘로는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고 라파엘로 자신의 화풍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미켈란젤로를 아테나학당 그림의 제일 마지막에 그려넣게 된답니다.

또한 자신의 20대의 화풍에 영향을 주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얼굴을 플라톤의 얼굴에 그려넣었으며 그가 사랑했던 여인 마르게리타 를 그림의 왼쪽에 그려놓고 자신의 모습도 그림 오른편에 빵모자를 쓴 남성으로 그려넣었습니다. 현실에서 신분의 차이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한 둘의 사랑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다고 해석되지만 두 사람의 눈은 서로를 향하지 않고 우리(보는 이)를 향하는데요.

우리의 눈을 통해서, 우리의 눈에 비친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았다고 전해지네요.

라파엘로, 이런 로맨티스트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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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의 생애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끝도없이 전해드리고 싶지만 여행기간동안은 여행에 좀 더 집중해야하기에...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귀국하면 좀 더 자세히 다루어볼까합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직접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시스티나 성당 안에서 말도 많이 할 수 없어요. 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최소화하여 후대들이 이 작품을 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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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아, 그리고 원래 바티칸 박물관의 모든 작품들은 교황님의 수집품이고,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왜 미켈란젤로의 천정화는 사진을 못 찍느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천정화의 저작권이 일본에 있기 때문입니다.

... ?
뜬금없이 일본??? 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죠~ 이유인 즉슨, 천정화에 보수가 필요할 시점 교황청엔 보수를 할만한 돈이 없었고 일본방송국에서 저작권을 팔면 보수를 해주겠다고 하여 작품의 보수가 우선이었던 교황청에서 저작권을 넘겨주었다고 하네요.

여기서 또 흥미로운 사실은 저작권은 영원하지 않죠? 바로 내년에 저작권 기간이 만료가 되어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단 사실 !
(내년에 한번 더 와야할까봐요...)

하지만 진정한 예술은 카메라 렌즈가 아니라 내 눈을 통해 내 머리와 마음에 담아가는 법 !!!


음모가 만들어낸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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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쿤

미켈란젤로의 천정화는 르네상스 시대의 중심에 있었던 교황 율리우스2세 의 명에 의해 작업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에 금이 가 있던 것을 발견한 율리우스2세는 궁전 수석건축가였던 브라만테 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고 브라만테는 미켈란젤로에게 그림을 그려서 천정의 금을 가려달라고 명하라 합니다.

여기서 또 재미난 점은, 브라만테가 미켈란젤로를 추천한 이유는 미켈란젤로를 싫어했기 때문이랍니다.
미켈란젤로는 원래 조각가였지, 화가가 아니었기에 그림을 그리게 하면 졸작이 나올 것이고 망신을 줄 수 있을 거란 음모였죠.

아니나다를까 미켈란젤로는 처음에는 거절을 했답니다. 한번도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기에 자신의 라이벌이얶던 라파엘로에게 부탁해보세요~ 라고까지 했던 미켈란젤로였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무시하고 조각가를 비하하는 율리우스2세와 브라만테에게 본때를 보여주고자 작업에 임하게 되었답니다.

...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림이... 처음이라구요???

그렇습니다. 이 말도 안되는 대작이 조각가가 아닌 화가 미켈란젤로로서는 첫 작품이었던 겁니다.


Silence

총 4년 5개월(혹자는 8개월이라고도 함)에 걸쳐 작업하는 중에 미켈란젤로는 거의 누워서 그림을 그리는 바람에 떨어지는 분진으로 인해 오른쪽 눈은 거의 실명에 가깝게 되었고 거북목에 허리디스크, 목디스크에 걸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업도중 비계에서 떨어져 죽을고비를 넘긴 적도 있으며 그로 인해 평생을 절름발이로 살았다고 해요. ㅠ

불쌍한 미켈란젤로...

여담이지만, 살아생전에 워낙 교황이나 황제나 여기저기로부터 불려다니며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며 평온하지 못한 삶을 보낸 미켈란젤로의 묘비명은 Silence 라고 하네요.

아무것도 보지 않고
아무것도 듣지 않는 것만이
진실로 내가 원하는 것이라오
그러니 제발 깨우지 말아다오
목소리를 낮춰다오

ㅠㅠㅠ 제발 깨우지말란 말에 진짜 울컥하더라구요 ㅠㅠㅠ


누가 조각을 하랬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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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내부의 천장화들

실제 조각이 아닌 모두 그림들입니다. 명암과 그림자들도 모두 그려져있어 빛이 비치는 방향으로 그림자가 보이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미완성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본 율리우스2세는 화를 버럭내며 천정에 그림을 그리랬지. 누가 조각을 하라고하였느냐!!! 조각을 다 떼어버리거라!!! 라고 병사들에게 명하였지만 그것은 조각이 아니라 그림이었습니다.

실제로 천정화를 보면 원근법과 명암을 통해 조각들이 떨어질것만 같이 보이고 기둥에 매달려있는 인물화들은 천정에서 떨어지지않으려고 기둥을 붙잡고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불가능은 없다.

길이 41m, 폭 13m의 그림을 바닥에 그리는 것도 아닌 천정에 그리는 작업을 단 혼자서 4년5개월만에 그려낸 미켈란젤로.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본이 복원작업에만 쏟아부은 시간도 10년이 넘게 걸렸다고합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거죠.

불가능은 없다 라는 명언을 남긴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괴테 는 미켈란젤로의 천정화를 보고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의 한계 이상을 보았으며 이러한 능력이 없는 자기자신때문에 풀이 죽어있다 라고 했답니다.

그 유명한 괴테에게마저 영감을 준 작품...

그냥 작품감상하기 정도만을 좋아하는 제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작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목이 아파도 허리가 아파도 다리가 아파도.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다시는 못 볼 지도 모른단 생각으로. 내가 지금 겪는 육체의 고통은 새발의 피도 안 될 정도의 고통을 하루 18시간 365일, 4년이 넘는 기간동안 짊어진 미켈란젤로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기리며 작품을 제 두 눈에 담고 담았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정화가 완성된 모습을 보고 죽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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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소

율리우스 2세가 숨을 거두기전에 했던 말씀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중심에 있었던 교황님이 이런 말을 할 정도의 작품이라면... 정말 죽기전에 한번은 봐야할 작품이지 않을까요??



오늘 바티칸 투어도중 있었던 여담을 말씀드리자면, 가이드분께서 며칠전에 사람이 쓰러졌다고 했어요. 미켈란젤로의 천정화를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았는지 너무 오랜시간 보는 바람인지 쓰러진 관광객이 있다고... 전 당연히 그냥, 그정도로 대단한 작품이다~ 라는 말 정도로만 받아들였었는데 오늘도 실제로 한 분이 실려나갔습니다.

작품을 접하면서 느꼈던 점은 아, 내가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목을 들고 집중해서 길이 41m의 천정화를 하나하나 바라보다가 목을 내리니 순간적으로 뒷목에서 뭔가 찡~ 하더니 머리가 핑~ 돌더라구요... 잠깐 본것만으로도 이런 경험을 했는데 미켈란젤로 당신은 도대체...


교황청의 음악 도둑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재미난 사실을 전해드리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천정화를 감상할때 이어폰으로 들려온 매우 아름다운 음악이 있었습니다. 이 음악은 원래는 외부로 유출이 금지된 음악이었다고 해요.

너무나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었기에 일반인들이 듣게되면 홀리게 되므로 유출이 금지되었던 곡. 어쩌면 영원히 듣지 못할 수도 있었던 곡
알레그리(Allegri)의 미제레레(Miserere)

이를 외부로 유출한 자는 바로 우리 모두가 아는 이름 모짜르트 였답니다.
13세의 나이에 시스티나 성당에서 나오는 음악을 한번 듣고 그날 저녁 숙소로 들어와 악보로 옮겨적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끝도 없이 나오는 명작과 명대사와 예술거장들.

가이드분께서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바티칸에는 예술과 종교와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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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만큼 보인다고 하죠. 전 제 인생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바티칸 박물관 투어를 그냥저냥 작품들만 보고 지나치고싶지않아 제 나름대로 수일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작품들을 보고나서도 놓친부분들은 없는지 또 찾아보고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할수록, 작가들의 생애, 환경, 작품의 시대적배경, 종교관, 역사 등등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흐르고 있으며 그러한 모든 것들이 둘러싸이고 모여서 하나의 작품으로 담긴다는 것을 실감하였고,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깊게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이런 감정을 제가 감히 영감을 얻었다. 라고 표현하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의 경험이 앞으로의 제 인생에 큰 변화를 줄 것임은 확실하다고 생각되네요.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 천정화와 최후의심판, 베드로 성당과 시스티나 성당, 3대조각 라오콘, 토르소, 피에타... 아직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제가 느낀 가슴 벅찬 감동을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내일 피렌체로 떠나야 하기에 이 즈음에서 마무리를 해야할까 합니다 ㅠ

한국에 귀국하면 예술학도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네요. ㄷㄷ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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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영원히 남을 멋진 여행을 하고 계시는군요. ^^ 부럽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인생에 님을 여행중입니다 !! ^^

라오콘을 보셨군요 ㅎㅎㅎ
미켈란젤로가 라오콘을 보고 감탄하면서 보수작업에 참여하기를 감히 사양했다는 이야기를 들은것 같아요..
그 천정의 조각들이 다 그림이었군요 ....몰랐어요^^

우어.. @raah 님의 예술 상식에 감탄합니다. 미켈란젤로와 라오콘에 관련된 기가막힌 일화가 또 있지요. 말 나온김에 조만간에 한번 포스팅으로 써볼까합니다. ㅎㅎ

@ghdcks10 님 덕분에
오랫만에 멋진 작품들 잘보고 갑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바래요^^

감사합니다 ㅎㅎ 앙마님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

진짜 저런걸 어떻게 다 만들고 그리고 했을지.. 예술했던 사람으로써 정말 신기하네요 참..

교과서에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보게되니.. 너무 신기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정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에 경이로운 경험을 하고 왔어요. ㄷㄷ

저도 언젠간 꼭 제 두 눈으로 실제로 보고싶네요!

잘 읽고 갑니다. 집에 굴러다니는 서양미술사 책을 다시 펼쳐보고 싶게 만드시는군요ㅋㅋ

저도 계속해서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 ㅎㅎ 너무 감동을 받아서ㅠㅠㅎ

roys-market님이 ghdcks10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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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여행 잘하고 계시군요~ 몸조심히 돌아오셔서 후기도 꼭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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