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학 해설] 우리나라 작물 재배의 특성. 토양 척박하고, 경영규모 작고, 쌀 집약 농업에 사료작물 포함하면 자급률 낮음
우리나라 작물재배의 특성
토양비옥도(지력)
토양은 돌이 가루로 풍화되고, 동식물의 잔재나 분해된 것들이 섞여서 만들어집니다. 흙의 재료가 되는 모암(母巖)이 좋으면 그 가루로 만들어진 토양도 비옥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모암은 주로 화강암이고, 화강암 가루는 양분을 많이 잡아두지 못합니다. 게다가 흙이 겨우 잡고 있는 소량의 양분도 매 년 장마에 다 쓸려가고 맙니다. 양분이 용탈(물에 용해되어 이탈)되면 토양은 산성화(양분은 주로 양이온인데, 이게 쓸려내려가면 수소이온만 붙어있으므로 수소이온 농도가 높아지기 쉬움)되기 쉽고, 화곡류(볏과의 곡물)를 반만년에 걸쳐 재배하면서,. 볏집이라도 그냥 놔두면 괜찮은데, 집 지붕 재료로 쓰거나 신발을 만들거나, 소 조사료(풀 사료)로 주거나 하여 비옥도는 매우 낮아졌습니다.
경영규모
우리나라 농가 1호(한 집)당 경지면적은 1.48 ha. 미국은 82 ha. 오스트레일리아는 422 ha, 심지어 일본도 1.6 ha입니다. 면적이 좁으니 면적당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비료와 농약을 많이 사용하고 땅이 쉴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지력이 감소하고, 토양이 오염되고, 먹거리의 안전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으로, 요즘에는 저투입 친환경 농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농업 경쟁력이 약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으므로 생산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말은 수십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품질이나 안전농산물이 경쟁력 강화의 전략으로 자주 소개되지만, 평균 품질이 높아진다고 해도 가격이 오르지 않습니다. 또한, 안전농산물은 그냥 당연한 이야기라 이것이 고소득을 보장해주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자원을 덜 투입하고 품질을 먹을만한 선으로 조절하여 가격을 낮춘 제품이 지역의 로컬 매장에서 더 좋은 호응을 얻기도 합니다.
쌀 위주의 집약농업
인류가 하루 3끼를 챙겨먹은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흰쌀밥은 100년전만 해도 우리의 주식이 아니었습니다. 1970년대 식량증산으로 쌀 생산에 올인하면서 콩, 팥, 조, 수수, 기장 등 잡곡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작부체계, 초지농업 미약
쌀 심을 땅도 없는데, 3포식 농업이 가능할 리 없고, 풀밭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낮은 식량자급률, 양곡 수입 많음
쌀을 뺀 다른 곡물(옥수수, 콩, 밀 등)은 수입량이 많습니다. 사실 옥수수나 콩은 유전자변형 작물을 대면적에 기계로 재배하고, 비행기로 농약을 뿌리는데, 우리나라에서 단가가 맞을 리 없습니다. 식량자급률은 사료를 빼면 100%에 가깝고, 사료도 포함시키면 30% 미만으로 떨어집니다. 사료의 대부분은 옥수수이며, 이는 거의 다 수입하므로 당연한 수치입니다. 이를 식량안보와 연결하여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는데, 안보에 중요하면 국방비의 일부를 작물 생산에 투입하면 됩니다. 돈이 안되니까 생산을 못하는 것인데, 정말 안보에 중요하면 그만큼 보조금을 지급하여 생산을 장려하면 될 것입니다.
향문사 재배학 책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53-55P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일본에선 정책적으로 땅을 놀리면 보조금도 지원하고 겨울엔 논에 물을 채워서 지하수등 수맥 관리를 한다는데 울나라가 일본 농업을 따라 갈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농업은 이대로 경쟁력을 완전히 잃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벼농사가 투입되는 노동력 대비 소득이 제일 나은 편이라,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하는데 큰 벽이 존재합니다. 휴경 보상금도 먹고사는데 충분한 돈은 아니니, 농가 고령화와 연계하여 기본소득이나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게 사회 안전망 형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농가주택은 보유하고 계실테니, 의료와 식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지원하면, 농지 이용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논농사 지으시던 어르신들이 물꼬만 보고, 모내기부터 수확가지는 동네 청년에게 실경작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업의 시각으로 볼 필요도 있지만, 고령화 문제로 접근하는게 의외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트랙터 안에 사람이 엄청 작아보여요.
바퀴 하나가 사람 키만할겁니다. 저 넓은 땅을 관리하는데 사람 몇 명 필요하지 않아요.
경영규모가 영세하니 농기계효율이 떨어지고, 농업이 활성화되려면 국가의 역할이 큰거 같습니다
규모화가 필요하긴 한데, 그럼 농가 수가 줄어들테니.. 생계 수단이 애매하긴 합니다.
한주의 시작!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시작해요~^^
토양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약탈농업이죠.. :) 목축이나 낙동그리고 다른 농업도 골고루 발전했으면 좋으련만...
모암 자체가 마그네슘 계열이 아니라서 CEC가 낮은게 비옥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토양학 본지 너무 오래되서--; 무식이 드러나므로 이만 줄입니다. 우리나라 흙이 유럽에 비해 광물 특성에서부터 척박하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물 관리 학문이 발달한게, 토양은 그냥 비옥하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고 합니다. 뭐, 주워들은 이야기라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낙농업은 관련 산업과 함께 계약관계 조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드려요. 관심 자체가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