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학 해설] 식량작급률과 수입쌀. 식당밥이 맛없는 이유와 맛있는 쌀 품종

in #kr-agriculture7 years ago (edited)

식량자급률

2003년 기준 식량자급률은 27.8%입니다. 쌀과 서류(감자, 고구마, 토란, 참마 등)은 1970년대부터 100% 가까이 자급하고 있습니다. 밀, 옥수수, 두류(콩 등)은 미국 등 땅 넓은 지역에서 유전자 변형 생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 대량으로 재배되므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쌀을 수입하게 된 사연

쌀을 싸게 생산하는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에 '관세를 매기고 시장을 개방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관세율에는 한계가 있고, 최대한 관세(513% ?)를 매긴다고 해도, 우리나라 쌀 생산 단가가 훨씬 높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없습니다. 관세화 하는 순간 논바닥은 폐허로 변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협상합니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시쌀 시장개방을 10년을 미루는 대신 의무적으로 일정량의 쌀을 수입(MMA, 최소시장접근)하는 방식으로 협상하였습니다. 10년 후인 2005년 관세화를 다시 10년간 유예하면서 협상한 조건은, 저율관세로 의무수입물량(TRQ: Tariff Rate Quota)을 수입하는 것이었습니다.

매년 수입되는 쌀

MMA나 TRQ도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와 같이 듣기좋은 세련된 외교용어입니다. '시장개방 안하려면 우리 쌀 매년 의무적으로 사'라는 것입니다. 협상은 타결되었고, 매년 의무수입량은 늘어납니다. 2017년 현재 41만톤 가량의 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쌀 생산량은 397만톤이므로, 전체 438만톤의 9.4%는 수입산 쌀입니다. 정부에선 수입쌀로 막걸리나 쌀국수 등 가공식품을 만들라고 하지만, 관리가 쉽지 않을 뿐더러, 원산지 단속도 쉽지 않으므로 얼마나 많은 수입쌀을 우리가 먹고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식당 밥이 맛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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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스팀 많이 올리시는데, 가끔 밥 맛이 정말 좋은 식당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곳은 100% 국내산 쌀, 특히 단일품종 쌀을 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당 별로 없습니다. 밥과 김치가 맛있는 식당 찾기쉽지 않습니다. 수입산 쌀이 싸고, 구하기도 쉽기 때문에 조금만 섞어 써도 원가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잘 관리 감독하면 됩니다만, 어쨌든 잘 하면 뭐든지 가능하긴 합니다.

쌀 생산이 과잉인 이유

식량 자급률 이야기하다가 너무 삼천포로 빠져버렸습니다. 각설하고, 쌀의 식량자급률은 100 ± 5%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쌀 소비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의무수입물량(TRQ: Tariff Rate Quota)은 줄일 수 없으므로 국내산 쌀이 많이 남을 것입니다. 요즘 논에 다른 작물을 심으라고 하는 원인입니다. 하지만, 매년 농가에 지급하는 쌀 직불금(쌀 농사를 지으면 면적당 혹은 쌀 가격에 따른 보조금)이 있기 때문에, 다른 작물을 심어서 수익을 보전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른 작물을 심으면 쌀 직불금을 받을 수 없으며, 쌀에 비해 다른 작물은 일손이 많이가므로 대면적을 소수 인원으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쌀 추천, 현미가 좋은 이유

쌀 소비 증대 캠페인도 좀 애매한게, 쌀은 결국 탄수화물이고, 백미입니다. 탄수화물 많이 섭취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게 요즘 추세입니다. 따라서, 어차피 적게 드시는거, 단일품종 쌀 사시기 바랍니다. 고시히까리는 그냥 쌀과 찹쌀의 중간 정도의 찰기를 가지고 있어서, 압력솥(쿠X, X첸 등)으로 하면 맛있습니다. 특히, 찬밥도 맛이 괜찮습니다. 그냥 전기밥솥이면 백진주 쌀 추천합니다. 비싼 밥솥이 없어도, 윤기가 흐르는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먹어도 쌀 바뀐것을 바로 알아차립니다.

아니면, 현미도 추천합니다. 현미는 씹기 어려워서 많이 먹기 전에 배가 불러서 많이 못먹고, 소화가 천천히 되어, 당분이 혈액으로 천천히 공급되어 혈당을 천천히 올립니다. 인슐린 분비가 완만하게 되어 세포가 인슐린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즉 다이어트에 좋다는 뜻입니다.

자급률과 식량안보

쌀의 자급률이 낮아지면 식량안보를 이야기하며 증산해야 한다고 하고, 자급률이 높아지면 쌀 생산을 줄이라고 합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든 생산자가 얻는 이익은 없습니다. 자급률이 낮다고 더 비싸게 사 줄 것도 아니고, 자급률이 높으면 공급량이 늘어난 것이므로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농가 입장에선 그렇습니다.


향문사 재배학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51P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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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짱짱맨이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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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먹어본 흰 햇살밥은 반찬이 없어도 밥만 묵어도 맛있더군요. 멋진 포스팅 귀한 정보 감사합니다.

요즘도 그런 밥을 주는 식당이 있으면 특별히 기억해놨다가 자주 가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밥 맛있는 식당 별로 없습니다.

아! 밥 자체가 맛있는 식당은 역시 찾기 힘들군요!!ㅠ.ㅠ

2018년에는 두루 평안하시길!

오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쓰다가 옆길로 새버렸습니다.

쌀 맛이라고 하니 오리농법 쌀이 생각이 납니다. 저희 교수님이 오리농법 쌀이 질소 때문에 맛이 덜있다고 하신 거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질소비료의 양을 임의로 조절할 수 없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질소비료 많이 주면 수량이 많아지는데, 문제는 키가 커져서 잘 쓰러집니다. 쓰러지면 수확이 어렵고, 비오면 쌀이 젖어버려서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또, 쌀에 단백질 함량이 많으면 밥 맛이 떨어지니 여러가지 이유로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벼는 잘 몰라서 확실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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