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참여]스팀잇에선 익명성을 선택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 shiho입니다. @oldstone 님의 토론 제의에 한마디 껴들어보려고 글을 씁니다. 오늘 마침 구악열전 소재도 정리가 되지 않았네요.

익명성이라는 칼의 양날에 관해 어느 쪽이 더 위험하다거나 더 크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스티밋에서는 다른 SNS와 달리 익명성에 숨어 저지르는 왜곡된 사익 추구가 다른 사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익명성을 포기하는 쪽에 무게가 갈 수 있습니다.

스티밋은 SNS인 동시에 일종의 금융 앱의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스티밋에서 게시한 글엔 직접적으로 보상이 이뤄지고, 보상액은 다른 사용자들과의 상호영향에 의해 결정됩니다. 즉 SNS 활동, 사회 관계망이 사용자들에게 금전적으로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분별한 셀프보팅과 어뷰징, 스팸이 다른 사용자의 지탄을 받을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스티밋을 만든 사람들은 왜 사용자들이 익명성을 충분히 지킬 수 있도록 설계했을까요?

제 경우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사실 요즘 조금 후회되고 있는 부분인데, 저는 시작부터 익명성을 버렸습니다. 초기부터 제 이름과 소속 언론사, 이메일 주소가 찍혀 있는 기사를 걸고 얼굴까지 공개했죠. 당시엔 위에 적은 부분들은 고려하지 않았지만, 얼굴 까고 당당히 이야기하자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티밋에서 적은 글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실상 영구히 남는다는 점 때문에, 요즘 같은 연재를 할 때 너무나 조심스럽습니다. 당연히 표현에 제약이 따르죠. '문제시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점과 실명성이 동시에 성립하는 이상 내용의 제약은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스티밋이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쪽으로 설계된 것은 익명성의 부작용을 사용자들의 자정작용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다운보팅이나 뮤트 등 장치를 활용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설계자들이 생각한 것이 아닐지.

반면에 표현의 자유를 보다 온전히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판단해 봅니다. 익명성을 유지하면 SNS에서의 활동폭이 훨씬 넓은 것이 사실이죠.

사용자들은 저처럼 자율적으로 익명성을 버리기도 합니다. 즉 스팀잇은 익명성 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결론적으로는 SNS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복면을 쓸지 벗을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 실제 사회와 흡사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