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 비밀의 숲 시즌2- 검경수사조정권
비밀의 숲 시즌2가 지난 주말에 종영했다. 시즌1이 워낙 인기를 끌었던 터라 당연 시즌2를 기대했는데 무려 3년이나 지난 뒤에 방영되어 팬심을 적잖이 힘들게 했다. ㅎㅎ
시즌1이 일반시민들은 잘 알 수 없는 검찰의 세계를 심도있게 파헤친 것이라면 시즌2는 근래들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검경수사조정권을 정면으로 다룬 것이다. 검경수사조정권이 정치사회 전반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었음에도 이를 다룬 드라마가 없었는데 시즌 2는 이런 측면에서도 꽤 의미있는 시도이다. 이수연 작가는 극의 재미를 다소 희생시키더라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자 애쓴 것 같다. 극초반에는 전작과는 달리 액션이 너무없고 진행이 느려서 '비말의 숲'이냐...하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측면에선 이런 형태도 재밌다고 본다.
드라마에선 결국 검경수사조정권이 당사자인 검경의 합의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결론이 난다. 사실 현실적으로도 자기 밥그릇을 뺏기느냐 지키느냐의 싸움인데 그렇게 평화롭고 아름답게 끝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은 중이 제머리 못깎듯이 국민이 부여한 최고 권력으로 이를 강제조정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현재 권력을 지닌 자들이 검찰개혁을 핑계로 자신들의 적폐행위를 견강부회식으로 합리화하는 마당에 이런 방법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워보인다. 작가가 무슨 정치인이 아닌 이상 비록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문제에 내재된 어려움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사회적 소임은 충분히 다한 것이다.
요즘은 웬만한 미드, 영드보다 한국 드라마의 완성도가 훨씬 높다. 이들은 헐리우드식 성공방식에 매몰되어서 더이상 신선한 재미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미드,영드는 자극의 역치가 너무 커져서 웬만한 충격으로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 드라마는 자극의 강도를 추구하지 않고 색다른 시각을 제시하는식으로 신선함을 주고 있어서 당분간 세계시장에서도 한드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이다.
이수연 작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