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 그림자

in #jjangjjangman6 years ago (edited)

그림자를 보고 있어요, 담배를 피우면서. 봄날 햇빛이 플랫폼에 내 그림자를 걸쳐 놓았어요. 희한해요. 햇빛을 등지고 있으니 내 모습이 모두 검은색이에요. 담배연기가 날려요. 내 그림자가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려요. 저토록 무심하게.

빛이 만들어낸 최고의 자화상, 그게 그림자 아닐까요. 칠흙같은 검은색이지만 나를 관통하고 투영한 검은색이에요. 그래서 아련하고 안쓰러워요. 자세히 보니 내 그림자에 당신과 지내온 내 삶이 있어요.

왜 그토록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죠. 자신을 보여주는게 그토록 어려웠나요. 늘 함께였지만 한번도 우리가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숨기고 싶은게 있었나요. 숨기고 싶은게 있었다면 우리 품에서 같이 숨길 수는 없었나요.

내 그림자에 당신이 있어요. 상처받기 두려워하는 당신이 있어요. 차라리 너무 어두워 보이지 않았으면 해요. 하지만 검은색은 가장 투명하고 환해요. 당신과 나의 지난한 여러 감정들이 모두 섞여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당신의 마음이 보여요. 나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던 그 마음이요. 너무 안쓰러워 외면하고 싶었던 여린 마음 말이에요.

내 그림자가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려요. 저토록 무심하게. 쉽게 오지 않는 기차처럼 내 마음도 아무런 기약도 없이 어딘가에서 서성일거예요.

청춘은 이 곳에 오래 남아 있겠죠.

...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는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 -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그림자를 나누어 주세요 ^^
투명하고 밝은 색으로 덧칠해 드리겠습니다.
어딘가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당신의 여린 마음
"디클릭" 에 "꾸~욱" 담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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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만들어낸 최고의 자화상^^

긁적긁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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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보클 사랑을 실천하고 갑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청춘은 이 곳에 오래 남아 있겠죠. 금방 이해가 잘 안되는 어려운 시입니다.

KR 커뮤니티 출석부 후원으로 왔습니다.

4회차 보팅남깁니다. 편안한 밤되세요:]
오늘도 디클릭!

제 젊음은 어디가 있나요....아직 제 마음은 거기 있는것 같은데..
몸은 이렇게 멀리 떠나왔네요...

KR 커뮤니티 출석부 함께 응원합니다~♩♬
디클릭 ♥ 사랑 함께 응원합니당~!
행복한 목욜 ♥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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