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때는 철이 없었다...

그저 사랑하여 같이 살면 행복할 것 같아서 결혼을 했는데 우리가 너무 준비된 게 없이 결혼을 하여 그로 인한 시행착오를 몸으로 겪었던 시절이었던 같다

IT 회사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 그 유명한 월 화 수 목 금 금 금...

평일 8시 출근 저녁 10시 퇴근10시에 퇴근을 하면 칼퇴근한다며 욕먹던 시절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했던 기억이 난다....

제일 생각 나는 날이 결혼 후 아내의 첫 번째 생일 ...

2004년 2월 어느 날 그날도 어김없이 야근 집에 일찍 가려고 했으나 위에서 내려오는 야근의 압박감 프로젝트 오픈을 몇달 앞둔 상황이라 직장은 전쟁터이다...

밤 12시가 되어서 이야기를 한다 오늘 와이프 생일이라 좀 일찍 들어간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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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 케이크 하나 살 곳이 없어서편의점에 가서 과자 부스러기 들고 급히 뛰어서 집에 갔을 때 대문 안에 있던 아내의 모습

배는 산 만큼 불러서는 무서워서 방마다 불 다 켜 놓고 혼자 거실에서 TV 틀어놓고 울면서 나 기다리고 있던 너의 모습 날 미워하거나 소리라도 지르지 바보같이...

나에게 하는 말이 울어서 미안하다고 힘든 거 표시 안 내려고 했는데 오늘은 너무 힘들다고 내 생일인데 축하해 주는 사람도 없고 혼자 있으니 무섭고 외로웠다고... ?

엄마 보고 싶다고 엄마 이름 부르며 엉엉엉 울던 아내의 모습 하루 종일 혼자 있으니 너무나 외롭고 무서웠다고...

2003년 5월 5일 대구에서 24살의 나이에 아무도 없는 서울로 나만 보고 왔는데 임신했어도 집에 갇혀서는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아는 사람 한 사람 없고 나만 의지하는데 나는 매일 야근 아내는 항상 혼자...

그렇게 찾아온 임신 우울증...

그래서 회사 사표 쓸 생각하고 그냥 휴가를 내고 다녀온 남이섬

난 그래서 여기를 참 좋아한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20년 전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

너무 고요했고 지금처럼 관광객은 하나 없는 한적한 곳...

우리는 연예할 때를 생각하면서 이리저리 섬 곳곳을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참 순수했었다 이때도 그냥 어딜 가도 둘만 있으면 좋았던 기억...

난 이 사진을 참 좋아한다... 난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었고 지금도 풍족하지는 않으나 이렇게 내 팔짱 꼭 끼고 날 보며 웃어 주는 아내가 참 고마웠었다...

조용한 구석 벤치에 앉아 흐르는 물 소리들으며 아내에게 이야기 하던 기억이 난다...

미안하다고 이러려고 결혼한 거 아닌데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데 이 정도라서 미안하다고 ...

아내의 말이 감동이다 그래도 오빠는 내 맘에 있잖아 내가 선택한 길이고 지금 함께 해서 행복하다고...

결국 그 회사는 사직서를 내고 다른 회사로 옮기게 되었다

월요일 싸이월드에서 이 사진을 발견하고 울컥한날 하지만 이런 날들을 잘 견딜수 있어서 지금의 우리 가정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나날도 항상 행복할 수만은 없겟지만 지금껏 이렇게 살아 왔으니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2004년 2월 어느 날 남이섬에서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