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시)

in zzan2 years ago (edited)

초보 농부

시골 살면서
농사와는 상관없이 살다가
묵은 밭 한 귀퉁이 얻어
고구마 한 줄 심었다

주말 농장 푯말 세워 놓고
시간 날 때마다
흙 올려주고 풀 뽑아주고
갓난아이 어 르 듯 얼른 자라라고
들여다 보며 주문을 외운다

한 달이 넘도록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야속한 하늘을 올려다 보며
원망 섞인 푸념을 해 보지만
비 올 기미는 아예 없다

돈 주고 쉽게 사 먹었던
고구마 한 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까맣게 타 들어가는 가슴인 줄을...
농사는 아무나 짓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하늘이 짓는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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