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독재 저항 시인 김지하 별세 - 조선일보

in zzan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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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독재 저항 시인 김지하 별세 - 조선일보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五賊) 등으로 잘 알려진 김지하(81) 시인이 8일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해오다 이날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서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1975년에 발표된 김지하의 시. 당시 이 시는 민주주의를 갈망하던 대학생과 지식인 등의 민중들에게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이 시가 쓰여진 1970년대는 민주주의 운동에 각종 탄압이 들어가고, 박정희가 유신헌법을 발표하는 매우 암울한 시기였다. 암담한 현실에 절규하고,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폭력적이고 반민주주의적인 사회현실에 대해 흐느끼는듯 하면서 분노가 끓어오르는 듯한 이 시의 분위기가 특징이다. 또 특히 민주주의를 '너'로 의인화시켜 표현한 점과 점층적인 운의 반복을 사용해 내재적 리듬을 형성함과 동시에 감정을 점층적으로 고조시킨 점도 특징이다.


김광석 - 타는 목마름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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