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in zzan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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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5일 목요일
[녹] 연중 제34주간 목요

복음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된 것을 보거든, 그곳이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라. 그때에 유다에 있는 이들은 산으로 달아나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들은 거기에서 빠져나가라. 시골에 있는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마라. 그때가 바로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이 이루어지는 징벌의 날이기 때문이다. 불행하여라, 그 무렵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 이 땅에 큰 재난이, 이 백성에게 진노가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칼날에 쓰러지고 포로가 되어 모든 민족들에게 끌려갈 것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고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사람들이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최종훈 토마스 신부)

전신 마취를 하고 수술대에 올라 본 경험이 있습니다.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이동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냥 누워 있는 것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누운 채로 눈을 뜨지 못한다면 …….’ 대개 두려움이란,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고 다른 거대한 힘에 의하여 자신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생각에서 찾아옵니다. 그 힘에 우리는 모든 것을 내맡겨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잃으면, 사랑하는 사람도 만날 수 없고, 내가 이루고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생각이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마지막 날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유다인들에게 가장 소중했던 도시인 예루살렘의 멸망, 임신한 여자에게 가장 소중한 배 속의 아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젖먹이 아이 ……, 그 소중함을 더 이상 볼 수도, 만질 수도, 사랑할 수도 없다는 두려움이 닥쳐옵니다. 나약한 인간에게는 너무나도 거대한 자연의 힘이 이제까지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다는 공포가 밀려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 두려움을 온몸으로 맞이할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요? 아닙니다. 마지막 순간일지라도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며 한 번이라도 더 바라볼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삶이 행복했다고, 미안하다고 안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종말의 때를 살고 있습니다. 내일 당장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우리의 소중함을 깨닫는 데 소홀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오셔서 행하시는 그 전능한 힘에 온몸을 맡겨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이 모든 것을 잃게 하는 힘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희망의 힘임을 믿고 살아가는 신앙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소중함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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