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an 이달의 작가- 시]살찌는 이유
살찌는 이유/
무심코 시간을 보게 됐다.
12시가 넘어서 점심때가 되었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배는 불렀다.
귀찮기도 하고 살도 뺄 겸 굶겠다 생각했다.
1시가 되어도 1시 반이 되어도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점심 먹었냐는 전화를 받고는 급 배가 고파진다.
챙겨 놓고 나간 라면 두 개 중에 하나
먹다 남은 떡국떡 조금 거기다 계란 하나
이 정도면 되었지 하고 끓였다.
잠시 딴청을 했나 싶어 아차 하고 보니 다행이다.
아직 보글거리지 탄 것을 아니다.
됐구나 싶어 먹는데 이건 짠 건지 쓴 건지
한쪽 구석에서 심통 부리는 듯하여 쳐다보지도 않은
밥통을 열고 밥을 퍼 담는다.
짜디짠 라면은 밥을 두 그릇이나 비어냈고
조금만 먹겠다던 배는 짐볼처럼 볼록해졌다.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 빼나 빠지지 않는 허리
먹을 거 보면 참지 못하는 입은 탓을 못하고
물만 먹어도 찐다는 천혜의 유전자 탓만 한다.
떡라면에 공깃밥 둘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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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드셨군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