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용문사 명부전

용문사 명부전은 1662년에 건축되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불탄 절을 재건했을 것이다.
오래된 건물이다. 유감스럽게 건물 사진을 찍은 사진을 찾지 못했다. 아마 건물 사진을 찍지 못한 모양이다.
내 기억에는 지장보살과 시왕들을 보느라고 건물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하지만 자세하게 살펴보면 절마다 지장보살과 시왕들의 표정이 모두 다르다.
통상 지장보살의 눈은 예리하게 표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너의 죄를 모두 알고 있다는 듯한, 마치 폐부를 뚫어 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지장보살을 앞에 두면 내가 한 과거의 잘못이 모두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해남 용문사 지장보살은 마치 웃는 것 같은 인상이다.

원래 지장보살은 지옥의 모든 중생들을 구원하겠다는 염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중생을 한없는 자애로움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왜 지장보살의 눈을 그렇게 날카롭게 그렸을까?

용문사 명부전의 지장보살은 아마도 지장보살의 의미에 가장 맞는 인상을 지니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시왕들도 다들 웃고 있다. 지장보살은 자애로운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시왕들은 심판관의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통상적으로 다른 절에서 시왕들도 웃는 경우가 많다.
아미 용문사의 시왕들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고생한 중생들에게 위안을 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너네들 살아 남느라고 정말 고생 많았다. 죽어서 지옥에 가더라도 내가 웬만하면 잘 봐줄께라는 의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