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관료의 차이
고위관료가 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고시를 패스해야 하고 관직에 나가서도 운이 좋아야 한다. 잘못 삐딱하면 중간에 승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위급 관료를 우수한 인재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관료들 사회를 보면 고위급 관료가 과연 우수한 인재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우수하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규정부터 애매모호하다. 관료사회에서 우수하다는 것은 주변의 상황에 적응을 잘하고 윗사람의 의지와 생각을 잘 따르고 구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우수하다고 할 때 떠올리는 똑똑하고 정의롭고 사리분별을 잘하는 것, 직무에 대한 전문지식을 제대로 갖춘 것하고는 조금 거리가 멀다.
경험상 정의롭고 전문지식이 출중한 우수한 인재는 중간에 꺽이는 경우가 많다. 관료사회에서 최정상에 이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의롭고 똑똑하기 보다는 윗사람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따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러니 고위급 공무원이 되어도 전문지식이 출중하거나 정의롭지 않을 경우가 많았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관료들은 열심히 공부하기 보다는 주로 인간관계를 넓히는데 더 노력을 했다.
자신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은 조직이 채워준다. 현직에 있을 때는 웬만한 일은 다 대처가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흔히들 착각을 한다. 자신이 우수해서 그런 일들에 모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관료들이 현직에서 물러나오면 하나같이 어벙해진다. 원래 자신의 실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고위직에 오르는 동안 치열하고 공부하고 고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가 나오면 헛발질을 하기 일수다. 인간관계에 몰두했기 때문에 현안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도 당연히 부족하다.
그나마 눈치빠른 사람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주변에 훌륭한 사람을 두어 조언을 들으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이 똑똑하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을 모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가 잘나서 이제까지 올라온 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고집이 하늘을 찌른다.
정치인들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치인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정치판에서 오랫동안 물을 먹으면 스스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고민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한다. 물론 정치판이라는 것이 그렇게 깨끗하지 않고 세력에 따라 하루아침에 쫄딱 망하는 수도 있게 때문에 눈치도 보아야 한다.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것은 관료들 세계에서 출세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관료들은 그들만의 카르텔에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출세를 할 수 있지만 정치인들은 살아남기 위한 조건이 훨씬 복잡하다. 그 과정에서 많은 정치인들이 오염도 되고 낙마도 하는 것이다.
관료출신들이 보기에는 정치인들이 우습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도 정치판에 일단 들어오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곧바로 알게 된다. 윤석열과 최재형같이 말이다.
그들 눈에는 정치인들이 우습게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들 중에는 윤석열과 최재형보다 훨씬 우수한 사람이 많다. 다만 눈에 드러나지 않아서 그럴 뿐이다. 조국 사건과 울산원전 문제로 세간의 관심을 한번 끌었다고 해서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흙탕 싸움을 거치면서도 고고함을 유지해야 한다. 어떤 정치인들은 진흙탕 싸움만 할 줄알고 고고함을 유지할 줄 모르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관료출신들은 진흙탕에 들어가 그냥 존재감도 상실하고 사라지고 만다.
정치인 우습게 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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