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죽었다. 예비경선 결과를 보고

당헌 당규에 따라 대선후보 예비경선의 순위와 득표율이 발표되지 않기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여기저기 떠돌아 다닌다.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1등이 예상대로 이재명이고 2등이 이낙연이다. 둘다 30% 초반의 득표를 얻었다고 한다. 그 결과가 사실인지 아니면 후보들의 가짜 선동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전혀 사실과 동떨어진 것 같지는 않다.

이재명과 이낙연의 차이가 불과 2-3% 정도로 박빙이라고 한다. 만일 떠돌아다니는 이야기와 같다면, 이낙연이 예상외로 선전한 것인지 이재명이 잘못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이재명이 과반수에 가까운 득표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 경선 결과에서 이재명의 득표는 그에 한참 못미쳤다. 반이재명 세력을 합치면 다음 투표에서 이재명은 오히려 불리한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겉으로는 많은 대깨문들이 이재명에게 합류했지만 여전히 당내 상당수의 대깨문들은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가장 큰 요인은 문재인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문재인은 파멸적인 당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문세력을 통해 당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재명은 전략적 실수를 한 것이다. 이재명은 처음부터 문재인과 관계 설정에 실패했다. 이재명은 당내경선을 위해 친문세력에게 아부를 하기 보다 자신의 독자적인 노선을 선명하게 해야 했다. 문재인 정권 심판이 관건이 된 상황에서 정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지 못하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당내에서 반문기치를 내세우고 과감하게 싸우면서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 훨씬 나은 전략이었다. 이재명이 그런 전략을 선택하지 못한 것은 결과적으로 그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세판단이 혁명가 제1의 자질이듯 상황판단은 정치인 제1의 자질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을 시원하게 선동하는데는 발군의 자질을 가지고 있으나 정확한 상황판단에는 실패한 것이다.

이재명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을 친문세력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친문세력은 이미 객관적 요소였다. 이재명은 그런 객관적 상황을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가하는 전략을 수립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것은 능력의 부족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재명은 사이다가 아니라 국밥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원래 사이다로 출발한 사람이다. 그가 국밥 운운 하는 것은 본인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재인이 더불어민주당을 확실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이재명은 앞으로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아마도 이번 대선경선이 그의 마지막 선거가 될지도 모른다.

문재인의 건재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의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재명이 확장성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낙연 역시 확장성이 없다.

이변 경선에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이변은 없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절대 이길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변화는 불가능하다.

이쯤 되면 양심적 인물들이 진보정치를 재건하기 위해 결집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권에 참여한 기존의 시민사회는 이미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당외에서 새로운 정치를 위한 결집이 필요하다. 이제야 말로 대표적인 인물보다는 정책을 중심으로 상식적인 사람들이 상식적인 정치를 위해 모여야 한다.

어차피 대선은 하나마나한 결과가 되었다. 그렇다면 그 이후의 상황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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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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