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붕괴소식을 들으며 한국군대를 생각하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점령했다. 중동이 요동치고 있다. 이라크를 점령하고 탈레반을 몰아낸 미국은 전략적 중점을 중동에서 태평양으로 옮겼다. 태평양은 중국을 의미한다. 태평양으로 전략적 방향을 옮길 때는 중동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정리했다는 판단때문이었다.

그러나 중동은 여전히 미국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이라크가 힘을 잃으면서 이란이 세력을 확대해서 거의 중동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다. 강력해진 이란은 이라크가 빠진 힘의 공백을 매꾸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순전히 석유를 차지하려는 욕심이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 명목상으로는 대량살상무기제거를 이유라고 했지만, 사실은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욕심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

아프간을 침공할 당시 상당수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의 우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예언했었다. 아프간 같은 지형에서 미국 정규군의 활동은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특수작전과 유격작전이 주안이 될 것인데 그런 작전만으로 아프간을 완전하게 장악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이유였다.

아프간은 알렉산더 대왕을 제외하고 단한번도 장악한 적이 없는 땅이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은 외세의 간섭과 지배에 철저하게 항거해왔다.

미국이 철군을 결정하는 것을 보고 얼마있지 않으면 곧 아프간은 탈레반에 의해서 접수되고 사이공의 마지막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미군 관계자들이 카불 정부가 스스로 존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을 보고 미군내에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책은 정부가 결정하지만 아프간내의 상황판단은 미군이 제대로 했어야 했다. 그런 정보판단과 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미국의 CIA와 미군의 정보기관 그리고 부서는 바이든이 정책을 제시하자 제대로 된 판단과 예측을 제공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를 다음과 같은 경우로 추측할 수 있다. 첫째, 미CIA와 군 정보기관이 제대로된 정보판단과 예측을 제공했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무시했다. 둘째, 미CIA와 군정보기관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추어 스스로 정보판단을 왜곡했다. 두가지중 어느 경우든 미국은 제국이 지녀야할 냉철한 상황판단 능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보수세력들은 미국 무오유론을 주장한다. 한미동맹이 제대로 되면 한국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역사상의 제국중에서 가장 많은 오류를 저지르는 국가인지도 모르겠다. 19세기 세계패권을 장악했던 영국은 대외정책에 있어서 매우 신중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외정책이 거칠고 실수도 잦다. 외교로 패권을 유지했던 영국과 달리 미국은 직접적인 군사력의 행사를 패권 유지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이공 함락이후 한국은 본격적인 자주국방을 주장했다. 미국이 언제 철수할 지 알 수 없다는 자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에 아프간이 다시 함락되었다. 베트남의 함락과 달리 아프간의 함락은 한국인들에게 어떤 자각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지 않다.

아프간 함락에서 우리가 삼아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미국에 대한 심리적인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외교안보기관 중에서 군대가 가장 심각한 미국 의존에 빠져 있는 것 같다. 특히 예비역들은 미국이 없으면 한국은 곧바로 북한에 의해 접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니 군출신들은 그런 생각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외교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뿌리깊은 미국 의존증에 빠져서 스스로 살아남고 번영하기 위한 외교전략 같은 것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다. 외교부는 의전부로 전락한지 오래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군대는 장군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능력을 상실했다. 전작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나라의 장군은 장군이라고 할 수 없다. 한국과 같은 경우라면 장군이라는 계급은 별로 필요도 없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심하지 못하는 장군은 장군이 아니다. 그냥 의전만 받은 의전장군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예비역 장군들은 거의 모두 의전장군에 불과했다.

앞으로 한반도는 어떤 상황이 휘몰아칠지 모른다. 아프간 사태를 남의 일로만 볼일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두가지 교훈만이라도 새겼으면 한다.

첫째, 미국은 무오류의 패권국가가 아니다. 역사장 가장 많은 실수와 실패를 저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 남은 것은 미국 자체가 큰 나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실수가 연속되면 자원도 고갈되는 법이다.

둘째, 한국의 군대와 외교도 이번 아프간 사태를 보고 최소한의 경각심이라도 가졌으면 한다. 외교관들이 의전기능에서만 머물지 않고 스스로 살아남으려는 책략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군대도 대령 장군 이상의 고급장교들이 판단하고 결심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대령이나 장군들이 당연히 갖추어야 하는 능력은 군대에 오래 근무한다고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군대가 그런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소령급까지는 한국군 장교가 미군보다 훨씬 우수하다. 그러나 한국군 대령과 장군들은 미군의 중령급 대령급 보다 떨어지는 판단력과 지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었다.

미군은 군에 복무하면서 점차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한국군은 군에 아무리 오래 근무하더라도 지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장 가장 우수한 장군단을 갖춘 미군도 저런 오류를 범한다. 전쟁은 원래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군 같이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빈 강정은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붕괴하기 십상이다.

전작권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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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ears ago (edited)

북한보다 열배이상 뭘등한 예산을 수십냰 쓰고도 미군없이는 진다는 똥별들의 자존감은
다 사형감 아닐까요
정말 한심합니다. 잘사는건 갑질 성추행ㅠㅠ

스스로 패한다는 장수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수 있을까요?
그누구의 말대로 부끄러워할줄 모르면 그게 사람입니까?

Greetings from Venezu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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