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04 좋은날

오랜만에 분만실이 FULL BED 다. 어제 이어.
그리고 오늘은 좋은 날이다.
내 기준으로...

건아가 태어났다.
오전에 한 명, 내 근무 시간인 오후에 두 명.
그러니까 오늘만 세명이... 와 우~~

어제부터 유도 분만 중인데 진행이 잘 안돼서 응급수술.
바로 연이어서 또
첫째를 수술로 낳아서 둘째도 제왕절개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서 응급으로...
이렇게 응급 수술이 이어지면...
나는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땅에 닿기 전에... 발을 재게재게(빨리빨리)놀려야 한다.
무아지경으로 다녀야 한다.
물론 저녁식사도 건너뛴다.

무지 정신 없고 바쁜 날이지만 기분은 좋다.
비록 자연분만이 아니라 수술, 제왕절개로 태어났지만 울음소리도 우렁차고 건아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아기의 크기가 새롭다.
미숙아만 보다가...ㅋㅋ

아기를 수술실에서 신생아실로 이동하는 TRANSPORT INCUBATOR 안의 건아를 바라보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옮기면서도 기분이 좋다.
얼마만이냐... 건아가.

예정된 수술이 아니라 이렇게 응급으로 수술이 진행되면 정리할 것도 많고 입력할 사항도 많고...
힘이 드는건 사실이지만 분만실 간호사로 출생의 기쁨을 알기에...

나는 늘 분만실에는 분만 산모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급종합병원 분만실은 만삭 분만보다 미숙아 분만이 많아 건아 보다 환아 출산이 많다.
저출산이 심각한 요즘 환아든 건아든 다 귀한 존재이다.
그래서 건아든 환아든 태어 나는 날은 좋은 날이고 태어난 신생아들은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

신생아가 태어나는 날은 좋은 날이 된다.
분만실에 아이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늘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년 1분기 출생아 수·출산율 역대 최저
https://news.v.daum.net/v/20210526120107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