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6묵은지

in CybeRN5 years ago (edited)

어제 오후 엄마 폰으로 조카가 전화를 했다
ㅡ조카는 진주에 살고 있으며 자주 엄마를
찾아뵙고 필요한게 없나 살피는 등 세 딸이
잘 못하는 일을 해주는(입에 혀같이) 고마운 조카다ㅡ
"할머니 밥 있어"
"니 혼자 먹을만큼은 있다. 와 밥하까?"
그러고는 전화를 끊으신다ㆍ
"제가 밥 할께요.흰밥으로 할께요"
내가 말했다ㆍ
엄마는 늘 잡곡밥을 드시는데 애들이(조카네 식구) 오는 날은 흰쌀밥을 하시는 걸 보아서였다ㆍ
나도 언제부턴가 잡곡밥을 먹다 보니 흰쌀밥이 싱겁다는 느낌이 들어 쌀밥이 잘 안 해진다ㆍ
밥솥이 밥을하는 동안 풍기는 고소한 내음ㆍ

조카가 손에 묵은지를 들고 들어왔다ㆍ
"왠 김치야?"
"시어머니 집에서 가져왔어"
일을하고 온지라 무척 배가 고파 보였다ㆍ
다른 반찬은 별 필요도 없었다ㆍ
아무 재료없이 양념으로만 버무린 김치ㆍ
빛깔이 영롱하며 보기만해도 아삭하고
침이 돈다ㆍ
김치 밑둥만 자르고 그냥 쭉쭉 찢어 먹기로
했다ㆍ식사 시간도 아니고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자동으로 밥상에 같이 앉았다ㆍ
엄마도 점심 드신지 두 시간 정도밖에 안 되어 안 드실 줄 알았다ㆍ
"센스있게 흰밥이네"하며 조카가 흡족해한다ㆍ
묵은지에 흰밥 두말이 필요없다
"밥이 너무 많다"
"할머니 여기 덜어"하며 조카가 본인 밥그릇을 내밀자 거기다가 밥을 반 정도 덜어내고 맛있게 잡수신다ㆍ
묵은지를 한 입 깨무니 시원한 것이
맛이 일품이다ㆍ
셋이서 "음ㆍ맛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다보니 없어지는 밥이 아쉬울 정도ㆍ
엄마왈 "내 밥 괜히 줬다"
"더 갖다 드릴게요"하며
밥을 리필하여 맛있게 먹었다ㆍ
그 정도 양의 밥이면 평소엔 속이 불편할 양인데 먹었는지 말았는지 표도 없다ㆍ
그게 나만의 느낌이 아니었던 거다ㆍ
한참 뒤 엄마가 같은 말씀을 하셨다ㆍ
"아까 뭘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모르겠다"
"엄마 나도 그래요, 진짜 웃긴다ㆍ
다른 때 같으면 속이 더부룩할 텐데 그런 것도 없네요"

이게 발효 식품의 매력인가?
조카 덕에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했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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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웃긴다.

샘 표정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려요.지금 제 옆에 계신 듯해요.

ㅋㅋㅋ

ㅋㅋㅋ

묵은지 너무 먹고싶어요 지금 입안에
침이 한가득입니다^^

그렇죠ㆍ혼자 먹어서 미안해요ㆍㅋ

start success go! go! go!

묵은지도 맵죠?
그래서 그런지 나는 안땡김 ㅋㅋ

하나도 안맵고 시원했어요ㆍ
맛을 보여드릴 수가 없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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