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박두(開封迫頭) - [시네마테크] 마스무라 야스조 탄생 백 주년 기념 회고전 (2024.09.05 ~ 2024.09.22)

[시네마테크] 마스무라 야스조 탄생 백 주년 기념 회고전
마스무라 야스조는 시대극에서 현대극까지, 하이틴 로맨스에서 범죄물, 전쟁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했지만, 그 작품들을 관통하는 특징은 인간의 욕망을 정면으로 그리는 데 어떤 두려움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질과 성(性)을 향한 세속적 욕망은 물론, 삶과 죽음을 향한 무의식 속 근원적 욕망까지 거침없이 다루었던 마스무라 야스조는 필연적으로 도덕적/윤리적 금기를 과감히 넘나들었고, 결국 세계와 불화하는 주인공들의 파국을 전면에 등장시켰습니다.
물론 1950~70년대 일본영화사에 인간의 욕망을 그린 감독이 마스무라뿐이었던 건 아니지만, 그는 욕망의 실현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국가나 타인이 정한 규범을 개의치 않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만 오롯이 귀를 기울였다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순간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도발적이면서도 우아한 연기를 선보인 명배우 와카오 아야코와의 협업을 통해 발표한 "세이사쿠의 아내"(1965), "아내는 고백한다"(1961), "문신"(1966) 등의 작품에서 이러한 면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상영 일정 : 2024년 9월 5일(목) ~ 9월 22일(일)
- 상영관 : 서울아트시네마
- 티켓가격 : 일반 9,000원, 단체 7,000원, 청소년/경로/장애인 6,000원, 관객회원 5,000원
출처 : 서울아트시네마
상영작
입맞춤
* 드라마
* 일본
* 74분
* 15세이상 관람가
대학생 긴이치와 모델 아키코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버지를 면회하러 갔다 우연히 만난다.
아키코 대신 그녀의 아버지를 위해 사식을 넣어 준 인연으로 두 사람은 함께 오토바이를 빌려 바닷가로 가 수영도 하고 롤러스케이트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긴이치는 별거 중인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보석금을 부탁하지만 거절당하고, 아키코 역시 아버지의 보석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모델로 서는 예술가의 아들인 가즈히코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린다.
마스무라 감독의 데뷔 작품으로 스튜디오 다이에의 대표적인 흐름인 모성 멜로드라마 장르를 따르고 있지만 멜로드라마 장르 안에서도 오시마 나기사로 시작된 일본 뉴웨이브의 뚜렷한 감성과 시각 스타일을 보여주는 작품.
명랑소녀
* 드라마
* 일본
* 89분
* 15세이상 관람가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오노 유코는 갑작스러운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자신이 아버지와 비서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이후 도쿄의 새어머니 집으로 가지만 오노는 그곳에서 이복형제들의 멸시를 받으며 하녀처럼 생활한다.
겐지 게이타의 라디오 드라마를 각색했으며 마스무라 야스조와 와카오 아야코가 콤비를 이룬 첫 번째 작품.
거인과 완구
* 드라마
* 일본
* 96분
* 15세이상 관람가
1950년대 일본, 제과회사 ‘아폴로’와 ‘자이언트’는 카라멜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라이벌이다.
한편 또다른 제과회사 ‘월드’의 홍보부 소속 고다는 새로운 모델을 찾는 중이다.
그러던 중 고다는 눈부신 웃음과 특별한 매력을 가진 시마 교코를 발견해 우여곡절 끝에 큰 성공을 거두고, 교코 역시 스타가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교코의 인기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최고수훈부인
* 일본
* 95분
* 15세이상 관람가
모모코는 그녀의 동생 교코를 미하라 가문의 삼남 사부로와 결혼시킬 작정이다.
하지만 교코는 절대로 사부로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남편감을 찾아 미하라 가문이 운영하는 회사에 비서로 취직한다.
매력적인 교코에게 구혼자들이 몰려들지만, 어쩐지 교코는 사부로의 근처만 맴돈다.
‘수훈부인’이 되려는 모모코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마스무라 야스조표 로맨틱 코미디.
아내는 고백한다
* 스릴러/미스터리
* 일본
* 91분
* 15세이상 관람가
남편과 아내, 그리고 남편의 일을 돕던 청년이 함께 암벽을 오른다.
그런데 불의의 사고로 세 사람은 하나의 밧줄에 매달리게 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청년 코다는 가까스로 밧줄을 끌어올리는데, 아내 아야코만이 올라온다.
아야코는 고의로 밧줄을 끊어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청춘 스타에 불과했던 와카오 아야코를 일본 영화사의 대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한 작품.
속도감 있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교차 구성이 돋보이며, 극적 효과를 더한다.
남편은 보았다
* 스릴러/로맨스/멜로
* 일본
* 92분
* 청소년 관람불가
미모의 유부녀 카와요 나미코는 나이트클럽의 젊은 경영자인 이시즈카와 만나 서로 끌리고 결국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시즈카는 나미코의 남편인 세이조의 회사 주식을 매점해 탈취할 음모를 꾸민다.
만지
* 드라마/로맨스/멜로
* 일본
* 91분
* 청소년관람불가
“말하자면 일상적인 열정을 바치는 건 재미가 없고, 약의 힘으로 정욕을 사라지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타는 듯한 애욕을 느끼는 걸 봐야만 만족한다는 거 였죠.
결국 두사람을 혼이 빠진 껍데기로 만들어 이 세상에서는 아무런 희망도 흥미도 못 느끼게 하고, 그저 미쓰코라는 태양의 빛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변호사의 아내 소노코는 취미로 다니는 기예 학교에서 아름다운 미쓰코를 알게 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어느 날 미츠코로부터 여관에서 옷을 분실했으니 여벌의 옷을 가져다 달라는 전화를 받고 그녀에게 애인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들 사이에 소노코의 남편이 가세하면서 네 사람의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 현대문학계의 거두이자 탐미주의 문학의 거봉”이었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원작(1928년부터 1930년까지 "개조"에 개재된)을 바탕으로 당시 일본영화계에서 금기시되던 여성간의 동성애를 묘사한 마스무라 야스조의 대표작이다.
제목인 卍
자 모양처럼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더라도 복잡하게 엮일 수밖에 없는 네 사람의 애욕과 갈등을 풀어나간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세이사쿠의 아내
* 드라마
* 일본
* 93분
* 15세이상 관람가
너무나 가난했던 집안을 위해 오카네는 팔려 가듯 돈 많은 노인의 애첩이 된다.
얼마 후 늙은 남편이 죽고, 병상의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오카네는 어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원치 않았던 과거 때문에 오카네는 고향에서 환영 받지 못한다.
한편, 마을의 자랑인 모범 청년 세이사쿠가 우연히 오카네를 돕게 되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얼마 후 러일 전쟁이 발발하자 세이사쿠는 징집되고, 세이사쿠와 이별할 수 없던 오카네는 섬뜩한 결심을 한다.
이전에 이미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던 요시다 겐지로의 동명 소설을 다시 영화화했으며, 거장 신도 가네토가 각색을 맡았다.
문신
* 드라마/로맨스/멜로
* 일본
* 86분
* 15세이상 관람가
눈 내리는 밤, 전당포 사장의 딸 오츠야는 종업원 신스케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
짧은 행복도 잠시, 두 사람이 묵던 숙소의 주인은 신스케를 죽이고 오츠야를 팔아 버리려 한다.
한편, 문신사 세이키치는 오츠야의 백옥같이 고운 살결에 일생일대의 문신을 새기고 싶은 욕망에 빠진다.
"만지"에 이어 탐미주의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을 영화화했으며, 와카오 아야코의 격렬하고 관능적인 연기는 강렬하게 각인된다.
마스무라 야스조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붉은 천사
* 드라마/전쟁
* 일본
* 95분
* 청소년 관람불가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무렵, 간호사 니시 사쿠라는 중국 톈진의 육군 병원에서 근무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후 환자에게 강간을 당한 사쿠라는 야전 병원으로 옮기게 되고, 그곳에서 군의관 와카베를 보조하며 수많은 절단 수술을 돕는다.
피로 물든 지옥과도 같은 곳에서 손발이 잘린 채 내팽개쳐져 울부짖는 부상자들에게 사쿠라는 연민을 느낀다.
아리마 요리요시의 원작을 바탕으로, 전쟁의 참상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본능에 대한 통찰을 보여 준다.
하나오카 세이슈의 아내
* 드라마
* 일본
* 99분
* 15세이상 관람가
여덟살 때 처음 오츠기를 본 카에는 그녀를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간직하고, 오츠기의 아들과 결혼하여 그녀의 며느리가 되기로 결심한다.
오츠기의 아들 하나오카 세이슈는 전신마취술을 연구하는 의사로, 그의 아내와 어머니는 세이슈의 사랑을 얻고자 서로 마취실험의 대상이 되려고 경쟁한다.
한편 세이슈는 두 사람의 경쟁관계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마침내 실험에 성공한다.
섹스 체크
* 드라마
* 일본
* 89분
* 청소년 관람불가
스프린터로 이름을 날리던 미야기는 올림픽 출전을 꿈꾸지만 전쟁으로 인해 좌절된다.
이후 방탕한 생활을 하던 미야기에게 친구는 실업단 육상부의 코치 자리를 제안한다.
그곳에서 재능 있는 스프린터 히로코를 만나 혹독한 훈련으로 그녀를 올림픽 출전 후보가 되도록 한다.
그러나 남자 못지 않은 실력을 보이는 히로코에게 의혹의 눈길이 쏟아지고, 결국 히로코는 ‘섹스 체크(성별진단)’를 받게 된다.
눈먼 짐승
* 스릴러/로맨스/멜로
* 일본
* 84분
* 청소년 관람불가
사진 모델 시마 아키는 자신의 사진이 전시된 화랑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아키는 자신의 조각상을 한 남자가 더듬고 있는 모습을 본다.
아키는 그 남자의 손이 마치 자신의 몸을 헤집는 듯한 기묘한 기분을 느끼고 황급히 화랑을 떠난다.
얼마 후, 맹인 안마사를 불러 마사지를 받던 아키는 마취를 당해 정신을 잃는데, 시간이 흐른 뒤 아키는 여자의 신체 형태를 한 조각들이 가득한 괴이한 곳에서 눈을 뜬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거장 에도가와 란포의 동명 소설을 각색했다.
불장난
* 드라마
* 일본
* 90분
* 청소년 관람불가
죽은 아버지가 남기고 간 빚을 갚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는 16살 소녀.
수시로 돈을 요구하는 엄마의 등쌀에 소녀는 바 호스티스가 되어 보지 않겠느냐는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전화번호부에서 친구의 이름을 찾는다.
그때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젊은 불량배. 소녀는 그와 함께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보며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는 사람을 만난 기쁨을 누린다.
하지만 그는 여성들을 강간하고 팔아 넘기는 야쿠자의 하수인일 뿐이다.
부패한 세상의 젊은이들의 사랑을 묘사한 이 작품은 마스무라 감독의 이전 작품에 비해 그로테스크한 묘사는 적지만, 로맨틱한 내러티브 위에 가난과 성폭행 장면의 플래시백을 삽입하는 등 마스무라 감독의 특유의 과장된 연출 스타일을 보여준다.
스튜디오 다이에에서 연출한 마지막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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