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100] 우디 앨런처럼 늙고 싶다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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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론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거의 실제적인 가치가 없다. 세상 모든 것이 오직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이라면, 나는 까다롭게 고를 필요도 없이 어떤 음식도 주문할 수 있을 뿐더러, 그것이 어떻게 요리되어 나오든 흠잡을 데 없이 만족스러울 것이다. 인간은 웨이터를 고달프게 하는 유일한 창조물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
우디 앨런 지음 | 성지원, 권도희 옮김 | 이우일 그림 | 웅진 지식하우스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볼 때마다, 나는 "그 노인네 참 앙증맞게도 늙으시네"하곤 감탄하곤 한다. 왜 아니겠나. 세상에 잔뜩 겁 먹은 듯한 표정으로 끝없이 강박증적 수다를 떨며 진담과 농담의 경계를 오가는 그의 남다른 감수성은, 노인의 완숙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약간 삐딱하게 익어가는 것도 멋있다. 언제까지나 근엄과는 거리를 두며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뭐 좀 재미난 것 없을까 고민하는 것. 그 안에 꽤 농익은데다 맛까지 끝내주는 성찰의 과실이 숨어 있음을 사람들이 알아주니, 복 받은 이가 아닐 수 없다.

그의 단편을 묶어 놓은 이 소설집은 영화만큼이나 딱 우디 앨런스러운데다 10대 소년의 그것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귀엽고 발랄한 상상력, 3류 코미디같은 세상을 향한 비수 같은 풍자로 가득차 있다. 책 표지의 저자 소개 글이 이 늙은 소년을 가장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현재 우디 앨런은 책과 꽃들로 가득한 집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 풀어낼 충분한 시간이 없을까 봐 우주의 멸망을 겁내고, 예술적 자괴감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월요일이면 펍에 나가 클라리넷을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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