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100] 서스페리아
마녀들에 대한 실망감이 사무치고 있었다. 낙인을 찍은 이들은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들이다. 두려움의 마르코스는 그녀들에게 자신을 거부할 것을 명했고, 그녀들은 너무나 순종적이라 하나도 예외없이 그것을 받아들였다. 계명처럼.
그녀들은 천국에 갔을까? 계명에 순종하는 것은 천국으로 가는 티켓이 아니다. 계명에 순종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반역이고 그것으로 그녀들은 혁명을 완수한 것이다. 그러나 성육신은,
그녀들은 Incarnation을 거부하고 자녀들 뒤로 숨었다. 자녀들을 십자가에 내어주고 이렇게 변명하는 것이다.
'나는 동정녀랍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자녀에게 나는 너를 모른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나는 아이를 낳아 본 적이 없는 동정녀라고, 원죄는 내게 없다고. 원죄 없이 잉태하신 동정녀가 갈 곳은 천국뿐이겠지. 잘 가라 천국.
하지만 버려진 자녀들은 여전히 모성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을 산 제물로 드릴 테니, 세상을 구원할 모성에게 '성모'가 아닌 '마녀'로 등극해 주시길 간구하는 것이다.
마녀 서스피로룸,
내가 유일한 어머니다.
원하는 게 무엇이냐?
죽고 싶어요.
어머니, 어머니, 저는 지쳤어요.
그리고 다른 어머니에겐 죽음을. 그러나 그것은 천국행이겠지. 자녀들은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한 채 지쳐가는데. 분노한 마법사는 그녀들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두려움보다 지독한 지루함이 너의 삶을 뒤덮을 거라고, 천년을 뒹굴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방구석이 너의 대지가 될 거라고. 그리고 너는 영원히 사랑을 갈구하며 눈물을 멈추지 못할 거라고. 동정녀따위에게 사랑이라니
앙케 마이어의 기억
패트리샤 힝글의 기억
사라 심스의 기억
수잔나 배니언의 기억
너와 관련된 모든 여자의 기억
모든 기억이 사라지리라
모두 햇살에 녹아 사라지리라
우린 죄책감이 필요해
수치심도
하지만 당신과는 상관 없어
그녀들은 모두 도망쳤고
영화는 마법사의 탄식과 함께 끝이 났으니
이젠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부르렴.
[위즈덤 레이스 + Movie100] 077. 서스페리아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