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𝙱𝙾𝙾𝙺𝚂 𝟷𝟶𝟶

𝙰 𝚃𝚑𝚘𝚞𝚜𝚊𝚗𝚍 𝙼𝚘𝚛𝚗𝚒𝚗𝚐𝚜

이 모든게 홀로그램이라면?

이 점 하나 같은 우주에 나 혼자 밖에 없고 내가 보고 있는 모든 것은 바로 내 관념이라면? 그렇게 질문을 던지던 나는 메리 올리버의 책을 펼쳤다. 그녀야말로 나에게 아름다운 관념이었다.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 바다를 산책하는 여자. 구별하기 모호한 새들의 이름을 그들의 지저귐으로 알아채는 몽상가. 가끔 걸음을 멈추고 주머니에서 작은 노트와 연필을 꺼내 인간의 언어를 새기는 신. 그녀는 연필을 질겅질겅 씹는다. 나무향과 흑연향이 동시에 불어온다. 내 세계로.

아침에 비가 왔다. 동거인은 팔라펠을 튀겼고 나는 천 개의 아침을 읽었다. 작약꽃이 꽂혀있는 화병이 식탁에 놓여있었는데 갑자기 “쿵”하고 꽃 한송이가 떨어졌다. 천둥 소리보다 작았지만 천둥 소리보다 더 크게 내 마음을 두드렸다. 진한 향기가 퍼졌다.

꽃이 떨어질 때 얼마나 아름다운지
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질 수 있다면 피어날 수 있다고
꽃이 말하니까

내 마음 속에서 시가 피어난다.
그녀가 내 안에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