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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스물두 번의 여름] 26. 35살 여름 내 시계는 멈춰버렸어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8 months ago

무기력이라는 것도 체험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감각이고, 그렇기 때문에 빠져나오는 방법도 다르겠죠. 그렇지만 경험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남겨요.
제 경우에는 조급함을 버리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무기력이 나를 삼키고, 나는 열정을 영구적으로 잃어버린 것 같아서 괴로웠던 기간도 있지만 억지로 움직인다고 회복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반대로 의미 없는 발버둥을 멈추고 가만히 있었더니 괴로움은 줄었지만, 영원히 이렇게 있을 것 같다는 느낌에 또 새로운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무기력에 몸을 맡기고 한껏 웅크리고 있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기운이 없는 와중에도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것들을 하며 가만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제 일상이 되고 보니 기운은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더라구요. 이제는 그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걸 받아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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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months ago 

킴리님의 이러한 정성스럽고 마음이 담긴 댓글이라니 여기 눕습니다 (ㅠ_ㅠ) 고마워요

체험도 양상도 원인도 다르겠지만 무기력이 주는 느낌은 분명 하나의 맥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킴리님 글을 읽으며 조급함을 버리고 인정하려던 시도, 그러다가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부정적인 감정 역시 저도 겪었거든요. 맞아요 저도 그래 이런 삶도 자연스러운거야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진짜 놓아버린 어느날, 신기하게도 기쁨이 총총 돌아왔고 역시 그쪽을 좋아하긴 하지만요.

무엇이든 저항하지 않고 그 흐름에 맡기는 과정은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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