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60

수마노탑이 보이는 정암사 설경

그아버지의 그아들이라고 하지만 아버지와 나는 다른 점이 많다. 아버지께서는 특히 놀음을 좋아하셔서 친구분들과 자주 포카와 고스톱을 즐기신다. 나는 고스톱 치는 방법을 알지만 포카는 도저히 모르겠다. 몇번 배우려고 시도했다가 너무 헤깔려서 포기했다. 이런 거 순발력이 좋아야 하는데 이런 잔대가리는 이상하게도 고문관이라서 빨리 치라는 친구들 잔소리가 드럽고 치사해서 안하게 되었다. 그래도 타로카드나 점치는 거 좋아하는 거 보면 아버지와 다른 것도 아니다. 화투로 그날 그날 일진을 즐기시던 외할머니 닮아서 그런건가?

아버지께서는 은퇴하시기 전 해외 출장을 가시면 그 나라에서 유명한 빠친코를 빠지지 않고 다니셨다고한다. 은퇴하신 후에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노무현 정부말기 문제가 많았던 그 바다이야기도 거의 매일 다니시곤 하셨다. 다행이 문제 일으킬 정도가 아닌 선에서 절제를 잘 하셨다. 요즈음에는 치매 예방 차원에서 그렇게 나쁠 것 같지 않다. 요즈음 연속극 스토리 돌아가는 거는 잘 못따라가시면서 카드나 화투 변화는 잘 찾아내시는 거 보면 두뇌 발달도 전문영역이 확실히 있다. 이젠 이런 낙이라도 있으셔야 한다. 그러던 아버지께서 국내의 빠친코를 한번도 못가봤으니 꼭 가봐야겠다고 몇년전 부터 노래를 부르셔서 가을 단풍 절정 즈음하여 강원랜드에 콧바람 쐬러 가기로 하였다. 하이원 리조트 메인타워에 2박 3일로 예약을 했는데 주변에 단풍 구경하기 괜찮은 곳을 둘러보니 정암사(淨巖寺)가 눈에 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2'에 소개글이 있으니 우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아야겠다. 펜화로 정암사 풍경을 그린 기행기가 있는데 흑백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안 된다. 강원랜드에서 차로 20분 내의 거리니 두 번정도는 둘러볼수 있겠다. 신라시대 창건된 절이니 겉모습은 원형 그대로가 아닐지라도 정신은 이어져 왔을 것이다. 정암사의 개성에 대해서 탐구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