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찾아보는 이야기들

지도를 보는 게 참 재밌다.
어렸을 때부터 지도를 좋아했는데, 학창 시절에도 제일 재미있는 교과서는 사회과 부도였다. 요즘에도 사회과 부도가 있으려나.

면허를 따고서도 차에 지도 책 넣어두고 직접 루트 그려보고 복기해가며 여행을 다녔다. 예상과 비슷한 경치가 펼쳐지면 즐거운 여행길이 더 신나기도 했고. 요즘은 네비 켜고 다니면 되지만, 지도 보는 행위 자체가 재밌어서 그런지 낯 선 곳에 갈 때면 꼭 지도를 한번 훑고 길을 나선다.

지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구글 어스만큼 재미있는 장난감도 없다. 이리저리 돌려가며 가고 싶은 곳, 혹은 가봤던 곳 찾아보며 추억팔이 시간을 가지면, 한두 시간쯤은 순식간에 삭제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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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모리타니 설같은 흥미진진한 이슈도 아마 나 같은 성향의 덕후들이 구글 어스 돌려보다 떠올려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틀란티스는 다들 이미 아시고 계시겠지만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린 전설상의 문명이다. 사라져 버린 문명. 이만큼 두근거리고 흥미진진한 이슈가 또 있을까.

뮤 대륙과 함께 바다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아틀란티스는 플라톤의 기록에서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크리티아스 라는 서적에서 아틀란티스를 언급하는데, 플라톤과 같은 가문의 선조 솔론이 언급하여 가문 내에서 구전되어 왔다는 내용이다.

솔론이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 한 사제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문명의 종말 같은 심오한 주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솔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사제가 말하길,

아테네 인들은 어리석다.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깨닫지 못한다.

이집트는 아주 오랜 역사들을 일일이 기록하며,
신전에 보관한다.

기록에 의하면,
물로 말미암아 종말을 맞은 문명도 있는데,

그 문명이 바로 아틀란티스였다는 것이다.


아틀란티스에 대한 묘사도 등장하는데,
특이하게 동심원 구조를 이루며 중앙 섬과 외섬들이 존재했고, 섬과 섬 사이에는 운하가 둘러져 있어 완벽한 도시 구획을 이루면서도 해자의 역할도 병행할 수 있었으며, 도시 바깥으로는 하나의 운하로만 출입이 가능해 방위에 있어서도 굉장히 이상적인 도시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고 한다.

그 크기가 매우 커,
실존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아틀란티스가 존재했다는 시기가, 우리 입장에서는 까마득할 정도로 깊은 역사를 지닌 이집트인들 조차,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옛 역사라고 칭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역시나 전설이니 뻥의 정도가 심했다고 여겨져 왔다.

도시의 중심부만 놓고 봐도 운하의 폭이 500미터가 넘고, 지름이 24km 에 달했다고 한다. 현실감 있게 예를 들자면, 대충 서울의 홍대에서 잠실까지의 거리가 24km 정도 된다. 그리고 북한산에서 예술의 전당까지의 거리가 또 비슷하다.

즉, 고대 이집트인들 마저 아주 오래된 옛날이라고 부르던 시대에 천만 인구를 자랑하는 현대 서울만 한 크기의 도시가 문명을 뽐내며 기능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언빌리버블.



플라톤이 남겨둔 단서를 바탕으로 상상도들이 등장하면 대개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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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동심원을 이루는 리샤트 구조를 지니고, 도시의 입구 정반대 편에 장대한 산맥을 등지고 있어 아주 이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플라톤의 기록에 따르면 오늘날의 지브롤터 해협을 일컫는 헤라클레스의 두 기둥 저 편에 위치했었다고 한다.



따라서 아틀란티스의 위치를 놓고도 여러 ssul이 존재해 왔는데, 대서양 인근에 존재했었다는 설과 지중해 안에 존재했다는 주장이 서로 맞서 왔다. 이들 주장의 공통점은 아틀란티스는 커다란 섬이었다는 것.

그런데 항공사진 및 위성사진이 보편화되면서 2018년에 신박한 주장이 추가된다. 아프리카의 대서양 연안 국가 모리타니에 아틀란티스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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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상상해 마지않던 그 리샤트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있고, 산을 등지고 있는 것과, 남쪽 한 방향으로 고도가 낮은 지역이 마치 입구처럼 놓여있는 것 까지 플라톤의 기록과 대단히 유사하다.

플라톤이 말하길,
도시가 물에 잠긴 후 그 폐허는 뻘 안에 잠들어 있어, 이제는 배들도 드나들지 못한다고 했다. 해수면 상승 이후 다시 낮아진 해수면에 의해 내륙이 되어버렸다는 것인데, 모리타니의 지형이 플라톤의 설명과 부합된다.



이런 지형이 2018년까지도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그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막상 두 다리를 딛고 저곳에 서 있어봤자, 시야의 한계로 인해 리샤트 구조인지 여부조차 알기가 힘들다고 한다.

여러 주장이 있지만, 아틀란티스는 대략 1만 5천 년 전에 존재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에는 사하라 지역도 푸른 초원이었기에 거대 문명이 존재하기에는 충분한 환경을 지녔을 것이다. 게다가 1만 년 전 ~ 8천 년 전의 시기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의 대이동 이전 시기이기 때문에, 거대 문명이 기능하는 데 필요한 인구도 부족하지는 않았을 것으로도 보인다.

정복 활동과 경제 활동으로 번영을 구가하던 문명이 기후 변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됐고, 물이 빠진 후 길고 긴 시간을 거치며 폐허마저 사라진 것일까.



호기심 가득한 누군가가 모리타니에서 조사에 들어간다면 조만간 진위 여부를 알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신화나 전설들을 믿으려 하는 편이다. 믿어야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지니까.

만약 아틀란티스가 실존했던 문명이라면,
이집트와 유카탄 반도 마야의 피라미드들,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바빌론 신전들과 지구라트들, 인도에 남아있는 신전들은 죄다 아틀란티스 문명의 흔적이 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지도를 보며 상상의 시간을 갖는 것은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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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는 멋진 곳이 많죠 응원합니다^^

네 멋진 곳 많죠

크으! 이런 글 넘나 재밌음ㅎㅎㅎ
미스테리, 우주, 전설 등등 ㅋㅋㅋㅋ

저기에 있는 '대서양(atlantic ocean)'도 아틀라스에서 따 온 거라는데,
저 사하라의 눈이 진짜.... 맞을수도??!!

누가 진짜 빨리 저것 좀 연구해줬음 좋겠다 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

형도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ㅎㅎㅎㅎㅎ 나도 엄청 좋아라 함 ㅋㅋ 재밌어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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