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를 다시 만나야 하는 시간
많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4년 전 퇴직을 할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정도로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몸은 바쁘지만, 머릿속으로는 새로운 생각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내 비즈니스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면 좋을까, 지금 나는 잘 하고 있는가 등등. 결국 생각의 끝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입니다.
작년부터 종이로 된 책을 내기 위해 책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Ebook은 벌써 4권이나 썼기에 책쓰기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코칭 사례를 넣고, 어떻게 하면 될 지를 쓰면 될 것이라고 호기롭게 시작했지요.
그런데 책쓰기는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도대체 재미도 없고, 지금 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써봤자 다른 이들이 쓴 고만고만한 책 밖에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책쓰기 모임을 운영하는 분의 떨떠름한 반응이 더욱 거슬렸습니다. 그 분은 첫 책은 자신을 담아야 하고, 첫 책의 독자는 바로 자신이라고 하며 제가 쓴 글에 폭탄을 투하했습니다. 처음에는 화가 났습니다. 글을 좀 쓴다고 생각했는데 올리는 글마다 "아닌데…"하는 댓글이 달렸으니까요. 그래서 그런가요, 잘 쓴다고 생각했던 제재 글이 마치 교과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읽기 싫어졌습니다.
이렇게 급선회를 제가 한 것인지 아니면 당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썼던 글을 제쳐두고 제 삶에 대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 열심히!라는 말이 너무나도 싫은 제 모습에 대해서요. "이렇게 살려고 한 게 아닌데" 입버릇처럼 하던 말을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혼자서 탐색은 어려울 것 같아 내면에 깊이 숨어있던 아이를 불러냈습니다. 글을 써 나가면서 내면아이는 말괄량이 고등학생이 되었다가 30대 중반의 여성이 되었습니다. 말괄량이 삐삐가 성인이 되면 그런 모습일까요? 제가 절대로 하지 못했던 행동을 마음대로 하는 그녀의 이름은 "현아"입니다. 현아의 특기는 잔잔한 제 삶에 돌맹이를 던지는 겁니다.
현아의 종횡무진 스토리는 몇 개의 스토리로 발전해서 올해 1월에 초안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초안을 단 한 번도 제대로 읽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첫 부분을 읽다가 덮은 게 몇 번입니다. 너무 급하고, 정신없이 빠르고, 치닫는 글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 동안 초안은 얌전하게 책장 위에서 잠을 잤습니다.
몇 개월이지만 저는 또 조금 변화한 듯합니다. 제 삶의 방향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고,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졌습니다. 제 숨을 들여다보고, 제 몸의 감각을 들여다봅니다. 아마도 제가 살고 싶은 삶으로 아주 조금 더 다가갔나 봅니다.
이제는 다시 현아를 불러내야 할 때인가 봅니다. 일단 기지개를 켜고 천방지축 "현아"를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 브런치에 연재를 하다 중단한 상태이긴 하지만,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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