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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과 라면의 조화라 ~~~ 그렇게 타오를 줄이야.

입주변이 난리가 났다. 오늘은 거기에 다른 의미로 난리가 났다. 붉게 단풍이 졌다. 며칠 전에는 피부관리도 받았다. 그때 저자극 폼클렌징으로 교체와 차가운 팩을 종종 해주라는 말을 들었다. 그날 올리브 영에서 팩을 사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밤에 심심하니 영화나 보면서 냉장고에넣어둔 팩을 해야지 싶었다. 냉장고에 넣어둔 팩을 준비해서 얼굴에 붙인다. 차가운 것이 후덕지근한 날에 존재하는 몸을 기분 좋게 깨워 준다.

흠 출출하다. 뭘먹지.. 며칠 전 사둔 봉지라면이 보인다. 그래 저거다. 흠 그런데 이 상태에서 먹을 수 있을까? 괜찮을꺼야 도전!!!!

양손으로 라면 봉지를 잡고 먹기 좋은 크기가 되기를 바라며 부수어 본다. 부스럭부스럭하면서 조각조각 나뉘어진다. 손에 손잡고 뭉쳐 있던 동지들을 부수고 갈라 놓는다. 봉지를 조심스레 연다. 헉 실패다. 뜯다 삐끗해서 한쪽이 갈라져서 내려와 버렸다. 이제 스프를 넣고 흔들어 줄 차례인데.. 그래도 잘 잡으면 스프가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의 범위는 아니다. 약간의 아쉬움과 약간의 안심이 밀고 당기고 한다.

수프를 가르고 토토토 흔들어서 붉은 스프를 뿌려 준다. 수프의 배합에 따라 그날 맛이 달라진다. 때로는 연하게 먹고 싶을 때가 있고 강하게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이날은 좀 자극적인게 땡겨서 낙낙히 토토토 뿌려준다. 이게 화근이 될 줄은 몰랐지만. 얼굴에는 찬기운이 사르르 얼굴의 붉은 기운들을 빼주고 있다.

봉지 주둥이를 잡고 흔든흔들 ~~ 왜인지 내 주둥이 아니 이겁 입술이라고 해주련다 ㅋ 봉지도 입술이라고 해줄까나? 여튼 내 앵두같고?? 붉은 내 입술도 뿌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흔들흔들 해준다. 섞일 때의 봉지와 라면 부스러기들의 마찰음이 차르르 차르르 하는게 기분 좋다. 새하얀 라면조각들이 붉게 물들어 가는 상상에 두근두근

라면 봉지를 오픈 약간 덜 묻은 곳도 있다. 붉게 단풍이 아직 덜 졌다. 2차로 스프를 투하~~ 흔들흔들하고 다시 연다. 오케이 적당해 합격.

작은 녀석으로 하나를 꺼내어서 입에 넣는다. 매콤한맛이 입안에 돌고 바스락 거리는 식감이 기분 좋다. 앞에서는 최근 재미있게 보고 있는 남부의 여왕이 돌아가고 있다. 총질이 마구마구 일어나는 화면 입안에서는 화끈화끈 하게 텅텅 터지는 라면 조각들로 불타오르는 와중에 얼굴은 팩으로 촉촉하다.

그런데 점점 얼굴이 화끈거려 진다. 먹다보니 팩이 자꾸 거슬린다. 조금 큰조각이 들어갈 때 입가에 붉은 스프가 번졌다. 아아아... 몰랐는데 점점 스프가 입주변을 넓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세안하고 얼굴의 세포를 열고.. 팩으로 촉촉하게 열어 두고 있었는데... 그곳이 그녀석들의 공격지점이 되어 버렸다. 살짝씩 거슬렸지만 약간이겠지 하고 무시하고 있었는데 조그만 불이 점점 빠르게 타오르듯이 내 입주위를 잠식했다. 화들짝 놀라서 거울을 본다. 흰 팩이었는데 입주변이 붉게 물들어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촉촉하고 시원하던 느낌이 끈적이며 화끈화끈 따갑따갑한 느낌들로 변화해나가고 있었다.

팩을 빼서 휴지통에 집어 던지고. 119를 부르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세안을 화끈 거리는 느낌이기는 하지만 좀 안정이 되었다.

영양분을 피부에 양보하라는 광고가 있었던 것 같은데 스프를 피부에 양보하게 될줄이야 ㅋㅋㅋ 한 20분정도 남짓 뒤에 안정이 되었다. 크나큰 교훈을 하나 얻었다. 팩할 때는 아무것도 먹지 말 것.. 먹는 다면 매우 깔끔하고 부스러기가 없는 종류 한입에 쏙 들어가는 것으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