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로 돌아가기

in SCT.암호화폐.Crypto3 years ago (edited)

아침에 눈을 뜨니 방 안으로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어제는 피곤했는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잠들었다. 눈을 떴더니 몸을 많이 움직인 후의 개운함이 들었다. 여행 내내 스니커즈를 신었는데, 그래서인지 방을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 딱딱한 감각이 느껴진다. 여행의 흔적이 몸과 마음에 남아있다.

익숙한 곳으로 돌아왔지만 들뜬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투덜댔던 사소함까지도 아련한 기억으로 남을 줄은 몰랐다. 별것 아닌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먼 과거처럼 느껴지고 다시는 오지 않을 날로 느껴진다.

인스타그램에 여행 사진을 올렸다. 그랬더니 한때 살붙이고 지냈던 그리운 이름들이 좋아요를 눌러준다.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들을 떠올려본다. 덩달아 내 과거도 함께 돌아보게 된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카페였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식당 바로 앞에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카페가 있었다. 더위를 피해 갑작스럽게 들어간 곳에서 회의가 시작됐다. 나의병환->활동중지->그사이다들바빠짐(취업+학업)->유튜브소홀 의 과정을 거친 후 첫 회의였다. 오히려 여행처럼 큰 일정을 만들어야만 모일 수 있는 요즘의 상황, 어쩌면 우리의 이번 여행은 이 회의를 위해 기획되었을지도 모른다.

서로를 배려하며 조심스레 의견을 내던 대화는 점점 활기를 띠었다. 어제의 대화로 확실해졌다. 우리 팀이 만들고 싶은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었다.

앞으로 무엇을 만들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친구들은 요즘 내게 즐거운 것과 그게 왜 즐거운지를 물어봤다. 그래서 요즘 내가 재밌어하는 것과 그 이유를 말했고 당연하게 그게 우리의 다음 컨텐츠가 되었다.

서로의 욕심 없이 그렇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친구들 역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누구보다 즐겁게 느낀다는 걸 이번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모두 나를 사랑하는 사람뿐이고, 그래서 나는 그저 즐거워만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친구들에게 느꼈던 크고 작은 서운함은 사라지고 큰 사랑만 남는다.

이제야 이십대가 되어 빛나는 날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 시간도 있고, 마음의 여유도 있다. 체력만 받쳐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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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고 갑니다~

이벤트 참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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