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도권 6호선) 버뮤다 고려지대 - 충렬왕

in #history6 years ago (edited)

우선 생각나는 역들을 소재로 쓴 다음에, 테마로 묶어서 테마 노선도를 그려볼 계획입니다! 중구난방식 목차여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선도를 통한 역사 탐구는 전문적이기보다는 얕게 다양한 소재들을 버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볍게 읽어주세요!


혹시 '버뮤다 응암지대' 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아마 독바위 부근의 6호선 역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들어보셨거나, 말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바로 6호선 '응암역'을 지칭하는 말인데요! 이러한 별칭이 붙은 이유는 6호선 '응암순환행' 열차 때문입니다.
독바위를 지나가는 응암순환행 열차에서 잘못 자게 될 경우, 내리려는 역에 내리지 못하거나 다시 응암역을 돌아서 반대방향으로 가는 엄청난 시간낭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 [새절-응암-불광-독바위-연신내-불광-응암-새절]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노선도의 일부를 첨부합니다.
(출처: 서울교통공사 사이버스테이션)
버뮤다응암지대.JPG

TMI: 응암역 이후에 내리시는 분들은 이 버뮤다응암지대를 수면지대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자주 이용하는데, 시간은 많고 너무 졸릴 때는 가끔 과감하게 자서 돌아가기도 합니다. (1년에 두어 번ㅋㅋㅋ)

응암은 鷹매 (응), 岩바위 (암) 이라는 한자를 사용해 표기합니다. 직역하면 매-바위겠죠?
마을 뒷산에 매 모양 바위가 있어서 '메바윗골'이라고 불렀는데, 이 지명을 한자로 바꾼 것이라 합니다.
(비슷한 역으로는 왕십리 근처에 위치한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응봉역' 鷹매 (응), 峰 봉우리 (봉)이 있습니다.
근처에 매봉산이라고도 불리는 응봉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요, 조선이 한양으로 천도하기 전 개성한양 때부터 왕들의 매 사냥터였다고 합니다.
추가 : 7호선 보라매역 등 '보라매 = 생후 1년 미만의 매'

오늘 포스팅에서는 '매 사냥'을 중점으로 다뤄보려 하는데요, 언제 우리나라로 유입되었는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성기는 고려시대 충렬왕 때라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고려시대 이후로는 두 글자로 이루어진 왕의 시호가 대부분인데요!
특이하게 고려 25대 충렬왕부터 공민왕 이전의 왕인 30대 충정왕까지에는 忠 충성 (충)이라는 글자가 들어갑니다. 바로 '몽고'에게 충성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것입니다. (몽고강점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시 몽고 제국은 유럽까지 진출했을 정도였고, 한 마을을 칠 때 한 명이라도 반발하면 그 지역을 아주 초토화시켰다고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나라였다고 합니다.

이 때 몽고의 단어와 풍습 등이 우리나라로 많이 전래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소주"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통결혼식에서 쓰는 연지, 곤지 (귀신을 쫓음)
우리가 자주 쓰는 '양아치'(거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 /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라는 단어와
'반빗아치'(반찬을 만들던 여자 하인)에서 볼 수 있듯 '(아)치'라는 속되게 어떠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단어가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흔히 무지개색을 표현하는 '빨주노초파남보'의 보라도 몽고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매 사냥의 경우 고려시대 이전부터 행해졌다고 하는데, 전성기는 바로 고려시대의 충렬왕 시기였다고 하네요.
매덕후 충렬왕.......
왕으로 즉위한 해(1275년) 에 '응방'이라는 매의 사육, 사냥을 담당하는 관청을 설립하였는데 충렬왕의 측근들로 구성된 관청이었다고 합니다^^; (출처 : 역사저널그날 143회 <충렬왕, 몽골 공주와 혼인하다>)
개경에만 설치된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매와 관련된 일들이 문제가 많았으면 이성계가 왕이 되고나서 '매사냥 라이센스'를 발급했을까요ㅋㅋㅋ

아 참고로 왕들의 매사냥은 '룰루 맛있는 고기 먹어야지' 이런 식량확보를 위한 목적이 아니고, '내 꼬꼬가 더 대단해!!!' 이런 오락 성격의 사냥이었답니다. (나중에 소개시켜드릴 양녕대군과 아들의 돌던지기 놀이처럼...)

왕이 되자마자 설치한 관청이 나중에는 충렬왕의 정치적 한계가 되었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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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역에 대해서 멋진 소개와 함께 , 박학하심을 보여주시네요. 다음 포스팅할 역과 글이 궁금합니다. ^^

과찬이십니다. 박학하지는 않지만, 저도 하나하나 그 이름에 깃든 의미를 한 번 역사적으로 탐구해보면서 여러분께서 가볍게, 또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도권에 너무 치우칠 수 있으니 지방의 경우 명소 특집 등을 기획해보거나, KTX 역 이름을 추가해 소개시켜드릴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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