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뜩 깨다.
새벽 5시 정말 오랜만에
온 몸을 비틀어 강제로 꿈에서 깼다.
너무도 서글픈 꿈이였다.
아니..지난 과거의 재생 이였다.
어린 시절, 내 친한 친구..
지금은 결혼하고, 애 까지 있어
두 번 다시 할 수 없는 사건을 가지고,
내 꿈으로 놀러왔다.
"우리 오늘은,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찜질방가서 자자, 저녁먹고, 집으로 갈께"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고, 친구를 기다린다.
지금 누워있는 이 침대에 꿈에서도 눕더라
그 시절 나는 , 이 집이 아닌 다른집이였는데..
현재의 이집 침대에, 과거의 어린 내가,
기다리다 살며시 잠이 들더라.
꿈속에서도 또 다시 꿈에 빠지려하더라.
익숙한 힘에, 엉덩이를 찰지게도 맞았다.
꿈이 아닌 느낌이였다.
하마터면 꿈속꿈이 아닌, 이 꿈에서 깰뻔했다.
잠깐 뒤척인게 느껴질 정도니..
'아차.. 만나기로 했는데..기다리겠네'
잠이 많은시절, 적지않게 실수한 그 기억,
그때 내 말투, 그 다음 행동들이,
잊혀진 기억 저편에서 낯설지않게,
그래서 더 어색할 정도로,
생생히도 끄집혀 나왔다.
그리곤 너무 익숙하고,그리운 그 시절 목소리
"너 이 새끼야. 친구 세워두고 뭐해,
앞에서 말도 못 하고 한참 기다리잖아"
새끼라 소리쳐도, 정당한 유일한 사람
아...한분 더있긴하지.
날 꾸짖는 그 시절, 우리 엄마..
꿈에서는 많이도 젊으시더라.
그 소릴 듣는중에도, 다시 깊이 빠지려 해서,
짜증과, 귀찮음과, 괜한 약속을 했나와 함께
온 몸을 힘들게 비틀고, 일어나야 된다고,된다고
아둥바둥 , 바둥아둥...아둥아둥, 참 힘겹게도
꿈을 찢어, 잠에 깨어나니,
그 시절이 아닌, 현재의 나로 깨어나버렸다.
한겹만 벗기면 될 것을 , 몇 겹이나...
너무 많이 와서 깨버렸다.
좀 많이도 서글프다. 나 역시도, 그 친구도
너무 아무렇지 않을 걸, 이젠 평생 못하겠지.
시간을 막쓰고, 젊음을 막 쓰고,
찜질방을 1박2일로 가도 급한일이 없고,
누굴 찾지도, 일을 찾지않아도
내 행복이 나와 함께 숨쉬던 시절
하긴 그 땐 알았을까
지난 시간이 행복을 알려주는게지.
몇 일전부터 시간 내서 얼굴이라도 보자는
친구에게 조만간 어른의 내가 아닌,
그 시절 집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려주던,
얌전히 가방을 메고 , 지각할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문앞을 지키고 서있던,
그 시절에 나로, 그 시절 널 만나로 돌아가야겠다.
그러기위해선 약간의 알콜,
우리 과거의 시간을, 생생히도 끄집어내서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시공간의 문을 만들
몇 명의 마법사 놈들이 더 필요하겠지.
이제는 애도 만들어낸 아버지 마법사 놈들이,
사실상 조금의 힘만 쪼금 투자하긴 했지만..
미친도록 , 사무치는, 느닷없이 , 그립게도
꿈을 찢고 나와버린, 5월 끝나가는
쾌청히도 서글픈 이른 새벽 어느 날
날 잠에서 쫒아낸 익숙한 손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느껴보려, 엉덩이를 만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