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 #2- 취미가 뭐에요?

in #essay6 years ago

이력서에서 가장 쓰기 힘든 칸이 '취미, 특기' 이다.

흔한 독서, 여행, 음악 감상, 영화감상을 쓰려니 평범하다고 할거 같고 특이한 걸 적자니 실제로 하질 않으니 애매하다. 사실 여행은 글을 쓰고 있고 영화는 소모임에서 GV를 하는 정도니 마니아 수준은 되는 듯했다. 서울에서 가장 큰 독서모임 중 하나를 다니면서 책에 대해서도 새롭게 정립해가고 있으니 써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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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를 바라보는 취미. 가성비를 따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취미는 없다. (사진출처=픽사베이)

'그래, 이 정도면 적어도 될 거 같아.' 고 해도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왜 그 취미를 하는 건가요?"

이것만큼 난감한 질문이 없다. 마치 채식주의자에게 "왜 고기를 안 드세요?"하고 묻는 기분이랄까. 꼭 취미를 가져야 할 필요도 없고 이유가 있을 필요도 없다. 그냥 재미있으니까.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 최근에 관심이 생겼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답이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의 값'보다 '내가 좋아하는가와 즐기는 가'가 더 중요한 척도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사람들 질문을 부모님께 대입해봤다. 부모님 취미는 하찮아 보이기도 하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 돈이 많이 드는 취미 활동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집 근처 산에 오르거나 경치 좋은 곳에 바람을 쐬러 가신다. 아버지는 속상하거나 답답할 때면 술 한잔을 털어 넣는 게 취미가 되었고(술을 많이 드시는 건 아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키우시던 난과 평소 키우던 화분에 물 주는 게 유일한 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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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다고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소소하다고 하찮은 것도 아니다.

저녁에 영화 한 편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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