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

偏見,

퇴근길은 언제나 바쁘다. 살맞은 뱀처럼 서둘러서 집이 보이는 곳에 왔는데, 앞서 가는 이들이 있다. 천천히 가는 보폭 큰 걸음새나 구부정한 어깨 또 그무엇보다도 마주 잡은 두 손. 내가 그 부부를 안 것도 벌써 삼십년이 지났다. 아는 척을 하려다가 무언가 조근조근 대화중인 듯 해서 그냥 부러 지나쳤다. 앞서 가면서 보니 요즘 유행하는 롱코드를 두내외가 깔맞춤을 했다. 참으로 늘씬하고 따뜻해 보여 좋았다. 아내가 사준다고 할 때, 아무말 않을 것을 그랬나도 싶어졌다. 여튼 익숙한 이들과 사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콧노래에 발걸음을 맞추다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버튼을 누르고 기다려도 좀체 내려오지 않는다. 이윽고 열린 문으로 근 십년을 살면서도 눈한번 맞추지 않은 화상이 톡튀어 나온다. 유달리 작닥말한 모습 때문에 그집은 애들만 들락거리는 줄 알았던 ...

엘리베이터에 타서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고 보니, 무슨 쌀자루가 혼자서 굴러간다. 똑같은 롱코트도 누가 입었느냐에 따라서 그리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달리 부를 말이 없지 싶다. 맘이 얼굴에 바로 내비치니 그저 조심하고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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