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이가 보는 블록체인의 지향점

안녕하세요 저는 증권사, 오일트레이더, 운용사를 거쳐 기구하게도 블록체인 업계로 들어오게된 Felix Nam 이라고 합니다. 운용사를 나와 블록체인 관련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예상 하시는 것처럼 잘 안됐지요...건너서 들어보니 아직도 잘 안되고 있다고...ㅋㅋㅋ

현재는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라는 명함을 갖고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을 (특히 블록체인 기업들을) 보육하고 투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뭔가 아는 척 기업들에게 멘토링을 해주고 세미나를 해주고 있지만 아직도 무엇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얘길합니다. 일단 BM을 정립하고 매출을 만들어라. 그 다음 블록체인을 도입했을 때 비용이 감소하던지 수익이 증가하던지 시너지가 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자. 나머지는 우리한테 맡기라고 합니다.

플랫폼들에게는 네트워크의 밸류는 traffic 즉 사용자이다. Killer contents를 육성해야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괜찮지만 우리가 이런 기업들을 육성해주겠다고 합니다. (돈받고..ㅋㅋ) 사실 저희 뿐만 아니라 저희처럼 컨설팅에 오른쪽발과 투자에 왼쪽발을 담궈놓은 회사들은 거의 비슷한 말을 할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찜찜하게 비어있는 한조각의 퍼즐이 있는 것 같은데, 무었일까요? 제가 생각할 땐 바로 사용자라고 봅니다. 결국 사용자가 피부로 블록체인을 접하게 되는건 DAPP 이라는 거지요.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과 얘기를 나누어 보면 (여러분은 아닙니다 ㅋ)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이거 블록체인이라 보안이 어떻고, 중간자가 없고, TPS가 어떻고...암튼 잘 만들었는데 누가 쓰지 않겠어요?" 였습니다. 그러면 단호하게 "아니요...안써요.." 라고 대답해 줍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과정을 보면 Promotion으로 일단 앱을 설치했다가 '효용'에 따라 계속 쓸 수도 있도 바로 지워버릴 수도 있지요. 지우지는 않더라도 '효용'이 없다면 Retention이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DAPP 도 마찬가지라고 생각 합니다.

Status of DAPP 에 들어가 1위부터 100위까지 보니 절반 넘게 도박 아니면 게임이네요. 뇌피셜에 의하면 도박할 때 가장 큰 효용은 하우스가 확률을 속이지 않는가. 도망가지 않는가이고 게임의 가장 큰 효용은 다른 것들이 좀 불편하더라도 재미가 있어야 겠지요. 도박의 경우 블록체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효용이 직접적으로 보이는 거고요. 제가 생각할 때 '좋은' DAPP은 이런 사용자의 효용을 충족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100번 양보해서 그런 서비스가 있더라도 블록체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서비스 자체가 좋아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블록체인이 상용화 되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러닉하게도 블록체인 때문일찌도 모릅니다. 요즘 재밌게 하고 있는 브롤스타즈에 현질을 하기 위해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을 사서 토큰으로 바꾸고 결제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련의 지루한 과정들이 있다면 안했을찌도... 좋은 서비스는 사용자가 블록체인인지 아닌지도 사실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 합니다. 다만 우리 서비스는 좋아 거기다 싸고, 안전하고, 빨라 왜냐면 블록체인을 사용했기 때문이야 가 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사용자가 DAPP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전 이슈과 결제 이슈가 해결되야 한다고 봅니다. 사용자는 결제-->이용만 경험해야만 합니다. 뭐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글이 생각보다 길어 졌는데...전선에서 더 많은 경험과 고생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와 닿지 못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이런 생각도 있구나로 읽어주십사 글을 남깁니다. 향후 산업이 발전하고 확장되는 과정의 기회를(돈을) 다들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Felix Nam